2021 LVMH 프라이즈의 세미 파이널 리스트가 공개됐을 때 반가운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Final Cut’을 주제로 작품이 된 패션을 선보였던 디자이너 임동준이 신인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LVMH 프라이즈에 입성한 것. 이렇게 고무적인 행보는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만이 구현할 수 있는 실험 정신과 전위적인 감각 때문일 것이다. 최근 그가 선보인 4.0 컬렉션을 보더라도 패턴의 해체, 소재와 컬러의 믹스, 조형적인 실루엣의 탄생 등 패션을 놀이처럼 자유롭게 즐기는 도전적인 안목과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2021 LVMH 프라이즈의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은 올리지 못했지만 우리가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모든 결과물이 지금 이 시대를 관통하는 ‘쿨’한 감각으로 점철돼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