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에디터의 패션 주식 도전기

라프 시몬스의 프라다 합류 소식에서 시작된 에디터의 웃지 못할 패션 주식 도전.

BYELLE2021.03.18
 
코로나19가 터지고 전 세계가 흔들리던 시기.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에 맞춰 곤두박질치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주식 그래프다.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주식 그래프를 살펴보면 수직 낙하한 주가의 흔적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3만 원대까지 추락하며 ‘삼만전자’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얻을 정도였다. 주식 시장의 붕괴는 누군가에게는 큰 절망이었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다시없는 기회의 장이었다. 코로나19 이후의 회복세를 기대하며 너나없이 주식 사 모으기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 ‘삼만전자’가 ‘십만전자’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주위에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쯤 되니 귀가 팔랑거렸다. 주식의 ‘주’ 자도 모르는 일명 ‘주린이’지만 ‘평생 모르는 채로 남기보다 늦기 전에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렇게 지난해 5월, 생애 첫 주식 계좌를 개설했다. 하지만 계좌만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할지, 얼마나 사야 할지 전혀 몰랐기에 이 종목 저 종목을 기웃거리며 방황하던 터였다. 그때 누군가 조언했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주식을 사는 것만큼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는 없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섬광이 스쳤다. 바로 프라다였다. 라프 시몬스가 미우치아 프라다와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막 떠오르던 참이었다. 
 
프라다는 홍콩에 상장돼 있기에 해외 주식 계좌를 따로 개설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음에도 망설이지 않고 라프 시몬스에게 베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프라다 주가는 한 주에 29.40홍콩달러(약 4600원). 그렇게 2020년 6월 1일, 2940홍콩달러(약 46만 원)에 프라다 주식 100주를 구매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주린이’에게는 꽤 큰 시드 머니였다. 그날 이후 프라다 쇼가 공개되기만을 기다리며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 그래프를 체크했다. ‘라프라다’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만큼은 라프 시몬스 본인만큼 간절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지지부진한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는 3개월이 지나고 9월 24일, 드디어 라프 시몬스와 미우치아 프라다가 함께 선보이는 첫 컬렉션이 공개됐다.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된 패션쇼를 시청하면서 스타일과 무드에 집중하기보다 ‘과연 이 컬렉션이 성공해서 주식이 오를까?’라는 관점으로 쇼를 감상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쇼가 끝난 직후부터 프라다 주식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한 것만큼 단박에 치고 오르진 않았다. 매일매일 조금씩 오를 뿐 상상했던 ‘한 방’은 없었다. 단기간에 수익을 바라는 ‘주린이’ 입장에선 김이 빠질 뿐이었다. 결국 10월 1일, 약간의 수익을 남기고 3255홍콩달러(약 48만 원)에 프라다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 반전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컬렉션이 매장에 입고되고 ‘클레오’ 백이 대박을 치면서 프라다 주식이 나날이 상승세를 기록한 것. 이후 프라다는 한 주에 51.50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만약 팔지 않고 가지고 있었더라면 1.5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셈. 이번 실패는 금융 문맹으로서 주식을 투기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또 주식을 배운다. 요행은 없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덕분에 또 다른 패션 종목인 LVMH와 케어링 주식을 기웃거리며 다음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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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손다예
  • 사진 IMAXtree.com
  • 디자인 임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