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센스있는 남자라면 '시계부터 갖춰라'

시각 확인만 필요하다면 휴대전화로 충분하다. 하지만 찰나의 시간도 근면과 열정과 쾌락으로 채우고 싶은 남자라면 시계가 필요하다. 이달에도 우아한 시계들이 나왔고 루엘은 그것을 이렇게 해석한다.

프로필 by ELLE 2011.02.23


Jaeger-Le Coultre
앰복스 5 월드 크로노그래프 한정판

예거 르쿨트르는 2006년부터 영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 메이커 애스턴 마틴과 손잡았다. 두 회사 DNA의 결합으로 탄생한 시계가 바로 이 앰복스다. 단종된 앰복스 1은 알람 기능을, 앰복스 2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췄다. 크라운 위아래 푸시 버튼으로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키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다이얼 위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눌러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앰복스 3는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과 동일한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제 앰복스 4가 나올 차례. 하지만 2010년 4월 출시된 앰복스는 사진의 앰복스 5 월드 크로노그래프다. 숫자 4를 싫어하는 아시아인들을 위한 배려라는 의외의 이유.
케이스는 앰복스 1부터 사용한 티타늄과 앰복스 3의 세라믹 소재가 만났다. 다이얼 구성은 앰복스 2 DBS 트랜스폰더와 닮았다. 칼리버 752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이고 트윈 배럴로 65시간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췄다. 케이스 백에는 애스턴 마틴 V12 밴티지의 로고를 각인했다. 정희경(시계 칼럼니스트, 하하노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MIDO
바론첼리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는 스위스 기계식 시계들이 더 많은 라인업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미도’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생소하지만 중국과 미국, 중남미, 유럽에서는 상당히 인기 있는 유서 깊은 브랜드다. 1918년에 탄생해 1985년 스와치 그룹에 속하게 된 미도는 ‘나를 측정한다는 의미의 스페인어에서 유래되었다. 1959년 시계 업계 최초로 코르크를 이용한 획기적인 방수 시스템인 ‘아쿠아듀라’를 개발했다. 같은 스와치 그룹인 티쏘, 해밀턴과 동급이지만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친 무브먼트에만 부여되는 크로노미터 인증 건수는 스위스 시계업계 전체 7위이며 동급 브랜드 중에서는 단연 톱클래스다.
크로노미터급 성능을 위한 상위급 베이스 무브먼트를 채용해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계적인 성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바론첼리 라인은 클래식함과 모던함을 심플하게 표현한 드레스 워치다. 큼직한 42mm의 PVD 로즈 골드 도금으로 솔리드 골드 못지않은 질감과 내구성을 지녔고 채광에 따라 컬러 톤이 바뀌는 다이얼과 입체적으로 양각된 아라비아 숫자, 스워드형 시분침과 길게 뻗은 초침은 물 흐르듯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의 시각적인 즐거움을 배가한다. 김정현(시계 칼럼니스트)



CARL F. BUCHERER
파트라비 T-그래프 

부케러는 독일의 유명 리테일러인 벰페처럼 리테일이 주업인 기업이다. 스위스 루체른에서 시작, 독일까지 진출해 시계와 보석을 취급하고 있다. 100년이 넘는 리테일러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1년에 창업자인 부케러의 이름을 딴 칼 F. 부케러라는 메이커를 론칭, 짧은 시간 동안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가장 인상적인 모델은 링 모양의 로터가 달린 인하우스 자동 무브먼트(칼리버 CFB A1000)를 탑재한 ‘파트라비 에보텍’이다.  T-그래프의 무브먼트는 ETA의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2892가 베이스다. 여기에 모듈 전문 메이커인 듀보아 데프라의 DD4580을 사용해 크로노그래프, 빅 데이트,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갖추게 된다.
수동 와인딩을 해보면 디스크 방식의 독특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의 기능성과 축적되는 파워를 느낄 수 있지만, 크라운의 반응은 의외다. 보통의 ETA 칼리버 2892는 매우 무난한 와인딩 감촉을 드러내지만, DD4580은 메인 스프링이 완전히 감겨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과도한 와인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작동하는 느낌이 들었다. 풀 와인딩이 되면 크라운을 돌려도 메인 스프링이 끊어지는 걸 막기 위해 헛돌도록 설계된다. 그러면서 크라운은 일정 회전 주기에 따라 ‘톡톡’ 걸리는 것 같은 감촉이 느껴지는데 그와 유사하나 조금 어색한 반응이다. 구교철(시계 칼럼니스트)



TIME FORUM
TF-M5 한정판

이 시계는 국내 최대 독립 시계 커뮤니티인 ‘타임 포럼’이 순수하게 국내에서 기획, 완성한 국산 시계다. 하지만 마니아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로는 무모하다 못해 형편없는 기획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 결과물은 시계 마니아들이 원하는 것만을 항공시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B-Uhr에 기반을 둔 디자인에 담은 이 한정판 프로젝트다.
다이얼, 초침, 케이스 표면 가공, 무브먼트 종류가 각각 다른 총 6개의 프로젝트 모델 중 이번 리뷰 모델은 마이크로 초침이 달려 있어 초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M5’다. 

파네라이를 떠올리게 하는 시곗바늘은 케이스 가공과 마찬가지로 이 시계에서 최상의 품질을 보여준다. 그에 반해 다이얼 인덱스의 프린팅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되는 케이스와 바늘의 가공에서 강점을 보이나 노하우와 기반 장비가 필요한 다이얼 프린팅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점은 우리나라 시계 기술의 현주소. 기본기가 드러나지 않게 더 화려한 다이얼을 채용하고 바탕도 ‘매트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민낯 얼굴 그대로인 점이 이 프로젝트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승준(시계 칼럼니스트)


*자세한 내용은 루엘 본지 2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EDITOR 송원석
  • PHOTO 이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