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검은 바다와 어딜 가든 맞닥뜨리는 한적한 광경. 특유의 고요함이 지겨워 잠시 고향을 떠난 청년들이 어느덧 다시 돌아와 여수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
reporter 이민욱 & 문준철(뉴블랙 대표)
뉴블랙에서 바라본 여수의 바다. 현재 코로나를 주제로 한 곳에 모인 그림들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뉴블랙(
n.e.w.black) 각자 제주도, 창원에서 살다 돌아와 매일같이 여수 바다를 바라보던 두 청년은 조금씩 쌓아온 다이빙 실력을 발휘해 여수 바다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바다 정화 프로젝트의 시작과 동시에 꾸린 쉼터가 바로 뉴블랙. 아마추어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데 벽면 전체를 할애하거나 음악 공연과 오픈 마이크를 위해 덜컥 공간을 내어주며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아지트를 자처한다. 음악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1인용 좌석도 준비돼 있으니 혼자 방문하더라도 결코 심심하지 않다. 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 전망이 환상적인 카페라고 말하기엔 생략된 것이 너무도 많은, 보석 같은 장소다.
지하부터 루프톱까지, 총 4층 규모로 꾸민 와이드 커피 스탠드의 이국적인 내부 전경.
와이드 커피 스탠드(
wyd_coffeestand) LA에서 옷을 만들던 부부가 남편의 고향인 여수에 정착해 그간 쌓아온 감각을 모두 쏟아붓기 시작했다. 평소 청량한 에이드와 컵케이크를 팔다가 주말이면 DJ를 초빙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소소한 전시나 벼룩시장을 여는 등 활기가 끊이지 않는 곳. 이곳 고소동은 고지대 동네로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를 아우르는 바다 전망이 유달리 아름답다.
심플하고 캐주얼한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베르트리.
베르트리(
_vertree) 서울에서 한복을 디자인하던 대표가 한 달 전 오픈한 작은 웨딩 쇼룸이자 의상 스튜디오. 여수 내에서 신도시에 속하는 웅천동에 자리 잡았는데, 최근 한쪽에 카페를 열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됐다. 직접 만든 옷, 조금씩 수집한 은 제품이나 섬유 제품 등을 소개하며 방문객들의 눈과 손을 바쁘게 만든다.
메뉴는 양념게장· 새우장· 보쌈정식, 딱 세 가지며 저녁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길언니(
gils.ister) 돌게가 유명한 여수에서 드물게 새우장을 선보이는 백반집. 물론 양념게장도 있다. 여기에 날것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을 위해 준비한 보쌈까지 딱 세 종류의 정식 메뉴를 정성스럽게 선보이는데 가격은 전부 1만3천 원. 특이한 것은 식전주로 과일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벨기에의 람빅 맥주를 권하는 것으로 도수가 2.5%에 불과해 바쁜 여행 중에 마셔도 전혀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