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패션계를 주름잡다 #수프리야 렐레

자유로운 도전과 명민한 창작을 넘나들며 자신의 상상을 실현시키고 있는, 지금 꼭 주목해야 하는 신진 디자이너들.

BYELLE2020.05.21
 
사진가 제이미 혹스워스와 촬영한 다큐멘터리 사진이 화제다 친한 스타일리스트의 소개로 만났는데, 우리 두 사람 다 입스위치(Ipswich) 지역 출신이라 금세 가까워졌다. 지난겨울 시즌 캠페인 촬영을 함께 한 이후 2020 F/W 화보 촬영을 그에게 맡겼다. 
 
사진 속 인도의 풍경이 신비로워 보였다 자발푸르 지역의 여러 장소를 옮겨 다녔다. 그중 나르마다 강에서 보낸 시간들이 마음속 깊이 남아 있다. 아버지의 고향과 연결돼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익숙한 런던이 아닌 인도의 풍경 앞에서 내 작품을 볼 수 있어 신선했다. 
 
인도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란 이민자 2세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인도에 다녀오곤 했다. 그때는 모든 것이 영국과 달라서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많았다. 지금은 인도에 가는 일이 온전히 즐겁다. 가족과 추억, 무한한 영감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언제부터 패션 디자인을 꿈꿨나 하위 문화가 폭발한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음악, 스케이트보드 같은 얼터너티브 신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인터넷이 없을 때라 좋아하는 노래를 찾거나 옷을 리폼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패션을 좋아하게 됐다. 
 
영국과 인도의 문화가 혼재된 디자인이 흥미롭다 내 정체성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다. 예전에는 특정한 문화에서 온 레퍼런스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점점 더 미묘해지고 있는 걸 느낀다. 마치 나만의 언어와 장소를 찾기 시작한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런 방향으로 더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로 다른 두 문화를 결합하면서 균형을 맞추는 법은 원단을 조합하는 단계와 마지막 피팅에서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들인다. 의도한 메시지가 올바르게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밸런스를 찾는 과정이다. 
 
여성스러운 디테일이 많이 보인다 속이 비치는 시어한 원단과 드레이핑 같은 디테일은 인도 전통 의상 사리를 재해석하면서 탄생했다. 컬렉션에는 이런 연약한 요소와 단단한 소재를 함께 사용했다. 시각적 대비를 통해 여성성과 현대성을 함께 묘사하고 싶었다. 
 
직접 만든 옷을 실제로 즐겨 입는지 물론이다. 특히 2020 S/S 컬렉션의 보머 재킷은 나에게 필수 아이템이다. 
 
여성들이 옷장에 꼭 가지고 있어야 할 아이템 세 가지를 꼽는다면 먼저 자신을 당당하게 만들어주는 아우터웨어! 그리고 어떤 옷을 입어도 일정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주얼리. 자신만의 의미가 담겨 있으면 더 좋다. 마지막은 베스트나 브라톱, 셔츠처럼 레이어드할 수 있는 아이템 아닐까? 옷장에 다양성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앞으로 꿈은 지난 몇 시즌간 내가 해온 일을 앞으로도 지속하는 것. 자신의 발전 과정을 탐구하고, 기술을 연마하며, 흥미로운 사람들과 협업하는 도전과 실험을 멈추고 싶지 않다.  
 
SUPRIYA LELE_수프리야 렐레

영국과 인도를 오가며 자란 수프리야 렐레. 그녀는 자신의 이중적 정체성을 패션 언어로 말한다. 이곳도 저곳도 아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