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안쳐도 테니스 스웨터 #요주의물건 #28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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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안쳐도 테니스 스웨터 #요주의물건 #28

올봄 클래식한 프레피 룩의 로망을 실현하고 싶다면, 프레드 페리의 스웨터에 주목할 것.

장수영 BY 장수영 2020.04.22
 
프레드 페리는 영국의 테니스 스타 프레데릭 존 페리의 별명이다. 영국 윔블던, 미국 3연패를 비롯해 영국 선수권대회에서 3회, 호주와 프랑스 선수권 대회에서 각 1회 우승한, 역사상 첫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그가 자신의 별명을 이용해 만든 브랜드가 바로 우리가 아는 그 프레드 페리다.  
프레데릭 존 페리는 운동 실력 뿐 아니라 세련된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1940년대 후반, 그는 처음으로 프레드 페리라는 이름을 사용해 손목 보호대 스웻 밴드(Sweat Band)를 개발했다. 테니스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할 때 항상 착용하는 스웻 밴드에 프레드 페리 로고를 사용해 판매하자는 아이디어에 주목한 건 호주의 풋볼 선수 티비웨그너(Tibby Wegner)였다. 둘은 함께 비즈니스를 구상했고 이후 유명 테니스 선수들이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프레드 페리의 상징, 월계관 로고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35년, 잭 크로포드와 프레드 페리의 모습 @게티 이미지

1935년, 잭 크로포드와 프레드 페리의 모습 @게티 이미지

 
잉글랜드 북부의 공업 도시스톡포트에서 태어난 노동자 계급 출신의 프레드 페리가 테니스라는 상류층의 스포츠에서 활약한 것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프레드 페리라는 브랜드가 소비된 방식이다. 영국 정통성이 살아있는 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인 프레드 페리는 처음에는 테니스 선수들을 위한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대중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되었고, 이후 유럽의 젊은이들의 하위문화를 대변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1960년대 모드 컬처(하위문화)의 주역인 청년들의 룩은 청바지와 첼시 부츠, 슈트 그리고 프레드 페리 셔츠였다. 내구성이 좋은 버튼 업 셔츠와 청바지는 댄디하게 차려입으려 노력했던 노동자들의 가장 실용적인 선택지였던 것이다.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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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큰 플라워〉의 빌 머레이와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상사〉의 케빈 스페이시가 입었던 트랙 재킷, 혹은 〈콰드로페니아〉의 모드 족들이 입고 나온 폴로 셔츠, 또 최근에 출시된 라프 시몬스와의 협업 제품들도 멋지지만 프레드 페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템은 역시 클래식한 디자인의 테니스 스웨터다. 
영화 〈콰드로페니아〉, 1979 @imdb.com

영화 〈콰드로페니아〉, 1979 @imdb.com

영화 〈브로큰 플라워〉, 2005 @imdb.com

영화 〈브로큰 플라워〉, 2005 @imdb.com

영화 〈스트레스를부르는 그 이름 상사(Horrible Bosses)〉, 2011 @imdb.com

영화 〈스트레스를부르는 그 이름 상사(Horrible Bosses)〉, 2011 @imdb.com

 
 
1920년대 케임브리지 대학생들의 의상을 엿볼 수 있는 영화 〈불의 전차〉에 등장하는 그 테니스 스웨터(철저한 고증을 통해 당시 의상을 구현한 영화 의상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았다). 털실로 짠 이 스웨터는 깊은 브이(V) 형태의 목선, 소매 부분과 아랫단의 줄무늬를 특징으로 한다. 클래식하게 혹은 드레시하게 입거나 캐주얼하게 소화하거나. 어느 쪽이든 멋진 아이템.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 1981 Ⓒ imdb.com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 1981 Ⓒ imdb.com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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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테니스 챔피언 찰스 하레(Charles Hare), Anita Lizana(아니타 리자나), Mrs Allison(미세스 앨리슨), 그리고 프레드 페리(Fred Perry)가 노스윅 테니스 클럽에서 혼합 복식 전시회 경기를 위해 코트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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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촬영된 프레드 페리의 테니스 스웨터.  

  
프레드 페리의 피케 셔츠 스토리를 기대했던 독자들이 혹시 있다면 안심하시기를. 피케 셔츠는 다음 〈요주의 물건〉으로 만나기로 하자. 브랜드는 아직 비밀이고 힌트를 살짝 공개해 볼까. 힌트 1, 프레드 페리와 마찬가지로 테니스 스타가 만든 브랜드다. 힌트 2,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늪지대가 나타나면은...” 힌트는 여기까지. 다음 주에 또 만나요!
 
 
▷ 트렌드를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 뒤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 김자혜 작가의 ‘요주의 물건’은 매주 수요일에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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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김자혜
    사진 게티 이미지와 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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