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코로나19 시대, 똑똑하게 클렌징 하는 법

풍성한 거품과 뽀드득한 마무리감. 지금까지의 방법은 잊어도 좋다. 미세 먼지에 황사, 바이러스까지 걱정해야 하는 요즘, 더 부드럽지만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스마트 클렌징법.

BYELLE2020.03.31
 
 
한 브랜드의 클렌징 밀크 론칭 이벤트 현장. “보통 스킨케어, 어떻게 하시나요?”라는 페이셜리스트의 질문에 주저 없이 “미니멀한 게 좋다고 생각해서 아침엔 토너와 에멀전, 저녁엔 토너에 항산화 에센스, 수분 크림만 발라요. 여러 개 바르는 대신 차라리 같은 제품을 한두 번 더 덧바르죠”라고 답한 적 있다. ‘이것저것 많이 바르는 여자들이랑 난 달라’ 따위의 자부심도 목소리에 묻어났음을 고백한다. 이에 돌아온 예상외의 답변. “클렌징은 스킨케어에 포함되지 않나 보죠?” 이 한 마디에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그토록 스킨케어에 열광하면서 정작 스킨케어 루틴을 묻는 답변에 클렌징을 쏙 빠뜨리다니! 내가 기억하는 한 난 언제나 지성 피부였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성 피부라 믿어왔고, 때문에 내 클렌징 루틴은 언제나 ‘유분 걷어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클렌징 오일과 폼 클렌저로 이중 세안하고, 더욱 풍성한 거품을 내주는 거품 망, 수제 비누, 전동 클렌저부터 스크럽 알갱이가 든 클렌징 폼, 클렌징 밤 등을 섭렵했다. 결론적으로는 클렌징 젤과 클렌징 밀크에 정착했지만. 앞서 언급한 이벤트 현장에서의 ‘현문우답’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성 피부라는 이유로 오직 피지 조절에만 집중했던 지난 30여 년간의 세안 히스토리를 반성하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새로운 루틴 정립에 돌입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페이셜리스트 크리스티나 홀리(Kristina Holey)는 “여성들 대부분은 클렌징을 과도하게 하는 편”이라며, 열심히 더 자주 얼굴을 문질러 닦으면 그만큼 피부가 맑고 깨끗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토론토의 피부과 전문의이자 〈비욘드 솝 Beyond Soap〉 저자 샌디 스코트니키(Sandy Skotnicki)는 “사회적 기준 때문에 더 자주 세안을 하게 된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나치게 많이 씻을수록 피부 상태는 더 안 좋아져요.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따른 트러블이 생기니까요. 예민한 피부 반응은 대개 자초하는 경우가 많아요. 과도한 클렌징과 피부가 민감해지는 악순환만 계속될 뿐입니다.” 파이 스킨케어(Pai Skincare) 창립자 사라 브라운(Sarah Brown)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강한 클렌저를 습관적으로 자주 사용해 온 고객은 지나치게 건조하고 민감해진 피부에 대한 해결책으로 값비싼 세럼이나 크림을 찾아 나서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발견해 낸 사실은 클렌저를 바꾸면 고민하던 문제들이 사라진다는 거예요. 지나친 세안은 피부 표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박테리아와 지질을 없애고 pH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죠. 거품을 많이 내 꼼꼼히 문지르고 뜨거운 물로 헹궈내는 등 욕심내서 고집하던 강한 클렌징 방법으로 인해 우리 피부는 더 쉽게 민감해져 피부염과 트러블, 홍조 등 각종 염증 증상을 일으키게 되니까요.” 샌디 역시 비슷한 조언을 전한다. “얼굴이든 몸이든 여러 차례 자주 문질러야 깨끗이 씻길 거라는 생각은 버릴 필요가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세안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클렌징을 덜 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한다. 피부 장벽이 턴오버 주기에 맞게 견고하게 유지되고, 건강한 피부 장벽의 컨디션을 만들어주는 요소들, 예를 들어 산성을 띠는 지질막과 박테리아(피부 면역력을 높이는 좋은 박테리아) 등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 과도한 유분이 고민인 경우를 제외하고 아침 세안할 때까지 클렌저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도 말한다. 한국 여성들도 일부 실천 중인 ‘물 세안’. “피부는 잠자는 동안 회복을 위해 열심히 일해요. 낮 동안 받은 자극으로 인한 활성산소를 없애기도 하죠. 자기 전 바른 스킨케어 제품들은 이 리페어 활동을 위한 영양소가 돼요. 아침에 일어나 이 모든 잔여물을 꼼꼼히 제거할 필요는 없어요.” 물론 자기 전에 메이크업과 자외선차단제, 낮 동안의 각종 미세 먼지 등을 말끔하게 세안하는 건 필수다. 그렇다면 제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크리스티나는 ‘오일’을 선호한다며, 모든 타입의 피부에 클렌징 오일이 잘 맞는다고 확신한다. “오일은 피부 본연의 유분과 상호작용해 모공 속 노폐물까지 효과적으로 녹여 제거해 줘요. 뾰루지가 나기 쉬운 피부에도 오히려 더 효과적이에요.” 샌디는 물로 헹궈내는 대신 밀크 타입의 클렌저와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순면 거즈로 닦아내는 방법을 추천한다. “물과 폼 클렌저로 열심히 거품을 내 문지르는 것만은 피하세요.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클렌저는 첫 번째 전성분이 물이고, 그 뒤에 적혀 있는 4~5번째 성분까지 모두 계면활성제에 해당해요. 물론 피부 노폐물과 유분을 한 번에 제거해 주긴 하지만, 알고 보면 클렌저 전성분 리스트의 맨 앞쪽에 모여 있는 바로 ‘이’ 성분들이 늘 피부에 문제를 일으키곤 하죠.”
무엇보다 ‘세안’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꾸자는 말을 하고 싶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우리 모두 스킨케어 전문가를 자부하지만, 정작 클렌징은 스킨케어 단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 세안을, 샤워하고 이 닦는 것과 동일시하지 말자. 서둘러 후닥닥 해치워야 하는 게 아닌, 세럼이나 크림을 선택하고 바를 때처럼 정성을 들여 그 시간을 즐겨야 하는 매일매일의 리추얼처럼 생각하자는 것. 이로써 내 클렌징 루틴은 재정립되었다. 우선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을 씻듯이 얼굴도 함께 씻기로 했다. 침대로 향하기 직전 녹다운된 체력으로 ‘대충 빨리 씻고 자자’는 생각으로 클렌징하지 않기 위해서다. 세안법은 이렇다. 마른 피부에 클렌징 밀크를 바로 얹어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 뽀얀 밀크가 메이크업 잔여물과 만나 투명해질 때까지 마사지하고, 부드러운 순면 천을 따뜻한 물에 충분히 적셔 닦아낸 다음, 물로 몇 차례 더 헹궈내면 끝. 하루 일과가 모두 씻겨 나가면서 내 얼굴도 ‘자연인’ 상태로 돌아가는 듯한 이 부드럽고 낭창낭창한 느낌, ‘뽀드득’ 못지않게 중독적인 이 느낌을 함께 느껴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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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LESA HANNAH
  • 에디터 정윤지
  • 사진 BRUNO POINSARD(MODEL)/TRUNK ARCHIVE
  • 사진 SNAPPER IMAGES/우창원(PRODUCTS)
  • 디자인 전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