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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사말 부탁. 나홍진 감독: 반갑습니다. 나홍진입니다. 하정우: ‘구남’ 역을 맡은 하정우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것 같다. 정말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 김윤석: ‘면가’ 역을 맡은 김윤석입니다. 올 9월 쯤 이런 자리가 있을 줄 알았다가 이제서야 인사 드리게 된다. 너무 반갑다.
요즘은 황해보다 서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굳이 제목을 황해라고 한 이유가 있나? 나홍진 감독: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른 제목이 ‘황해’ 였다. 우리 영화의 모든 내용을 영화를 담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시면 아마 그 이유를 알게 될 거다.
<황해>는 어떤 영화인가? 김윤석: <황해>를 한 줄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광활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다. 부인을 찾고 빚을 갚기 위해 황해를 건너 한국에 온 연변의 한 남자가 그 와중에 청부살인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이다. 한 줄로 설명하자면 ‘잃어버린 부인을 찾아서 한국에 온 연변남자’ 이다. 나는 <황해>만의 매력은 4D 영화는 아니지만 하정우-김윤석 두 사람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 발 냄새까지 전달 될 만큼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그런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살아있는 영화로 충분히 관객들이 생동감을 느끼리라 믿는다 하정우: <황해>는 광활한 드라마를 담은 영화다. <황해>의 등장 인물들은 괴물 같은 광기를 뿜어내며 이야기 속 에서 지독하게 변하게 된다. 지독하고 혹독한 과정을 겪게 되면서 인물들이 괴물처럼 변하는 과정을 그대로 그려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 괴물로 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감독님이 하정우는 본능으로 연기하는 배우이고, 김윤석은 내공이 남다른 배우라고 했다던데. 나홍진 감독: 김윤석은 내공이 남다른 배우라고 한 이유는 내공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웃음) 그는 항상 현장에서 놀라게 해주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다. 특히 편집을 하면서 김윤석의 연기를 꼼꼼히 보다 보면 놀랍게도 혀끝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 하정우는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촬영이 시작되면 하정우는 완전히 그 인물, 캐릭터가 된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정신적 고통, 육체적 고통이 클 텐데 감독으로서 이 점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영화 촬영에서 고생도 많았을 텐데 역량이 되는 두 배우라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내공이 남다르다는 말에 대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나홍진 감독은 어떤 사람인지? 김윤석: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웃음) 나홍진 감독과 하정우와 <추격자> 이후 다시 만났을 때 나홍진 감독이 나와 하정우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홍진 감독은 연변의 한 남자를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찍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나와 정우에게 소감을 물어보고,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했다. 나홍진 감독과 시나리오 작업부터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시나리오 초기부터 참여 해 인물, 그리고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고 그 시작에 배우와 감독이 함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황해>에서 분량은 적지만 ‘면가’라는 캐릭터와 관계없이 영화 전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욱 소중했다. 나홍진 감독은 남의 이야기 혹은 작은 이야기로 시작해 결국 그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들의 이야기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황해>의 이야기가 연변 사나이의 이야기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나, 우리, 가족, 배신, 사랑 등 우리 삶에서 충분히 느껴 볼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게 될 것이다. 하정우: 출연자 모두가 괴물이었다. 300일간의 긴 여정, 소화하기 힘든 스케쥴이었으나 재미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양말 하나를 신는 것부터 배우와 대화를 시도하는 감독님의 연출을 통해 영화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촬영하는 동안 신뢰와 소통 그리고 즐거운 감정이 복합되어 좋은 감정으로 화학 작용하는 시간이었다.
촬영을 하면서 가장 고생한 사람은 하정우라고 들었다. 나홍진 감독: 김윤석과 하정우 모두 고생했다. 특히 하정우는 캐릭터로 인해 고생을 많이 했다. 영화 속 그의 캐릭터가 지독하게 처절한 면을 다루다 보니 고생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김윤석은 높은 강도의 액션 신을 소화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김윤석: <황해>는 모든 출연진, 스탭이 고생을 했다. 나보다는 하정우가 30배 정도 고생을 많이 했다. 캐스팅을 끝내고 첫 리딩을 하는데 하정우의 대본은 ‘구남 산을 건넌다, 구남 뛴다, 구남 돌 뿌리에 걸려 넘어져 구른다, 춥다, 운다’ 등의 이런 식의 지문이 대부분이었다. (웃음) 짧은 지문들을 영상으로 옮기니까 얼마나 힘들었겠나. 또한 정우는 48시간 배를 타고 멀미하다가 도착해서 이름도 모르는 사람한테 뺨 맞고 욕 얻어먹고 고무보트에 옮겨 타서 어딘지도 모를 곳에 떨어지는데, 나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 호텔에 묵었다. (웃음)
이야기만 들어도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영화를 다시 하자고 하면 할 건가? 하정우: 가끔 그런 꿈을 꾼다, 군대를 재 입대 하는 꿈. (웃음) <황해>를 찍으면서 다시 크랭크인을 하고 리딩을 하고 고사를 지내는 꿈을 꾸면, 식은 땀을 흘리면서 잠에서 깨곤 했다. (웃음) 인생에서 군대를 가는 일 말고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하나가 더 추가된 것 같다. (웃음) 덧붙히자면 나는 회차와 양이 많았을 뿐이다. 김윤석 선배님이 그 회차를 기다려 주고 현장에 찾아와 응원을 해주는 등 함께 고생을 했기에 고생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받아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때마다 현장에 찾아와준 선배님이 큰 힘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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