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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가 세상을 흔드는 법

카이의 세계는 견고하고 충만하다. 그렇게 카이는 다른 이들의 세상을 흔들어버린다. 정작 자신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BYELLE2020.03.27
 
 스리피스 수트와 코튼 셔츠, 스트라이프 패턴의 타이, 앵클부츠는 모두 Gucci.

스리피스 수트와 코튼 셔츠, 스트라이프 패턴의 타이, 앵클부츠는 모두 Gucci.

피크트 라펠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 실크 타이는 모두 Gucci.

피크트 라펠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 실크 타이는 모두 Gucci.

오버사이즈 재킷과 셔츠, 로고 장식 타이, 부츠 컷 팬츠, 선글라스, 레더 부티 힐은 모두 Gucci.

오버사이즈 재킷과 셔츠, 로고 장식 타이, 부츠 컷 팬츠, 선글라스, 레더 부티 힐은 모두 Gucci.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플라워 패턴 톱, 안에 레이어드한 셔츠, 로고 장식의 팬츠, 홀스빗 부티 힐은 모두 Gucci.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플라워 패턴 톱, 안에 레이어드한 셔츠, 로고 장식의 팬츠, 홀스빗 부티 힐은 모두 Gucci.

크롭트 재킷과 와이드 팬츠, 스트라이프 셔츠, 실크 타이, 부티는 모두 Gucci.

크롭트 재킷과 와이드 팬츠, 스트라이프 셔츠, 실크 타이, 부티는 모두 Gucci.

화려한 플로럴 프린트 톱과 스트라이프 셔츠, 하운즈투스 체크 팬츠, 네온 컬러의 스니커즈, 클래식한 1955 홀스빗 백은 모두 Gucci.

화려한 플로럴 프린트 톱과 스트라이프 셔츠, 하운즈투스 체크 팬츠, 네온 컬러의 스니커즈, 클래식한 1955 홀스빗 백은 모두 Gucci.

얼마 전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성격 유형 검사를 진행했어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를 택하더군요 항상 ‘왜 태어났는지’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왜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일까, 내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다른 사람이 보는 것과 다른가’ 하는 생각을 곧잘 해요. 
예언자형인 INFJ가 나왔는데 잘 맞는 것 같나요 정작 제 결과는 잘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해보려고요. 저희 가족도 해봤는데, 어머니 결과를 보면 꽤 신빙성 있는 테스트 같거든요(웃음). 저희 어머니는 정말 꿈꾸는 분이세요. 제가 데뷔하기 전에도 “너는 옷을 입는 것도 좋아하고, 내가 그렇게 키웠으니까 반드시 패션 브랜드와 뭔가 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셨죠. 제가 구찌 앰배서더가 됐을 때 정말 좋아하셨어요. 
인스타그램에도 ‘엑소’ ‘가족’ 그리고 ‘구찌’로 가득해요 계정을 2018년에 만들었는데 〈엘르〉와 촬영했던 구찌 크루즈 쇼가 계기였어요. SNS가 중요하다는 건 알았지만, 쇼에서 만난 다른 셀러브리티들이 제 계정을 물어보는 것을 보며 필요성을 실감했죠. 
얼마 전 공개된 글로벌 아이웨어 캠페인은 LA 아메바 뮤직 스토어에서 촬영했어요. 뮤지션인 당신에게 좀 특별한 경험이 아닐는지 그럼요. 심지어 곧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해서 역사적인 장소를 방문한 흔적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게 기뻤어요. 모두 외국 스태프이고, 현장 분위기도 달라서 제법 긴장했던 것 같아요. 데뷔 초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카이도 긴장을 하는군요. 좋아하는 장소가 사라지는 경험을 실제로 한 적 있을까요 연습생 시절부터 추억을 쌓아온 SM 구사옥이 얼마 전 리모델링을 마쳤어요. 많은 시간을 보냈던 옥상도 사라지고 제 기억 속에 있던 공간이 모두 달라졌더라고요. 각별하게 생각했던 곳이라 시간 흐름을 실감했죠. 
스타일이 좋은 사람은 많아요. 카이의 놀라운 점은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할 때 거리낌이 없다는 거예요 멋지고 예쁜 건 쉽게, 자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명확한 컨셉트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그에 비해 어렵고 재미있는 일이거든요. 컨셉트를 핑계 삼아 일상에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스타일도 해볼 수 있고요. ‘늑대와 미녀’ 때 도전했던 레게 머리나 ‘Obsession’ 활동 때 입었던 쇼트 크롭트 재킷 같은 것이요. 2주 정도 시도하면 충분한 것 같긴 해요(웃음). 
지난 연말에는 〈아는 형님〉 〈라디오스타〉 등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보였어요. 즐거웠나요 우연히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 덕분에 그 이후 몇몇 프로그램에서 제안을 받았어요. 하지만 허술한 모습을 연달아 많이 보이면 무대 위 ‘카이’의 모습에 집중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더라고요. 올라간 기대치에 대한 부담도 있고요.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 활동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SM 소속 세 그룹의 멤버들이 일시적으로 뭉친 초유의 프로젝트였는데 예전에 엑소로 미주 투어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문화적으로 인종이나 국경의 경계가 많이 흐려졌다는 걸 느껴요. 저 또한 예전보다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됐고요. 이런 현상이 K팝에 한정된 것 같지 않아요. 굳이 〈기생충〉의 성공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제가 구찌 아이웨어의 글로벌 앰배서더가 된 것 또한 인종을 넘어 개인이 가진 매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특히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지 않나 싶어요. 
개인적으로 국내 항공사 기내 안전 영상에 슈퍼엠과 보아가 나오는 걸 보고 K팝의 문화적 상징성에 대해 생각했어요 저는 쑥스러워서 잘 못 보는데 연락을 많이 받아요. 꼭 제가 덜 멋지게 나온 부분을 찍어서 보내주더라고요(웃음). 
퍼포먼스와 춤으로 잘 알려진 만큼 무대에서 느끼는 중압감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일에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화도 없는 편인데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좀 괴로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요. 새벽 6시에 눈만 겨우 뜬 상태에 음악방송 사전 녹화를 위해 춤춘다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원래 실력의 20%밖에 보일 수 없으니 또 괴롭고요. 지난해에도 워낙 바쁘다 보니 스스로 충분히 준비가 됐다는 마음이 들기 전에 퍼포먼스를 해야 할 때가 있었어요. 창작자이자 플레이어로서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그 또한 감내해야죠. 
괴로움 속에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이유는 해낸 뒤의 성취감, 해냈다는 안도감 덕분이에요. 한편으로는 여전히 결과물에 진심으로 욕심을 낼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마음이 없다면 제가 예전만큼 이 일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 것 같거든요. 팬들에게 좋은 모습과 무대를 보여주는 것, 그 이상으로 스스로 만족할 때 얻는 성취감과 행복이 제겐 정말 중요해요. 그래도 예전에는 뭐 하나 틀리면 잠도 못 잘 정도였는데 요즘 잠은 잘 자요(웃음). 
그래도 여전히 춤추는 건 즐거운 일이겠죠 20년 넘게 췄는 걸요. 안 출 수 없어요. 어릴 때도 어디를 가든 하도 춤을 춰서 어머니가 ‘창피하니까 그만 추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기하학적 패턴의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와 비스코스 소재의 셔츠, 블랙 부티 힐은 모두 Gucci.

기하학적 패턴의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와 비스코스 소재의 셔츠, 블랙 부티 힐은 모두 Gucci.

데님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는 모두 Gucci.

데님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는 모두 Gucci.

스톤 장식 셔츠와 베이지 컬러 프레임의 선글라스, 볼드한 체인 스트랩은 모두 Gucci.

스톤 장식 셔츠와 베이지 컬러 프레임의 선글라스, 볼드한 체인 스트랩은 모두 Gucci.

견장 디테일의 트렌치코트와 니트 톱, 블랙 팬츠, 레터링이 가미된 크로스백과 GG 로고 장식 1955 홀스빗 백은 모두 Gucci.

견장 디테일의 트렌치코트와 니트 톱, 블랙 팬츠, 레터링이 가미된 크로스백과 GG 로고 장식 1955 홀스빗 백은 모두 Gucci.

트렌치코트와 레드 컬러 니트 톱, 로고 장식의 부츠 컷 팬츠, GG 로고 패턴의 1955 홀스빗 백, 양쪽이 다른 컬러의 스니커즈는 모두 Gucci.

트렌치코트와 레드 컬러 니트 톱, 로고 장식의 부츠 컷 팬츠, GG 로고 패턴의 1955 홀스빗 백, 양쪽이 다른 컬러의 스니커즈는 모두 Gucci.

패치워크 데님 재킷과 셔츠, 워싱 데님 팬츠는 모두 Gucci.

패치워크 데님 재킷과 셔츠, 워싱 데님 팬츠는 모두 Gucci.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플로럴 프린트 톱, 레이어드한 셔츠, 스트라이프 패턴의 타이, 부츠 컷 팬츠, 앵클부츠는 모두 Gucci.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플로럴 프린트 톱, 레이어드한 셔츠, 스트라이프 패턴의 타이, 부츠 컷 팬츠, 앵클부츠는 모두 Gucci.

스리피스 수트와 셔츠, 실크 타이는 모두 Gucci.

스리피스 수트와 셔츠, 실크 타이는 모두 Gucci.

레드 컬러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와 블루 셔츠, 부츠 컷 팬츠, 샌들과 니트 양말은 모두 Gucci.

레드 컬러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와 블루 셔츠, 부츠 컷 팬츠, 샌들과 니트 양말은 모두 Gucci.

오래 알고 지낸 소수의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들의 조언이나 말에 영향을 받나요 저는 누군가에게 먼저 조언을 구하는 쪽은 아니에요. 둘 중 뭐가 낫냐고 물어볼 때도 결과는 이미 정해진 ‘답정너’ 스타일에 가깝죠. 항상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주관이 들어가야 비로소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봐요. 
주변 사람들에게 특별히 말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요 상대방이 원하면 해요. 필요하다면 좋은 말도 당연히 해주지만 그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말, 다른 사람은 하기 힘든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제 이런 면을 아는 사람들은 제게 가벼운 조언은 안 들으려 하죠. 그래도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는 저를 찾고는 해요. 저 또한 비판이나 꼭 필요한 조언을 들으면 겸허하게 순응하는 편이에요. 
‘섹시하다’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팬들은 카이를 보고 ‘귀엽다’고 해요. 어떤 면이 귀엽다고 생각하나요 없어요! 혹시나 저 스스로 귀엽다고 생각한 적이 있더라도 말하지 않을래요(웃음). 
당신 같은 아이코닉한 존재를 해석하려고 하는 시선, 아름다운 청춘의 표상으로 호칭하는 수식어들이 과도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까요 개개인이 저에게 받은 인상이기 때문에 부담스럽거나 과하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오히려 감사하죠. 그리고 그런 수식어를 제가 의식하며 살아가지는 않거든요.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으니 이렇게 행동해 볼까 하는 계산 없이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항상. 
그럼 당신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히 멋진 옷, 조형물, 그림, 정말 ‘잘’생긴 남성이나 여성을 볼 때도 아름다움을 느껴요. 하지만 진짜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 어떤 순간이에요. 옛 기억, 별것 아닌 순간을 곱씹었을 때 과거에 느꼈던 행복보다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다가올 때가 있거든요.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했던 대사가 기억이 나네요. “기억은 시간의 기록이 아니라 감정을 동반하는 것. 그건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일이었다.” 좋았던 순간은 며칠 지나서 돌아봐도 여러 감정이 밀려들어요. 그런 게 정말 아름답죠. 필름 노이즈가 있는 고전영화도 그래서 좋아해요. 누군가의 박제된 기억 중 일부를 제가 보는 기분이거든요. 
‘쇠북 종’ ‘어질 인’. 새벽에 일찍 일어나 종을 치는 어진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살면서 이름의 뜻을 생각한 적 있나요 음, 일단 전 아침형 인간은 아니에요(웃음). 하지만 새벽에 종을 친다는 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먼저 나선다는 의미니까 그런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긴 하네요. 어쩌면 지금도 조금은 그렇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몸이나 춤 선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래도 많이 듣겠지만 오늘 촬영은 카이의 얼굴에도 집중을 많이 했어요. 스스로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면 분명 저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작은 귀나 곰처럼 약간 뭉툭한 코같이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저는 썩 마음에 들고요.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곳을 고르라면 요즘은 턱과 눈썹이에요. 제 분위기의 80%를 결정하는 것 같아요. 
카이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가족은 정말 가족이죠. 세상에 완벽한 내 편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족은 나를 받아주잖아요. 제가 3남매로 행복하게 자랐기 때문에 가정을 꾸리면 아이는 셋 정도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육아로 고군분투하는 누나를 보니 그렇게 막연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더라고요. 가족은 제 인생의 선배이기도 해요. 
데뷔 8주년을 앞둔 지금까지 여러 일을 겪었을 거예요. 사람이 성장하는 데 고통은 반드시 필요할까요 돌아보면 어떤 일을 겪었다고 해서 제 본질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굳이 변하고, 나아지기 위해 일부러 고통을 겪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누구에게나 한 번은 찾아올 일이라면 긍정적으로, 소중한 것을 생각하면서 이겨내면 좋겠죠. 무엇보다 힘들다고 해서 원래의 나를 잃어서는 안 돼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니까요. 
누군가는 당신을 보고 ‘다 가졌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앞으로 스스로에게 바라는 것, 더 멀리 나아가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데뷔 전에는 욕심을 부리기도 했지만 지금 ‘카이’로서 바라는 건 없어요. 지금 위치가 제 종착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 그렇다 해도 괜찮아요. 데뷔 때가 ‘끝’이었다 해도 제 인생에 만족했을 것이고, 앞으로 뭘 하든지, 스스로 만족할 것 같아요.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였을 때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법을 깨달았죠.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제가 그들에게 바라는 게 있어요.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언제나 옆에 있어줄 것. 저 또한 그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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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홍장현
  • 스타일 디렉터 김세준
  • 에디터 방호광/이마루
  • 디자인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