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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쉽고 확실한 청소법_선배's 어드바이스 #5

고생만 하고 세균, 바이러스는 못 죽이는 청소는 그만. 어떤 세제를 어떻게 써야 진짜 깨끗해질까?

BY권민지2020.03.23
CDC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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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청소에 관심 없던 사람도 ‘살균’, ‘소독’ 소리만 들으면 귀를 쫑긋하는 요즘이다. 세계는 정체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대전을 치르고 있다. 원래도 깔끔한 지인 A는 “아유, 애가 있으니까 요즘 종일 쓸고 닦느라 눈코 뜰 새 없어. 빨리 거실 청소 한 번 더해야 돼.”라며 전화를 끊었다. 청소는 겉으로만 깨끗해 보이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세균, 바이러스 수를 줄이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맞는 과연 적당한 세제를 쓰고 있는 걸까, 몸은 괜찮을까 걱정이 됐다.
 
Crema Jo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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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소다+식초가 만능 세제? 효과 없음
친환경 붐이 불면서 식품, 식품 첨가물들이 기존 세제들을 밀어내고 엄청난 붐이 돼 버렸다. 환경운동가, 살림 좀 한다는 주부들 블로그, 유튜브만 봐도 하나같이 베이킹소다, 식초, 구연산, 레몬 껍질 등을 찬양한다. 안타깝게도 청소가 제대로 안 될 뿐 아니라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엔 감염 위험성까지 키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다. 베이킹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NaHCO3)이 주성분이다. 아세트산(CH3COOH) 수용액인 식초와 섞으면 거품과 함께 중화 반응이 일어나 초산나트륨(CH3COONa)과 물, 이산화탄소가 된다. 세제가 아니고 살균소독과도 무관한 물질들이다. 물리적 힘(노동)과 물로 때가 씻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제과용 베이킹소다 속 밀가루, 사과 식초 속 사과 추출물 등 유기물이 남으면 오히려 세균의 먹이가 될 수 있다. 굳이 베이킹소다와 식초, 구연산 등을 쓰고 싶으면 따로 쓰자. 베이킹소다는 기름이든 습기든 냄새든 흡수하며, 뿌리고 문지르면 단단한 때를 갈아 내는 효과, 식초, 구연산은 약산이라 비누 얼룩 등 알칼리성 때를 중화해 없애는 효과는 있다. 식초는 일부 세균에 대한 약한 살균 효과가 있다.
 
잘만 쓰면 최고의 효과, 락스
화장실, 부엌 등 꼭 살균소독을 해야 하는 곳에선 효과가 검증된 물질을 써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락스. WHO(세계보건기구)와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제거에 효과 있다고 인정한 차아염소산나트륨이 주성분이다. 하도 독한 화학성분이라고 비난을 받아서 ‘천연 소금으로 원료를 만든’이란 광고 문구까지 쓰던데 출발이 소금이어도 결과물은 성질이 완전히 다르고, 독하니까 세균, 바이러스가 죽는 것이고, 따지고 보면 천연물질 포함 세상 모든 물질이 화학물질이다.
락스 성분과 세제를 섞은 뿌리는 세제는 별도로 나온다. 유한락스 욕실청소용, 유한크로락스

락스 성분과 세제를 섞은 뿌리는 세제는 별도로 나온다. 유한락스 욕실청소용, 유한크로락스

 
락스 포함 살생물제는 아군, 적군 가릴 것 없이 죽이기 때문에 사용량, 방법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유한락스는 홈페이지 내 게시판에서 전문가가 정확하고 자세한 답변을 해주기로 유명. 요약하면 설명서에 표시된 그대로 정해진 양을 물에 희석해 써야 한다, 절대 락스와 다른 세제를 섞지 않는다, 락스는 세제가 아니어서 살균소독, 표백만 한다, 반드시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만 쓴다, 액체로 나온 락스를 마음대로 스프레이 통에 담아 뿌리면 안 된다는 것. 희석액에 물건을 담그거나, 희석액을 천에 묻혀 닦아내는 방식이어야 하고 욕실 실리콘, 타일에 낀 곰팡이 등을 죽이고 표백하는 락스 성분을 포함한 스프레이형 세제는 따로 나온다. 물과 락스 양을 정확히 재려면 계량컵을 장만하는 것도 좋다.
 
JTBC Plus 자료실

JTBC Plus 자료실

요즘 귀하신 몸, 소독용 알코올
70% 이상 에탄올은 락스를 쓸 수 없는 동물성, 금속성, 합성수지 표면에 쓴다. 예를 들면 핸드폰은 락스가 아닌 알코올로 닦는 게 적합한 소재. 매일 만져서 찜찜한 가죽 가방 손잡이, 금속으로 된 방문 손잡이, 식품이 들어 있는 상태인 냉장고 내부 등도 락스보단 알코올이 낫다. 역시 스프레이 통에 담아 뿌리지 말고 깨끗한 티슈나 걸레에 충분히 묻혀 문지른다. 대상 표면에 어느 정도 알코올 액이 머물러야 효과가 있고 곧 증발한다. 기름을 녹이는 성질이 있어서 기름때 낀 물건 닦기에도 좋다.
 
산소계 표백제 & 과탄산소다
과탄산소다는 어느 순간 자연 친화적 천연 물질로 둔갑한 표백제 성분이다. ‘옥시크린’으로 대표되는 시판 산소계 표백제의 주성분이 과탄산소다일 뿐, 딱히 천연과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천연이어도 좋은 점은 없다. 물과 만나면 순간적으로 활성 산소가 대량 발생하는데 사람 몸안에서도 활성산소가 세포를 공격하듯 세균을 죽인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 옷, 얼룩 많이 묻은 아이 옷은 세제에 산소계 표백제를 추가해 빠는 게 좋고, 40도 정도의 물에 녹여 흰 면, 마와 욕실 타일 틈새 등에 표백용으로 쓸 수도 있다. 대신 색 있는 옷은 계속 물이 빠지고 뻣뻣해지며 울, 실크, 금속성 섬유와 물건엔 쓸 수 없다.
 
특별히 조심해야 변기와 배관용 세제
중국, 홍콩에서 코로나19가 사람 배설물과 배수관을 통해 전파된 사례가 생겨 변기, 배수관 살균소독이 더욱 중요해졌다. 워낙 독한 세균, 바이러스가 사는 곳들이고 변기 얼룩을 녹여야 해서 세정제에도 대단한 물질, 염산이 들어있는 게 상당수. 역시 각 제품에 표기된 사용법과 양 그대로 쓰며 환기를 잘해야 하고 고무장갑을 끼고, 웬만하면 마스크와 고글도 쓴다. 다른 세제, 특히 락스와 절대 섞지 않는다. 폭발적으로 염소가스가 발생해 호흡기, 안구, 피부 등이 손상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또, 변기와 하수구에 쓰는 솔, 수세미, 걸레 등은 모두 전용으로 하고, 지정된 장소에 두는 게 좋다.
 
변기의 찌든 얼룩까지 녹이는 전용 세제 고게터, 한국존슨다이버시

변기의 찌든 얼룩까지 녹이는 전용 세제 고게터, 한국존슨다이버시

수돗물로 ‘살균수’ 만드는 전해수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수돗물을 살균수로 바꿔 준다는 전해수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나 역시 주위에서 한국산 전해수기를 대리 구매해 달라는 부탁을 받곤 말리고 싶었지만, 오지랖인 것 같아 그냥 주문했다. 그런데 공장 생산도 밀려 예약 주문을 받는 중이며 무려 몇 주 후에나 입고된다는 것. 결국 긴 세월 기다려 구입, 전해주긴 했지만, 살균 효과는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마침 질병관리본부가 공식적으로 답변한 내용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없애려면 차아염소산 농도가 0.1%는 돼야 하는데 전해수기로 만든 ‘살균수’ 속 농도는 0.02%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SBS 뉴스 인터뷰에서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로써는 (살균 효과가) 검증된 데이터가 없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금을 넣고 전기분해하면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 즉 아주 연한 락스 물이 된다. 그러느니 그냥 락스를 물에 희석해 쓰는 게 확실하다.
 
이 칼럼을 가족, 지인들이 읽으면 평소 청소를 열심히 하는 것 같은 가식이라고 비난할 게 좀 두려운데 주로 세제 구입 부문을 담당하고 있음을 밝히는 바. 그리고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수그러들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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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이선배
  • 사진 각 브랜드 홈페이지/ 언스플래시/ JTBC Plus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