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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소민인가요

순결한 모네, 왈가닥 오하니는 어디 가고 당돌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당신, 정말 정소민인가요?

프로필 by ELLE 2010.11.30

1 블랙 재킷. 오브제. 카키 케이프. 매긴 나잇브릿지. 레이어드한 그레이 모직 베스트.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 블랙 펄 쇼트 팬츠. 질 스튜어트. 블랙 워커 힐. 바바라.


EG 어제가 ‘장난스런 키스’ 유튜브 특별판 촬영을 마치고 맞은 첫 주말이었죠. 뭐 했어요?
정동진으로 바다 보러 갔어요.

EG 누구랑요? 설마 혼자서요?
네, 버스 타고 혼자 다녀왔어요. 엄마가 걱정하셔서 계속 전화 연락을 주고받았죠.

EG 바다가 보고 싶었나요? 
답답한 걸 좀 풀려고요. 마음에 쌓인 걸 정리하고 비워내고 싶어서.

EG 본래 고등학교 때까지 무용을 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죠?
표현력에 도움이 될까 해서 연기 수업을 들었는데, 그냥 바로 빠져들었어요. 가만히 못 있겠더라고요. 가슴에서 꿈틀꿈틀 뭔가 솟아오르는 듯해서….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어요. 몸을 움직이는 건 쉬운데, 말을 하려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는 거예요. 너무 창피해서 등만 보여줬죠. 



2 레드 크리스마스 니트. 레드 플라워 시폰 스커트. 모두 D&G 컬렉션. 스웨이드 부티. 왓아이원츠.


EG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기학과에 들어간 것도 부모님 몰래 저지른 일이었다죠?
처음에는 그냥 무용과에 가려고 했어요. 수시 전형으로 모 대학 무용과에 붙은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연기 선생님께서 한예종 시험을 한번 보자고 하셨어요. 그때 나는 누군가 날 끌어주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한테만 살짝 얘기를 했는데, 난리가 났죠. 연기학원도 용돈 모아서 몰래 다녔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여기저기 알아보시더니, 딱 그 학교만 해보라고 하셨어요. 2차까지 붙고 나서 아빠한테 고백했는데, 나랑 이야기도 안 하시는 거예요. 등록금 고지서가 날아오고 등록금이 0원인 걸 보시고서야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믿음이 조금 생기셨나 봐요.

EG 수석 입학이란 소문이 사실이군요. 운이었던 것 같아요. 기적이에요.

EG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쉽게 포기 안 하는 편인가 봐요. 
네. 무용을 했던 것도 순전히 제 의지였어요. 부모님은 예체능계를 싫어하셔서 예고에 들어가는 것도 반대하셨죠. 그래서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수업 다 들으면서 무용을 했어요.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꼭 해요.



3 카키 테일러드 칼라 재킷. 쟈뎅 드 슈에뜨. 그레이 스팽글 톱. DKNY. 베이지 배기팬츠. 데이 비르거 엣 마켈슨. 블랙 워커 힐. 바바라.


EG 연기 경력 전무한 신인으로서 ‘나쁜 남자’의 홍모네 역을 얻기 쉽지 않았을 텐데.
두 번째 오디션을 볼 때까지는 너무 욕심났어요. 그런데 그 후에 한참 연락이 없어서 포기하고 학교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데, 세 번째 오디션 연락이 왔어요. 다음은 그냥 저질렀던 것 같아요.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EG 처음 접한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아무런 지식 없이 시작한 일이라 정신없었어요. 늘 긴장하고 있어서 NG를 낸 적도 없고,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더라도 웃기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죠. 그래도 선배님들과는 정말 잘 지냈어요. 며칠 전 오연수 선배님 생일에도 연락드렸어요. 공익 근무 중인 김남길 선배와도 주말에 보자고 통화하고. 좋은 선배들을 얻게 된 작품이죠.

EG ‘나쁜 남자’가 끝나자마자 ‘장난스런 키스’에 캐스팅됐죠.
첫 주연을 맡은 기분이 어땠어요? 준비 시간이 너무 없어서 막막했어요. 한 인물을 다 비워내지도 못한 상황이었으니까요.

EG 오하니는 여러 젊은 여배우들이 탐내는 역할이었죠. 어떻게 당신이 선택됐을까요?
두 번째 미팅에서 황인뢰 감독님과 송병준 대표님을 만났어요. 촬영을 끝내고 새벽에 만났는데, 그날 ‘나쁜 남자’에서 마지막 회 총 쏘는 장면을 찍은 터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어요. 또 새벽이 넘어가면 사람이 변하잖아요. 몽롱한 채로 그냥 수다 떠는 것처럼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마 그 모습에서 캐릭터랑 닮았다는 생각이 드셨나 봐요.



4 스킨 컬러 롱 원피스. 토크 서비스. 레이스 톱. 데이 비르거 엣 마켈슨.


EG 말 그대로 만화 속 캐릭터인 오하니를 연기하는 건 어땠나요?
오하니는 기술적인 연기에 집중하기보다 ‘기운’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좋은 기운, 밝은 에너지로 호감이 가는 그런 사람. 솔직히 하니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많이 다른 캐릭터였어요. 남들이 보기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한 게 절대 아니었어요. 그렇게 달랐기 때문에 더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어, 나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고, 하니를 사랑하는 동안에 영향 받은 것들이 많아요.

EG 4차원 꽃미남 김현중과는 호흡이 잘 맞았나요?
그분은 자기 세계가 굉장히 확고한 사람인데, 그런데도 서로 친해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원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스타일이라면 별로 그런 생각이 안 들었을 텐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마음을 열어주는 게 고맙고 재미있었죠. 

EG 시청률이 낮아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을 텐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오히려 지금 겪고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잘되다가 나중에 그랬다면 더 못 견뎠을 것 같아요. 그리고 원래 내가 잘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걸 도전했던 거니까. 멀리 보면 어떤 일이든 실패는 없다고 생각해요.

EG 홍모네와 오하니 모두 열렬한 순정파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도 사랑을 할 때 푹 빠지는 편인가요? 애인은 잘 모르겠고, 친구 사이에서는 그런 편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다 퍼줘요. 받는 것보다 주는 게 익숙해요.

EG 남자친구를 사귄 적은 있죠? 아직 연애를 제대로 해본 적은 없어요. 

EG 이상형은 어떤 남자죠? 백승조처럼 완벽한 남자?
아뇨. 나도 내가 잘난 줄 안다는 식의 분위기를 풍기는 건 싫어요. 어떤 사람이 좋을까. 일단 입이 거친 사람은 별로예요. 그 밖에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EG 사람들은 당신의 얼굴이 순수하면서 개성적인 매력을 지녔다고 말해요. 본인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배우를 하기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외모라고 생각해요. 나는 연예인이나 스타가 되려는 게 아니니까요. 인형같이 너무 예쁘게 생기지 않아서 오히려 고마워요. 

EG TV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보는 기분은 어떤가요?
아직은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해요. 다시 그 상황에 들어가서 연기하는 내가 된 기분이랄까. 벽을 하나 두고 제3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은데, 자꾸 마음이 이어져버려요.



5 레드 컬러의 원피스형 코트. 매긴 나잇브릿지. 블랙 워커 힐. 바바라.


EG 여유 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죠?
‘촬영 끝나면 해야지’ 하고 벼르던 거 없어요? 일단 ‘뭐라도’ 해요. 무료한 걸 싫어해요. 촬영하는 동안에는 “끝나면 겨울잠 잘 거야” 그랬지만, 그것도 딱 하루죠. 벌써 뭘 배울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노래를 배울까, 다른 춤을 배워볼까….
EG 정소민과 친구가 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구김살 없고, 맑은 기운이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우울하더라도 그냥 그대로 맑은 사람들. 

EG 그럼 친구들에게 정소민은 어떤 사람일까요? 오지랖 넓게 그들이 잘되길 바라며 챙겨주려는 사람.

EG 감성과 이성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우세한 편이죠?

이성적인 편이에요. 그런데 어떤 때는 또 상당히 예민하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다잡으려고 애쓰죠. 예민할 때는 한없이 예민하고, 둔할 때는 한없이 둔해요.

EG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나만의 규칙이 있나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후회를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후회를 덜하는 선택을 하는 것. 머리로는 아무리 계산해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간다면, 결국 그것을 선택하는 것. 나중에 너무 크게 후회할 만한 일은 안 하고 싶어요.

EG 저물어가는 2010년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작품을 두 개나 했다는 것, 그 자체로 일단 뿌듯해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것. 

EG 프로의 세계, 연기의 세계를 경험해본 소감은요?
남들이 보기에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쟁터를 두 번 경험하고 나니까 얻은 게 정말 많아요. 실제로 겪어본 사람이 하는 말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말은 아주 다르거든요. 겪어본 사람이 하는 말을 내가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것을 얻은 기분이에요. 그리고 이제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 해낼 수 있다는 게 아니라, 무얼 하든 너무 머리 굴리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G 2011년은 어떤 날들이길 기대하죠?
현장이 아닌 곳에서 내면을 다지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좀 더 풍부한 경험을 하고, 풍부한 나를 만든 다음에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어요. 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에디터 KIM A REUM
  • 포토 HASISI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