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e in Wonderland, The Royal Ballet, Zenaida Yanowsky Ⓒ roh, Johan Persson, 2011
새해에 놓쳐선 안 될 해외 전시 리스트 첫 줄에는 단연 런던 V&A 미술관의 〈Alice: Curiouser and Curiouser〉전이 오를 거다. 토끼굴에 빠진 소녀의 신비하고 환상적인 여정을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58년 넘게 전 세계에서 사랑받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수없이 각색되고 변주됐다. 작가 루이스 캐럴에게 영감을 준 당시의 시대상과 ‘진짜’ 앨리스와 그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전시는 원더랜드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영화, 공연, 패션,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영역의 창조물로 이어진다. 존 테니얼, 랄프 스테드먼, 디즈니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리스 반 헤프펜과 빅터 앤 롤프의 옷, 팀 워커와 애니 레보비츠가 찍은 사진 등 명성 높은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나오미 캠벨, 애드와 아보아 등 흑인 모델만 등장해 화제를 모은 2018년 피렐리 캘린더 또한 돋보이는 전시물이 될 것. 무대처럼 디자인된 세트와 대형 디지털 설치미술 작품이 어른과 아이 모두 앨리스가 된 것처럼 매혹적인 세계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6월 27일부터 2021년 1월 10일까지.
2019년에 〈기생충〉과 〈동백꽃 필 무렵〉이 있었다면, 2020년에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배우들과 스타 작가, 감독들이 투입된 기대작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이병헌·한지민·신민아·남주혁 등 짱짱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노희경 작가의 신작 〈히어〉, 김고은· 이민호·우도환이 출연하는 김은숙 작가의 퓨전 사극 〈더 킹: 영원의 군주〉가 드라마 왕좌를 노리고 있고, 넷플릭스에서 준비 중인 〈킹덤 2〉와 이경미 감독이 연출하고 정유미·남주혁이 호흡을 맞춘 〈보건 교사 안은영〉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극장에서는 공유· 박보검이 함께한 이용주 감독의 〈서복〉, 수지· 박보검·탕웨이·최우식 등 역대급 라인업을 완성한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가 관객을 만날 예정. 볼 것 없다는 투정은 접어둬도 되겠다.
2020년 극장가는 여성 히어로의 잔치가 될 듯하다. 첫 번째 주인공은 오는 2월 찾아올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DC 유니버스의 매력 넘치는 빌런 할리 퀸의 솔로 무비로, 조커와 헤어진 후 고담 시의 여성 히어로들과 팀을 이룬 할리 퀸의 통쾌한 액션이 펼쳐진다. 삐삐 머리를 하고 펄펄 뛰어노는 마고 로비에게 또 한 번 반할 준비! 〈어벤져스〉 팀의 남자 영웅에 비해 늘 아쉬운 대접을 받았던 블랙 위도(스칼렛 요한슨)도 자신만의 스토리로 부활한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블랙 위도의 과거가 마침내 드러날 예정. 함께 출연하는 레이첼 와이즈, 플로렌스 퓨와의 호흡도 기대를 더한다. 여름에는 갤 가돗의 〈원더우먼 1984〉가 기다린다. 1편의 패티 젠킨스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아 더욱 강력해진 우먼 파워를 선사할 듯.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당시 풍경과 음악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디즈니가 최초의 동양인 여성 영웅의 모험담을 담은 〈뮬란〉 실사판이 개봉을 기다리며, 슈퍼히어로는 아니지만 〈금발이 너무해3〉로 돌아올 엘 우즈(리즈 위더스푼) 역시 이번에는 여성에 대한 어떤 편견과 제약에 맞서 남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지 궁금하다. 스크린을 가득 채울 강한 여성들의 행보, 벌써부터 신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