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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이트 오프숄더 니트. 로즈블릿. 스웨이드 롱부츠. 엘리자벳. 화이트 이어링. 제이미 앤 벨.
시의 매력 내게 시란 사랑을 노래하는 일이며, 사랑을 노래하는 일이란 우리가 그 속에서 존재함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나는 사랑의 어쩔 수 없는 속성, 실패와 멀어짐, 그 순환 반복 속에서 내가 아슬아슬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세계의 모든 ‘동’하는 것들이 한 번에 나를 사로잡을 때, 나는 어느새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 외의 놀이법 사람들이랑 술 마시기. 자전거 타기. 음식 만들기. 음식의 국물에는 저마다 한평생 그것에 투신한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고, 나 역시 시란 작품에 생피를 쏟을 정도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시 못 쓰면 시 관둬야 하고 음식을 못하면 식당을 때려치워야 한다. 말이 조금 빗나갔다.
시 같은 인생의 한 장면 시 같은 장면은 없다. 시가 아름답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모든 시는 더럽고 추악하다. 깊숙이 숨겨두었던 욕망을 재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미와 추는 같은 몸에서 태어난 다른 이름이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 외로운 순간이 있다. 그런데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외로움처럼 다가오지 않고, 세상에 나 혼자라는 격렬한 고통으로 밀려올 때가 많다. 일상의 소소한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은, 애인을 만든다. 때때로 애인을 끌어안고 내 존재를 확인한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 돈이 없다. 돈이 안 된다. 그래도 남자 꼬실 때 시인이라고 하면 뭔가 몽환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좋다. 이건 그냥 농담 같은 거고, 실은 몹시 행복하다.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환희와 번뇌 따위, 아니, ‘나’는 사라져도 좋다. 내 작품이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차 그들을 괴롭히고 행복하게 한다면 나는 무엇이든 상관없다.
나의 20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내가 알고 있는 괴로움이 귀와 콧속과 허파에 미치광이로 깃드는 밤. 곧 발표할 ‘파리의 모든 침대가 나의 고향’이라는 내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요즘 머리를 채우고 있는 심상 시간에 대한 것들. 어떤 주체와 공간에 머물러 있을 때, 나와 우리의 시간들은 어떻게 달라지고 소멸되는가. 나는 요즘 드러나는 것과 드러날 수 없는 것, 멀어짐과 사라져가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좋은 시의 조건 간단하다. 많은 고민이 엿보이는 시다. 실험과 시도가 이루어진 시며, 동시에 누군가를 감격시키고 감탄하게 만드는 시. 영혼을 일으키게 만드는 시. 조금 더 보태자면 시대와 세계에 대한 분노가 담긴 시가 좋다고 생각한다.
profile 주하림. 1986년생. 2009년 <창작과비평> 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
내 인생의 책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세상과 속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익살을 떨어야 하는 비참한 다자이의 인생이 나를 울게 했다.
파스칼 키냐르의 <은밀한 생> 어떤 의미에 대한 모든 정의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진다. 수려한 말솜씨가 인상적.
은희경의 <타인에게 말 걸기> 이 책을 보고 여자로서 지녔던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할까. 인간관계에서 파생되는 감정과 일들을 예민하게 짚어준다. 브라보.
김영하의 <호출> 한국 소설가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짧고 간결한 문체. 그 안에서 인간의 내면을 탐욕스럽게 그려낸다.
박정만의 <박정만 시전집> 절판인 데다가 힘들게 구했더니 핸드백을 찢을 정도의 두께. 술과 약으로 거의 자살을 선택한 그의 영혼이 자주 내 곁에 와서 서글피 우는 것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