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20대 작가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날카로운 감수성, 섬광처럼 빛나는 통찰력, 섬세하고 도발적인 문체. 환희와 번뇌가 뒤섞인 ‘젊은 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20대 작가들. ::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 ::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1 블랙 원피스. 클럽 모나코. 페이크 퍼 재킷. 나인식스뉴욕. 펌프스. 소다. 오닉스 이어링. 제이미 앤 벨. 베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글쓰기의 매력 즐거워서 쓴다. 항상 글을 써왔는데, 작가가 ‘된’ 것이 아니라 동화를 끼적이던 어린 시절부터 나는 내가 작가라고 생각했다. 스스로가 인정하면 작가인 것 아닐까. 나의 소녀 시절 하고 싶은 건 어떻게 해서라도 해야 하는 조금 고집 센 아이. 호기심이 많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도 좋아했다. 그리고 늘 그런 걸 함께 즐겨줄 친구들이 곁에 있었고. 나만의 글쓰기 습관 아주 조용한 곳에서 혼자 쓴다. 음악을 듣거나 무언가를 먹으며 쓰는 일은 좀처럼 없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번잡한 장소도 좋아하지 않는다. 글을 쓰다 몸이 뻐근해지면 일어나서 방을 맴돌거나 누워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글쓰기 외의 놀이법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을 만난다. 만나면 거의 술을 마신다. 나는 술이 좋다. 날씨가 좋은 날엔 한적한 공원 벤치에 마냥 앉아 있기도 한다. 소설 같은 인생의 한 장면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순간,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딱히 요란스러운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눈빛이나 몸짓이 무척 인상 깊은 사람을 만나면 그 순간이 소설 같고 또 영화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느낌 중 하나. 딱 하루 돼보고 싶은 책 속 주인공 카프가의 에 나오는 주인공. 어떤 기분일까. 물론 딱 하루만 돼보는 거라는 가정 아래. 소설가로 산다는 것 별거 없다. 예민하면서도 단순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매력적인 직업이다. 모티브와 영감 매번 다르지만 주로 사람들에게서 얻는다. 버스 정류장에서 그냥 스쳐가는 사람에게서 얻기도 하고, 절친 혹은 좋아했던 사람에게서도 얻는다. 유독 영감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모티브를 얻는다. 마치 뮤즈처럼.‘상’이라는 것 서프라이즈. 기분 좋다. 인정받았다는 것보다는 소통되었다는 느낌 때문에 더욱 보람 있다. 수상의 기쁨도 상금도 금방 사라지지만. 나의 20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술과 장미의 나날.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어느 20대 초반의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언젠가 꼭 써볼 예정이다. 현재 구상 중인 작품 개성 강한 소년들이 등장하는 범죄 스릴러물을 구상 중이다. profile 전아리. 1986년생. 제2회 세계 청소년문학상, 제3회 디지털작가상 수상. 장편소설 , , 가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재학 중.내 인생의 책스우 타운센드의 지금껏 이렇게 웃긴 책을 본 적이 없다. 헌책으로 두 권이나 챙겨놨다. 박완서의 이 책이 음식이었다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 거다. 은희경의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인상 깊은 장면 몇 개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기형도의 시인의 유고 시집. 혼자 있고 싶을 때 읽는다. 시를 따라가다 보면 시 속 화자와 어느덧 마주하고 있다.세스 노터봄의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서글프고 아름다운 청춘 소설’. 2 화이트 오프숄더 니트. 로즈블릿. 스웨이드 롱부츠. 엘리자벳. 화이트 이어링. 제이미 앤 벨.시의 매력 내게 시란 사랑을 노래하는 일이며, 사랑을 노래하는 일이란 우리가 그 속에서 존재함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나는 사랑의 어쩔 수 없는 속성, 실패와 멀어짐, 그 순환 반복 속에서 내가 아슬아슬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세계의 모든 ‘동’하는 것들이 한 번에 나를 사로잡을 때, 나는 어느새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 외의 놀이법 사람들이랑 술 마시기. 자전거 타기. 음식 만들기. 음식의 국물에는 저마다 한평생 그것에 투신한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고, 나 역시 시란 작품에 생피를 쏟을 정도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시 못 쓰면 시 관둬야 하고 음식을 못하면 식당을 때려치워야 한다. 말이 조금 빗나갔다. 시 같은 인생의 한 장면 시 같은 장면은 없다. 시가 아름답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모든 시는 더럽고 추악하다. 깊숙이 숨겨두었던 욕망을 재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미와 추는 같은 몸에서 태어난 다른 이름이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외로운 순간이 있다. 그런데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외로움처럼 다가오지 않고, 세상에 나 혼자라는 격렬한 고통으로 밀려올 때가 많다. 일상의 소소한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은, 애인을 만든다. 때때로 애인을 끌어안고 내 존재를 확인한다.시인으로 산다는 것 돈이 없다. 돈이 안 된다. 그래도 남자 꼬실 때 시인이라고 하면 뭔가 몽환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좋다. 이건 그냥 농담 같은 거고, 실은 몹시 행복하다.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환희와 번뇌 따위, 아니, ‘나’는 사라져도 좋다. 내 작품이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차 그들을 괴롭히고 행복하게 한다면 나는 무엇이든 상관없다.나의 20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내가 알고 있는 괴로움이 귀와 콧속과 허파에 미치광이로 깃드는 밤. 곧 발표할 ‘파리의 모든 침대가 나의 고향’이라는 내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요즘 머리를 채우고 있는 심상 시간에 대한 것들. 어떤 주체와 공간에 머물러 있을 때, 나와 우리의 시간들은 어떻게 달라지고 소멸되는가. 나는 요즘 드러나는 것과 드러날 수 없는 것, 멀어짐과 사라져가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좋은 시의 조건 간단하다. 많은 고민이 엿보이는 시다. 실험과 시도가 이루어진 시며, 동시에 누군가를 감격시키고 감탄하게 만드는 시. 영혼을 일으키게 만드는 시. 조금 더 보태자면 시대와 세계에 대한 분노가 담긴 시가 좋다고 생각한다. profile 주하림. 1986년생. 2009년 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 내 인생의 책 다자이 오사무의 세상과 속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익살을 떨어야 하는 비참한 다자이의 인생이 나를 울게 했다.파스칼 키냐르의 어떤 의미에 대한 모든 정의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진다. 수려한 말솜씨가 인상적. 은희경의 이 책을 보고 여자로서 지녔던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할까. 인간관계에서 파생되는 감정과 일들을 예민하게 짚어준다. 브라보. 김영하의 한국 소설가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짧고 간결한 문체. 그 안에서 인간의 내면을 탐욕스럽게 그려낸다. 박정만의 절판인 데다가 힘들게 구했더니 핸드백을 찢을 정도의 두께. 술과 약으로 거의 자살을 선택한 그의 영혼이 자주 내 곁에 와서 서글피 우는 것을 느낀다. 3 블랙 케이프. 봄빅스 엠 무어. 태슬 장식의 앵클부츠. 엘리자벳.글쓰기의 매력 어쩔 수 없는 순간들이 있고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던지고 싶거나 그리고 싶은 세계가 있다.나의 소녀 시절 지금보다 훨씬 낙천적이었다. 늘 그렇진 않았지만 대개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나만의 글쓰기 습관 컴퓨터로 작업한다. 가끔 노트를 들고 손으로 쓸 때도 있지만 보통은 컴퓨터로 쓴다. 글을 시작할 때는 같은 음악을 반복적으로 듣기도 하는데 진행이 되면 별로 안 듣는다. 글쓰기 외의 놀이법 아, 좀 놀아야 할 듯. 요즘은 아무것도 안 하는 주간이라 놀지도 않는다. 보통이라면 시장에 가는 걸 좋아한다. 부산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 부산의 국제시장에 가는 건 더욱 좋아하고. 좋아하는 작가 다카하시 겐이치로를 좋아한다. 신인문학상 수상 소감 때 그에게 감사를 표했을 정도다. 그는 뭔가 웃긴 얘기를 하는 듯하지만, 실은 너무나 슬픈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본인의 상처를 직시한다. 5월에 있었던 그의 트위터 강의를 보고 또 한 번 감탄했다. 소설 같은 인생의 한 장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뭔가 떠오를 줄 알았는데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다. 생각해보면 내가 강렬한 감정을 느낄 때는 길을 걷다 갑자기 멈추거나, 커피를 마시다 주위를 둘러보는 그럴 때,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 순간들 아닌가 싶다. 딱 하루 돼보고 싶은 책 속 주인공 주인공으로는 딱히 떠오르는 사람은 없고, 이제하의 단편 에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하고 싶다. 1960년대 서울을 걸어보고 싶다. 나의 첫 번째 책 은 ‘인류가 종말을 맞이하면 어떨게 될까’ 하는 상상이 발단이 되어 쓴 책. 을 쓰고 나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무관하게 스스로를 ‘쓰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됐다. 작품을 완성하고 3년이 지난 후 책이 나왔지만 실은 그 이전부터 나 자신은 나를 작가로 생각했고, 오히려 지금보다 ‘작가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듯. 소설가로 산다는 것그다지 남들이 알아주는 게 아니다. 편집자를 만날 때 아니면‘작가’로 불릴 일이 없다. 그림자처럼 살고 있다. 나의 20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아직 20대가 꽤 남았다. 소설의 존재 이유 무언가 흔들고 불편하게 하며 질문을 던질 수 있으므로. 하지만 나 가 사람들에게 읽히거나 알려지는 방식으로 소설이 읽힐 확률은 낮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구상 중인 작품 지난달까지 뭔가를 썼다. 언젠가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profile 박솔뫼. 1985년생.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했다. 2009년 로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 내 인생의 책인생의 책이라면 너무 거창하고 올해 읽은 책 중 흥미로운 것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다카하시 겐이치로의 다카하시 겐이치로를 다시 읽는 것은 연례행사. 로렌 아이슬리의 읽는 동안 주위가 고요해지고 그리고 천천히. 도미야마 이치로의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p18. “언어가 자신의 자유로운 도구가 될 수 없다는 불편함은 실제로 표현을 담당하는 주체가 언어를 구사한다고 믿었던 내가 아니라 언어 쪽일지도 모른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조나탕 리텔의 책의 마지막, 베를린 동물원의 하마가 나뒹구는 장면의 압도적인 느낌. 로베르토 볼라뇨의 여름에 읽었는데도 가을이 되자 다시 읽고 싶어졌다. 4 아이보리 크로셰 드레스. 스웨이드 퍼 부츠. 모두 자라. 글쓰기의 매력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또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글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소녀 시절 평범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고 수업 시간에는 졸기 일쑤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연극영화과 진학 준비하느라 바빴다. 그 당시엔 힘든 것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또래와 달리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했던 것 같다.나의 글쓰기 습관낮에는 집 앞 카페에서 사람들의 대화나 음악을 들으며 약간 소란스러운 상태를 즐기며 글을 쓴다. 그러나 집에 오면 가족이 잠들고 고요한 시간이 되어야만 글이 잘 써진다. 글쓰기 외의 놀이법놀이라기보단 운동을 좋아한다. 자전거 타고 조깅하고 필라테스 하고. 요즘은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음악을 크게 들으며 한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나쁜 기분이 사라지고 즐거움과 행복이 밀려온다. 글을 쓰다 잘 안 풀리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걷고 뛰며 바람을 쐰다. 소설 같은 인생의 한 장면대학교 1학년 때,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숲 속으로’ 뮤지컬을 올렸던 일. 그 당시 기획팀 막내였는데 졸업 공연을 위해 반년을 고생했다. ‘저 넓은 관객석을 어떻게 다 메우나’ 걱정이 많았는데, 마지막 날 공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첫날 공연 후 입소문이 났던 거다. 꽉 찬 객석을 보고 눈물이 날 뻔했다. 딱 하루 돼보고 싶은 책 속 주인공 시리즈의 헤르미온. 호그와트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보고 싶다. 아니면 의 벨라. 이유는 필요 없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 성격상 외롭거나 우울하다가도 또 금세 명랑해진다. 친한 친구랑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는데 ‘이러다 자고 일어나면 멀쩡해질 거야’다. 어차피 외로움은 떨칠 수 없는 평생의 친구라 생각한다. 외로움에 대처한다고 생각하기보단 그냥 끌어안는 편이 훨씬 나은 것 같다. 소설가로 산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늘 감사하고 행복하다. 힘든 건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소설을 쓰다 보면 정말 답답하고 힘들 때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과정까지도 즐기는 편이다.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작가가 된 것. 그전까진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전혀 몰랐고 인생이 막막하고 두려웠다. 글을 쓰면서 꿈도 생기고 열정도 생겼다. 인간에게 꿈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작가가 되고서야 깨달았다. profile 김민서. 1985년생. 대학 졸업 후 2009년 첫 소설 출간. 2010년 , 를 선보였고, 오는 11월 출간 예정.내 인생의 책조앤 K. 롤링의 시리즈 내겐 가장 완벽한 소설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인생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 내겐 책이라기보단 ‘치유제’에 가까웠던 책. 안톤 체호프의 체호프의 단편들은 언제 다시 읽어도 새롭고 감동적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0대 후반, 20대 초반 그리고 20대 중반이 되어 세 번 읽었는데 느껴지는 감정이 전혀 달랐다. 먹먹하고 안타까움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신기한 소설. 루이스 캐럴의 동화를 정말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나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는 건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