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연과 김민재의 꽃다운 시절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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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스웨터와 점프수트, 블랙 샤 스커트, 벨트, 삭스, 슈즈, 와이드 진주 장식 네크리스는 모두 Christian Dior. 체크 패턴의 트렌치 재킷 코트는 Liber Classy. 빈티지 카디건은 Instant Funk.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스트레이트 팁은 Sonshinbal. 공승연이 입은 매니시 재킷과 팬츠는 모두 Daejoongso. 플랫 슈즈는 Low Classic. 링은 모두 John Hardy. 김민재가 입은 스웨이드 재킷은 Reiss. 그레이 팬츠는 Navy by Beyond Closet. 화이트 터틀넥 스웨터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얼굴 가득 환하게 터지는 웃음이 닮았다. 스물일곱의 공승연과 스물넷의 김민재. JTBC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에 출연하는 두 배우가 <엘르> 카메라 앞에서 사뿐히 뛰어올랐다. 조선시대 ‘중매’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펼쳐지는 이야기 <꽃파당>은 눈길 가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퓨전 사극. 그간 서로 다른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두 배우가 극의 중심을 맡았다. 어느새 익숙해진 한복을 벗고 오랜만에 잘 차려입은 매력적인 모습으로 조우한 두 사람. 벌써 수개월간 촬영장에서 호흡을 맞춘 만큼 극중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며 친근함을 드러낸다.   “사실 저는 화보 찍는 게 익숙하지 않은데, 민재랑 찍으니까 좀 더 편했던 것 같아요. 함께해 줘서 되게 고마웠어요.” 전작 <너도 인간이니> 이후 1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승연은 차곡차곡 이어온 작품에서 조용한 근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과거 <육룡이 나르샤>에서 단아한 한복 차림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는 그가 이번에는 사뭇 다른 변신을 꾀했으니, 이름부터 ‘개똥이’. 머리를 질끈 올려 묶고 넉넉한 바지를 입은 채 웃고 있는 포스터 속의 모습이 새롭다. “개똥이란 이름, 저는 친근하고 좋던데요. 밑바닥에 있다가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캐릭터라,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고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선택했어요. 나랑 안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역할도 있었는데, 개똥이는 정말 편해요.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어요.” 승연이 얼마나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일치를 이루는지는 바로 민재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다. “대본을 읽으며 제가 떠올린 이미지가 있는데, 누나가 이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예쁜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보니 ‘어, 개똥이네?’(웃음) 억척스럽고 사내 같은 모습을 많이 연구한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진짜 개똥이로 보이더라고요.” 반면 승연은 처음부터 민재가 ‘마훈’으로 보였다.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보이스 톤이나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무게감 같은 게 이번 역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카메라 앞에 선 민재는 포토제닉한 ‘끼’와 센스가 넘친다. 컷이 잘 풀리지 않는다 싶으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금세 파악하고 움직인다. <도깨비>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남다른 신인의 존재감을 알리고 <최고의 한방> <위대한 유혹자>를 거쳐 만나게 된 이번 작품은 그에게 예사롭지 않은 기회였다. “조선시대 남자 매파(중매쟁이)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 신선했고, 그 안에서 ‘마훈’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날카롭고 예민하면서도 측은지심이 가는 인물이라 끌렸어요. 개똥이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 그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은 욕심이 났어요. 그런데 행동하기보다 항상 주변을 관찰하는 인물이라 연기하기 어려워요. 촬영장에서 한복을 입고 마훈이 되면 자세부터 달라져요.”   연기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긴 결과물이에요. 물론 매번 최선을 다하지만, 이번 작품은 어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온 힘을 다했어요.  - 김민재   스스로에게 박한 편이라 잘했다고 칭찬한 적은 없어요. 배우라는 게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업인데,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다는 점은 그래도 칭찬해 주고 싶어요.  - 공승연   또래 배우들이 모여 눈빛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오는 유쾌한 현장에서 두 사람은 쉽게 가까워졌다. “가끔 한 명씩 나사가 풀려서 춤추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해요. 다들 엄청 편하고 장난도 잘 치지만 연기에 대한 긴장감은 놓지 않아요.” 민재가 말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책임감을 나눠 가진 두 사람은 서로를 최고의 파트너라 추켜세우기 바쁘다. “민재는 주변을 굉장히 잘 챙겨요. 이수(서지훈), 영수(박지훈), 도준(변우석)이랑 다 같이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배려 넘치는 모습에 놀랐어요. 제가 힘들 때면 눈빛만으로도 그걸 알아차리고, 촬영이 끝나면 ‘누나, 오늘 힘들었지?’ 하고 연락이 와요.” “누나가 심성이 착해요. 한여름에 사극을 찍느라 정말 힘든 상황도 많았는데, 얼굴을 찌푸리거나 불평불만하는 일이 전혀 없어요.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현장 분위기가 잘 돌아가게 해줘요.” 데뷔 8년 차, 4년 차.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고 대화가 잘 통한다는 두 사람은 일과 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벌써 그렇게 됐어요? 8년 차라니 저도 놀라운데요. 지금 내가 그에 걸맞는지 모르겠어요. 스스로에게 박한 편이라 잘했다고 칭찬한 적은 없어요. 배우라는 게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업인데,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다는 점은 그래도 칭찬해 주고 싶어요.” 겸손하기 그지없는 승연의 말이 끝나자 민재가 잇는다. “처음 시작했을 때도 어려웠고, 지금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항상 작품 들어가면 긴장하고 두렵고 생각이 많아져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런 것 같아요.” “맞아요. 가면 갈수록 더 스트레스받고 예민해져요. 제 이름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지니까요.”   공승연이 입은 뉴 로고 프린트 보디수트와 컷아웃 니트, 터틀넥 스커트는 모두 Fendi. 김민재가 입은 펜슬 니트와 팬츠는 모두 Emporio Armani. 배우로서의 삶을 제외하면 두 사람의 일상은 여느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승연은 집에서 반려견, 반려묘와 시간을 보내는 반면, 음악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민재는 틈틈이 피아노를 치고 곡 작업을 한다(“직접 만든 곡을 들려준 적 있어요’’라고 승연이 말한다). 민재는 올해 잊지 못할 한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커다란 화제를 모은 뮤지션 앤 마리의 깜짝 공연 현장에 참석했던 것이다. “딱 하루 드라마 촬영이 쉬는 날이었어요. 페스티벌에 갔다가 날씨 때문에 취소돼서 친구들과 그냥 모여 있는데 공연을 한다는 앤 마리의 트위터를 본 거죠. 정말 드라마 같은 상황이었어요.” 2년 전부터 타기 시작한 모터사이클도 빼놓을 수 없는 취미다. 위험하다는 인식과 달리 외국에서는 오토바이가 농구나 야구 같은 스포츠일 뿐이라고 열심히 설명에 열을 올린다. 소소한 데 행복을 느끼는 승연의 일상은 좀 더 차분하다. 음악을 듣거나 영상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최근 유튜브 <워크맨>을 접하고 재미나게 봤다. 그런 승연이 남다른 애정을 쏟는 일이 있으니, 바로 유기견을 돕는 일.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을 좋아하고 촬영장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많이 챙겨줬다는 승연은 2~3년 전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민재도 하루 동참했다. “저는 보호소가 누나 소유인 줄 알았어요. 그냥 몇 번 온 게 아니더라고요. 애들 이름도 다 알고 있고. 저는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냄새도 심하고 일이 쉽지 않더라고요. 누나가 대단해 보였어요.” 청춘의 고민과 아픔은 먼 훗날 아름답게 추억되기 마련이지만, 당장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그런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승연과 민재도 자신들이 꽃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까? “사실 잘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봐야 이때가 꽃다운 시절이라고 느낄 것 같아요. 치열하게 살고 있기는 해요.”(민재)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나, 아니면 즐기면서 해야 하나, 항상 왔다 갔다 해요.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승연) 어떤 사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중요한 고민이다. 특히 민재는 요즘 생각이 많다. “예전에는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어떤 일에 있어서든 ‘나였어도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안 좋을 때도 많더라고요. 요즘은 ‘그럴 수 있나?’로 바뀌고 있어요. 좀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확고하게 결정 내릴 수 있는.” 주변 사람을 챙기는 데 발 벗고 나서는 기질 때문에 곤란한 상황을 경험한 승연은 적정선이 어딘지 고민이다. 그럼에도 “사랑을 많이 받는 직업인 만큼 가능하면 베풀며 살고 싶어요”라고 속 깊은 마음을 비친다. 두 사람 모두 2019년은 <꽃파당>으로 요약될 만큼 이번 작품에 들인 시간과 마음의 무게가 크다. 자신들의 20대를 장식할 자랑스러운 대표작이 되길 바란다고 한목소리로 전한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긴 결과물이에요. 물론 매번 최선을 다하지만, 이번 작품은 어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온 힘을 다했어요.”(민재)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정말 치열하고 행복하게 찍고 있어요. 너무 특별한 작품이에요.”(승연) 시대는 달라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속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골똘한 표정으로 일과 인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둘의 모습에서 싱그러운 향내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