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LYE

비오는 날엔 역시 막걸리 한 사발!

제 배로 낳고도 귀한 줄 모르다 남이 귀여워해주니 그제야 품에 안은 자식이 있다. 막걸리다. 그래서 사실 막걸리 열풍이 껄쩍지근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막걸리 열풍이 만든 막걸리들을 종류별로 모아봤다. 이것이 막걸리의 현재다.

프로필 by ELLE 2010.09.24


1 충북 단양 대강소백산  막걸리
2 덕산 햇살 막걸리
3 전주 막걸리
4 대구 불로 막걸리
5 부산 산성 막걸리
6 서울 월매 쌀 막걸리
7 충남 덕산 쌀막걸리

지역색 X 막걸리
막걸리는 탄생 배경으로 보나 재료로 보나 출신 지역의 혜택을 톡톡히 입는 술이다. 막걸리 이름 앞에 출신 지역 이름이 따라 붙는 것도 자연스럽다. 아래는 출신지를 걸고 나온 각 지역 대표 막걸리들이다. 대도시일수록 고정적으로 유통되는 막걸리는 정해져 있다. 서울은 서울 장수 쌀 막걸리와 국순당 막걸리의 2파전 구도다. 부산은 생탁의 수요가, 대구는 불로 막걸리의 판매량이 많다. 또 부산 산성 막걸리는 재래 누룩으로 담근 막걸리로 유명해 전국에서 찾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충청도의 단양 대강소백산 막걸리, 덕산 쌀막걸리도 출신지에서 알아주는 것들이다. 맛의 고장 전주는 아예 전주 막걸리라는 이름의 막걸리가 9첩 반상에 오른다.



1 사과 막걸리
2 배 막걸리

과일 X 막걸리
막걸리는 곡물로 만드는 술이라는 생각, 버려도 좋다. 사과, 배, 귤 같은 과일을 첨가한 막걸리가 늘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막걸리와 지역 특산품을 결합한 지자체의 움직임. 자두가 유명한 김천시는 김천시 자두연합회와 함께 자두 막걸리를, 문경시는 오미자산업특구라는 특색을 살려 오미자 막걸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배다리 술도가의 박상빈 대표는 “사과 막걸리에 사과 원액이 얼만큼 들어가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사과 원액은 2%도 안 들어가면서 향신료로 그 맛을 흉내 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막걸리에 대한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고 염려했다.



1 미몽
2 배혜정 누룩도가 쌀 막걸리

국산 쌀 X 막걸리
막걸리는 쌀을 쪄서 식힌 고두밥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술. 당연히 쌀이 좋으면 막걸리 맛도 좋아진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마셔온 대부분의 막걸리는 밀, 그러니까 소맥분으로 만들었다. 밀가루 막걸리는 과거 정부가 식량 부족을 이유로 쌀로 술을 빚지 못하게 하면서 등장했다. 현재 막걸리 시장엔 쌀, 밀가루 그리고 쌀과 밀가루를 섞어 만든 막걸리가 팔리고 있다. 쌀 막걸리의 비중은 늘고 있었지만 경기미니 충청미니 하면서 국산 쌀의 품종까지 따지게 된 건 기껏해야 작년부터다. 모든 건 수입 쌀로 만들어라 국산 쌀로 만들어라 훈수 두는 정부 시책 때문이다.


1 서울장수 막걸리
2 국순당 생막걸리

효모 X 막걸리
지금 막걸리업계에서는 생막걸리와 살균 막걸리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병에 담긴 채 한 달 이상 냉장 보관할 수 있는 막걸리는 균이 죽은 채 유통되는 살균 막걸리다. 일본, 베트남 등으로 수출하려면 이런 식으로 유통기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생막걸리는 유산균이나 효모균이 살아 있어 막걸리 마개를 여는 그 순간까지 발효가 계속 진행된다. 유통기간이 열흘이 채 안 되고 상온에 두면 금세 맛이 변한다. 대신 비타민, 식이섬유를 함유한 유산균이 살아 있어 변비에 좋다. 도수도 낮다. 보다 질 좋은 살균 막걸리, 보다 유통 기한이 긴 생막걸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 덕산 햇살 막걸리
2 느린 마을 막걸리
3 배다리 프리미엄 막걸리

햅쌀 X 막걸리
수확한 포도를 짧게 숙성시켜 만든 햇와인, 보졸레 누보. 쌀 막걸리가 늘면서 보졸레 누보의 컨셉트로 만든 햅쌀 막걸리가 등장했다. ‘누보 막걸리’라고 불리는 햅쌀 막걸리는 주로 2009년 추수한 햅쌀로 빚은 것. 묵은쌀로 만든 막걸리보다 풍미와 향이 진하다. 해남에서 여남양조공사를 운영하는 조윤재 사장에 따르면 쌀 막걸리와 밀 막걸리의 가장 큰 차이는 달달함과 텁텁함이다. 밀가루 막걸리가 쌉쌀한 쓴맛이 강한 반면 쌀 막걸리는 단맛이 두드러진다는 얘기. 그러니 햅쌀 막걸리의 당도는 일반 쌀 막걸리보다 더 높을 수밖에. 불로 막걸리를 생산하는 대구 탁주의 박석희 실장은 “한두 잔 마실 땐 달달한 햅쌀 막걸리가 제격이다. 잔술로는 어림없는 막걸리 주당들은 오래 마셔도 질리지 않는 밀가루 막걸리가 좋다”고 조언했다.



1 부자
2 맑은 백세 막걸리
3 전주 쌀 막걸리

디자인 X 막걸리
막걸리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쉽게 구겨지는 폴리에틸렌 병, 흔히 ‘페트병’이라 부르는 용기다. 청주나 소주와 달리 막걸리만 변변찮은 외관으로 오랜 세월을 버텼다. 소규모 양조장 제품이 대부분인 탓에 용기나 CI, BI 디자인까지 신경 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걸리 용기를 좀 더 보기 좋은 것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페트병에만 담던 막걸리를 와인병처럼 생긴 유리병, 종이팩 등에 담기 시작한 것. 병 크기나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배다리 술도가, 배혜정 누룩도가, 국순당, CJ 제일제당 등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소 규모 양조장까지 점차 퍼져가고 있다. 



1 무이무이 테라스 포차 자몽 칵테일 막걸리
2 춤추는 달 딸기 칵테일 막걸리
3 달빛 술담 문자르 복분자 칵테일 막걸리
4 롯데호텔 어메이징 막걸리 바 멜론 칵테일 막걸리

칵테일 X 막걸리
막걸리를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제철 과일을 갈아 보드카와 막걸리에 섞어 마시는 칵테일 막걸리부터 입 안에 넣는 순간 적당히 언 막걸리가 사르르 녹는 막걸리 셔벗, 막걸리 아이스크림도 등장했다. 키위, 오렌지, 파인애플, 포도, 딸기, 복분자 등 신선한 과일을 갈아 막걸리와 배합해서 마신다는 칵테일 막걸리의 인기는 단연 높다. 바람 선선해지는 가을밤엔 칵테일 막걸리를 찾는 발길이 더 늘어날 것이다.

Credit

  • 에디터 김나래
  • 포토 정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