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 컬렉션으로 장식한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 2,3 거실의 한쪽 면은 파랑, 초록 등 비비드 컬러로 채색해 집 안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만든다. 4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 외관. 마르세유에 있는 ‘빛의 도시’에 세워진 것으로 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최초의 집합 주택이다. 사각형으로 구획된 집 구조가 딱딱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레드, 옐로, 그린, 블루 등으로 채색한 발코니창 덕에 외관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빛의 도시(Radiant City)’ 아파트 한 채를 가구 디자이너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가 리모델링했다. 기하학적인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에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의 컬렉션을 설치한 것. ‘빛의 도시’란 기하학적인 건축으로 대표되는 르 코르뷔지에의 도시 프로젝트를 일컫는데, 생전의 그는 작고 나지막한 건물들 대신 초고층 아파트, 넓은 공원, 자동차 전용 도로를 세우는 것이 이상적인 도시의 형태라고 말하곤 했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도 한 르 코르뷔지에. 그가 만든 최초의 집합 주택인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에서 프랑스 특유의 기품이 깃든 부훌렉 형제의 작품을 매칭한 프로젝트 ‘아파트먼트 50 인스톨레이션(Apartment 50 Installation)’이 한창이다.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건축과 가구 사이에서 요란하지 않은 접점을 찾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르 코르뷔지에 특유의 디자인과 이들의 컬렉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부훌렉 형제는 프로젝트 초기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2008년 디자이너 제스퍼 모리슨이 우리에게 전시 요청을 했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의 소유주를 만나게 되었다. 이 아파트는 르 코르뷔지에의 열렬한 팬인 부부가 소유한 집이었고, 사적인 공간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프로젝트가 꺼려졌을 법한데도, 이들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주었다.” 또한 부훌렉 형제는 “오래된 아파트지만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고, 무엇보다 최초의 집합 주택이라는 역사적인 장소에 자신의 디자인을 결합시키라는 제안이 흥미로웠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에는 가구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과 장 프루베의 작품 등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을 닮은 미니멀한 가구가 있었다. 이번 리모델링을 담당한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는 이 가구들을 치우고 레드 ‘스틸우드’ 체어, 블랙 ‘클라우드’ 펠트, 옐로 갓이 인상적인 ‘등대’ 램프 등을 설치했다. 거실 한쪽 벽에 있는 정사각 수납 공간을 활용해 부훌렉 형제의 미니어처 컬렉션을 두거나 가구의 작은 부품을 오브제처럼 장식한 점도 인상적이다. 부훌렉 형제의 자연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도 이 아파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얀 벽의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클라우드’는 인공 소재인 펠트를 사용해 자연의 구름을 형상화한 작품. 펠트 조각을 연결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모듈 디자인으로 이 조각들이 모여 면을 이루고 입체감과 공간감을 자아낸다. 이 밖에도 거실에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의 외관을 닮은 하얀 책장을 두어 현관문과 거실 사이에 공간을 생성하고, ‘스틸우드’ 컬렉션의 낮은 선반을 활용해 벽에 율동감을 만들었다. 기하학적인 도심의 아파트 속에 자연을 옮겨놓은 부훌렉 형제의 작품들은 삭막하고 황량한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다. 한폭의 그림 같은 거실의 풍경.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은 일종의 ‘차경’ 효과를 낸다. 문을 열면 문틀 자체가 프레임이 되어 거실에 자리 잡고 있는 체어와 램프를 그림처럼 담아내기 때문이다. 이 램프는 부훌렉 형제와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 그리고 베니니가 공동으로 선보인 ‘등대’란 이름의 작품으로 블랙 스톤, 알루미늄, 유리를 사용해 만들었다. ‘등대’ 램프는 의도적으로 연결 부위를 노출한 ‘스틸우드’ 체어와 색 대비를 이루며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고 집 안에 운치를 더한다. 강렬한 색채의 가구와 정갈한 건축의 이색적인 만남. 그렇게 프랑스의 부드러움과 기품을 지닌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의 작품들은 기하학적인 르 코르뷔지에 아파트와 완벽하게 동화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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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nterview 프랑스 마르세유의 르 코르뷔제 아파트에서 선보이는 ‘아파트먼트 50 인스톨레이션’. 개인 소유의 주거 공간을 리모델링한 프로젝트로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대중에게 공개한다. 다음은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와 나눈 일문일답.
Q 이번 ‘아파트먼트 50 인스톨레이션’은 당신의 디자인 철학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 르 코르뷔지에의 심플한 아파트와 기능적으로 단순한 우리 컬렉션의 조화를 우선시해 기능적으로 깔끔한 면이 돋보이게 했다. Q 이 프로젝트의 어떤 부분이 만족스러웠는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 자체가 기뻤다. 잘 알려진 공간에 우리의 디자인을 결합시켜보라는 제스퍼 모리슨의 제안이 흥미로웠다. 또한 사적인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고 대중에게 선보인다는 점이 독특했다. Q 어떤 디자이너를 좋아하는가? 좋아하는 디자인이 있다면? 장 프루베의 작품과 1950년대 미국의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이 작품들이 우리의 디자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디자인 하나를 고르면 단연 ‘토넷 No. 14’. 완벽한 디자인을 추구한 체어라는 게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엔 획기적인 기술인 벤딩 기술(단단한 나무를 구부리는 기법)과 형태의 미묘한 조화가 인상적인데, 이 2가지 요소가 토넷 체어를 ‘세기를 초월한 클래식 디자인’으로 만든 것 같다. Q 디자인에 대한 꿈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로낭이 먼저 미술에 관심을 가졌고, 다양한 매체를 시도한 뒤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보고 나도 미술을 공부하고, 얼마 후엔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형제이기 때문에 같은 배경에서 자랐고, 모두 미술 공부를 한 덕분에 둘이 함께 색, 모양 등에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진행할 때마다 서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에서 토론하고 비판하는 등 긴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자세한 내용은 애비뉴엘 본지 8월호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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