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 야스민 르 봉의 옷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아제딘 알라이아, 칼 라거펠트와의 오랜 이야기가 숨어 있는 패셔니스타 야스민 르 봉의 옷장. 오래된 그녀의 옷을 보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그 비하인드 스토리.::발렌티노,YLB,마놀로 블라닉,재규어,그래이엄 블랙,랑방,샤넬,엘르,엣진,elle.co.kr:: | ::발렌티노,YLB,마놀로 블라닉,재규어,그래이엄 블랙

슈퍼 모델, 록스타 사이먼 르 봉(80년대 꽃미남 슈퍼 그룹 ‘듀란듀란’의 싱어)의 아내이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야스민 르 봉의 옷장은 어떤 책이나 사진집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패션 아카이브나 다름없다. 젊은 시절 밤새도록 왁자지껄하게 즐겼던 파티와 오랫동안 쌓아온 디자이너들과의 우정은 그녀의 옷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19세에 모델 일을 시작해 1985년 UK 창간호 커버 모델로 등장했던 야스민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야스민은 10대 시절부터 모든 용돈을 잡지 사는 데 쏟아 부을 정도로 패션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패션도 좋아했지만 디자인과 사진 작업에도 점점 매료됐죠.” 이런 관심은 그녀가 80~90년대 캣워크를 군림하는 슈퍼 모델로서 성공적인 커리어에 발판이 됐다. 야스민은 옷장에 있는 드레스를 매만지며 아득한 향수에 젖어들었다. “이 아제딘 알라이아 드레스는 16년 전에 그가 한 시사회에서 입으라고 선물로 준 거예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당시 폴라 예이츠(Paula Yates)도 같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우리는 첫만남부터 좀 뒤틀렸죠. 그런데 며칠 후 그녀의 TV 쇼인 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 거예요. 우리는 똑같은 드레스를 입고 침대에서 인터뷰하기로 했죠. 웃고 뒹굴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인터뷰 마지막에는 그녀가 제 엉덩이를 깨무는 시늉을 하는 것으로 끝냈고요. 드레스 하나로 이렇게 다른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녀에게 가장 특별하게 기억하는 쇼를 묻자 주저 없이 알라이아 쇼를 꼽는다. “언제나 즐거운 쇼였어요. 브라질, 독일 등지에서 내로라하는 모델들이 날아왔죠. 팻 클리브랜드(Pat Cleveland), 다이앤 드윗(Diane deWitt), 이만(Iman) 등과 함께 워킹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그녀들은 마치 댄스 무대처럼 미끄러지듯 우아한 캣워크를 보여줬죠. 그녀들만큼이나 애티튜드 하나는 확실한 아제딘도 빼놓을 수 없어요. 자신이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은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고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그거든요.” 야스민은 탈룰라(Tallulah), 새프론(Saffron), 앰버(Amber) 이렇게 세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혹시나 딸들이 호시탐탐 그녀의 옷장을 노리고 있는 건 아닐까? “저와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패션을 좋아해요. 하지만 아주 가끔씩, 몇 년 동안 입었던 것들만 물려줄 뿐이에요. 어차피 모든 건 아이들에게 가게 돼 있잖아요. 중요한 건 옷은 끊임없이 입고 또 입어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옷 수집가가 된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요. 한 번은 제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적 있었죠. 임신했을 당시 알라이아 드레스 한 벌을 팔아버린 거예요. 다음날 다시 숍을 찾았을 땐 이미 팔려버리고 없더군요. 그 사건 이후로 커다란 교훈을 얻은 셈이죠.”알라이아 외에 야스민에게 영향을 준 디자이너는 칼 라거펠트다. “칼은 언제나 상냥했어요. 새로운 모델들이 계속 등장했지만 늘 저를 챙겨주고 존중해줬죠. 샤넬 쇼의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백스테이지를 가득 채운 수많은 옷들 때문에 정신이 쏙 빠질 정도로 분주했지만 그런 혼란 속에서 느껴지는 흥분은 샤넬 쇼만의 묘미에요. 칼은 어린 앰버에게 피팅시켜 보는 걸 좋아했죠. 1991년 F/W 컬렉션에서는 두 살짜리 앰버가 가방 속에서 튀어나온 적도 있었어요.”장 폴 고티에와 이브 생 로랑이 디자이너로서 정점을 찍던 시절에 그들과 함께 활동했던 야스민에게 요즘 떠오르는 디자이너는 과연 어떤 느낌인지 물었다. “전 재기발랄한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관심이 많아요. 크리스토퍼 케인 디자인이라면 제 오른팔을 내줄 정도에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죠. 단,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했다면 그걸 평생토록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야스민은 영국 여성복 브랜드 월리스(Wallis)와 함께 ‘YLB for Wallis’ 컬렉션을 론칭하면서 자신의 커리어에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임무를 추가했다. “생각은 있었지만 실제로 제게 이런 기회가 생길 줄은 몰랐어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고 만들고 싶었던 것들로 컬렉션을 구성했죠. 솔직히 그동안 미래에 대한 생각이 점점 변해온 것 같아요. 제가 성장해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이제는 예전의 몸매도 아니고 몸에 대한 제 태도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디자인이라는 다른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게 된 것이고요.” 모델이든 디자이너이든 간에 야스민에게 변하지 않는 열정을 주는 건 바로 옷과 옷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다. “전 26년 동안 카메라 앞에 서왔고 그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월리스 컬렉션 촬영 때문에 스튜디오에 들렀을 때 다른 모델들을 보니 저런 걸 어떻게 했나 싶더라고요. 아마도 그때는 마가리타를 많이 마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1 앰버에게 물려준 발렌티노 쿠튀르 드레스2 테이블을 장식한 장미 3 다양한 종류의 클러치백을 모아 놓은 서랍장 4 빈티지한 주얼리가 걸려 있는 주얼 박스5 신선한 그린 컬러가 인상적인 마놀로 블라닉 슈즈. 6 YLB 포 월리스 드레스를 입고 강아지 팅커(Tinker)와 함께한 야스민YASMIN’S SHOPPING LIST●마놀로 블라닉 이베트 (Ebete) 슈즈 한 켤레 ●재규어 E-타입 시리즈 1 3.8ℓ 한 대 ●그래이엄 블랙 (Graeme Black) 패달 푸셔●랑방 블랙 컬러 원 숄더 점프수트 ●샤넬 루즈 코코 립스틱 인 가브리엘 ●YLB 포 월리스의 오리가미 드레스*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