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터득한 절대절명의 스타일링 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주 5일을 수영장에서 보내게 된 텍사스의 한 패셔니스타가 몸으로 터득한 절대절명의 스타일링 팁.::태닝,엘르,엣진,elle.co.kr:: | ::태닝,엘르,엣진,elle.co.kr::

여기는 텍사스. 서울 생활 30년, 뉴욕 생활 7년을 마치고 LA에서의 1년을 거쳐 여름이 계절의 반을 차지하는 텍사스에 정착했다. 벌써 2년째 수영장이 내 인생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삶을 살다보니, 수영복이 하이힐보다 더 강력한 쇼핑 아이템이 됐다. LA에서 살던 시절, 집이 곧 리조트인 이웃집들을 둘러보면, 밥 먹고 운동만 했을 것 같은 오빠들과 하나같이 의술의 강력한 힘을 느끼게 하는 언니들이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태양을(혹은 사교를) 즐겼다. 절대 보디로는 뒤질 수밖에 없지만 최소한 준비는 해야 한다. 한 달 전부터 수영복 헌팅을 시작했다. 매일 수영장에서 살게 되면 아시겠지만 한두 벌 가지고는 턱도 없다. LA에서 느낀 수영복 트렌드는 주로 밝은 컬러가 주를 이뤘고, 상하의가 같지 않아 패턴을 맞춘 비키니도 종종 눈에 띄었다. 뉴욕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레오나르드(Leonard) 원피스를 간편한 비치 웨어로 입는 것도 흥미로웠다. 태양 빛이 눈부시게 강렬할 땐 블랙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지역은 사람들의 취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곳에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스타일링을 한 사람이 있다면 다가와서 누구 옷이냐고 묻는건 흔한 일이다. LA에선 장 폴 고티에가 히트였다. 커나 자베트 (Kirna Zabete)에서 우연히 건진 아이템이었던, 살짝 무대의상 같기도 한 톱을 입은 날에는 정말 백이면 백 한마디씩 던진다. LA 언니들 취향인가 보다. 그러니까 텍사스에서는 제렌 포드(Geren Ford) 실버 원피스, 정말이지 내가 미는 아이템은 절대 아닌데 이곳에서는 언니들의 격한 사랑을 받는다. 참으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수영복 얘기로 돌아가서 LA에선 얼마나 많은 수영복들을 입어봤던가. 수영복을 입고 매장 한가운데로 나오는 것도 거침없어졌다. 다시금 느낀 건 피팅이 관건이라는 거다. 많은 옷을 입어봤던 것이 본인의 스타일에 큰 도움이 됐다는 변정수의 인터뷰 내용처럼 많이 입어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디자이너에 따라 다르고, 어떤 건 몸에 맞지도 않는다. 가슴선이 어디서 끝나고, 브래지어 톱의 끈이 어떻게 매이는지에 따라 윤곽이 달라 보인다. 비키니 하의의 허리 라인과 허벅지 커팅, 힙 라인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입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장윤주나 미란다 커와 싱크로율 100%의 보디라면 마다할 스타일이 없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입어보지 않아도 아는, 몇 가지 피해가도 좋을 스타일이 있다. 트렌디한 레트로 풍 투피스는 올라온 웨이스트 라인 때문에 허릿살을 강조할 위험이 있고, 얼핏 보면 날씬해 보일 것 같은 컷아웃형 수영복은 완벽한 허리 라인과 매끈한 복근을 가지지 않았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복부와 허리 지방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엉덩이 라인을 가려줄 것 같아 넘어가기 쉬운 보이 쇼츠 역시 자칫하면 허벅지를 강조하는 결과를 낳고 만다. 사이즈도 관건이다. 대부분 사이즈에 집착하지만 사이즈는 숫자일 뿐. 물론 디자이너에 따라 같은 사이즈라도 피팅이 전혀 다르다. 마르니의 38과 맥퀸의 38사이즈가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듯. 평소 엑스트라 스몰(xs), 38이라도 수영복만큼은 한 사이즈 큰 걸 입어본다. 가끔 상의보다 하나 더 큰 하의를 선택하기도 한다. 어떻게 맞게 입느냐에 따라 매끈한 허리 라인을 연출할 수도 있고 원치 않는 ‘층’이 생길 수도 있다. 수영복 준비 끝. 한 달이나 남았으니 수영복을 입기 위한 비키니 몸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영장에 붙어 있는 짐(Gym)에서 30분 정도 걸을 요량으로 트레드밀에 올라섰더니 땀으로 범벅이 된 언니들이 떼지어 트레드밀에 올라섰다 내려섰다를 반복한다. 부트 캠프 중이신 거다. 저렇게 45분을 격렬하게 뛰고 움직이는 언니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건 없지만 정말 저렇게들 열심인가 싶었다. 그리고 한 달 뒤 그녀들의 노력은 선베드에서 빛이 났다. 한 달 전에 준비해야 할 또 하나. 바로 태닝이다. 역설적이지만 실질적인 태닝을 하기 전 일주일에 한 번 인공 태닝을 해둔다. 피부에는 이것이든 저것이든 똑같이 좋지 않다. 그런데도 이런 준비를 그만둘 수가 없다. 수영장으로 향하기 이틀 전엔 비키니 왁싱과 페디큐어를 점검해야 한다. 자신의 수영복 스타일에 맞게, 무난한 비키니 왁싱이나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는 것은 필수다. 처음으로 비키니 왁싱을 하는 사람이라면 스트립을 작게 잘라서 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큰 스트립을 그대로 사용하면 피부에 가해지는 자극이 너무 강해서 고통이 크다는 게 스파 에스테티션의 설명이다. 이제 사전 준비는 마쳤다. 몇 가지 마무리 점검. 수영복과 함께 뭘 입을지 결정해야 하는 시간. 수영장으로 향할 땐 수영복을 입었을 때 허리에 선명한 자국이 남는 옷은 피한다. 로 웨이스트 라인 컷오프 데님 쇼츠나 카프탄, 비치 원피스나 롬퍼(Romper) 등이 좋겠다. 밀리 선 드레스나 제이 브랜드(J brand) 컷오프 데님 쇼츠에 티 by 알렉산더 왕의 탱크 톱을 입는다. 질트 닷 컴(gilt.com)에서 세일 가격에 구입한 헬렌 카민스키 모자와 레이밴 애비에이터 선글라스는 필수. 얼굴만큼은 태양을 피해야 한다. 태양에 섣불리 얼굴을 내밀지 말지어다. 이건 정말 실험해보지 말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명언이다.내일은 월요일.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나면 난 또 수영장으로 향할 것이다. 커다란 비치 타월을 챙겨 들고, 웨인(Wayne-최근 미국에서 뜨고 있는 베트남 보트 피플 출신 디자이너)의 홀터넥 원피스에 플립플랍을 신고, 한 시간의 여유를 즐기러 떠나는 거다. 그곳이 몰디브가 아닌 텍사스여도 강렬한 태양을 느낄 수 있다면, 잠시 떠나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