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와 함께한 '엘르' 화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때론 선명하게 튀어 오르고, 때론 투명하게 스며드는 ‘이하나’라는 고유색. | 이하나,이하나 화보,이하나 인터뷰,보이스,드라마

레드 니트 톱은 Fendi. 핑크 글리터 셔츠와 팬츠는 모두 Emporio Armani. 핑크 하이톱 스니커즈는 Converse. 오늘 촬영, 많이 어려웠나요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스타일이어서 낯설었던 건 사실이에요. 첫 컷이었던 핑크색 옷을 입고 거울을 보는데, 과연 이게 맞나 싶었죠. 변화가 필요하기도 하고, 조금씩 틀을 깨야 하는 것도 알겠는데 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곳에 나를 던져두는 건 여전히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게다가 오늘처럼, 연기가 아닌 패션으로 나를 표현해야 할 때는 더더욱(웃음). 누구나 익숙함을 탈피하는 건 쉽지 않죠. 그런 면에서 <보이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하나’의 모습을 완전히 비켜간 작품이에요 예를 들면 <보이스> 이전에는 저에게 제안이 들어오는 작품의 대부분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였어요. 밝고, 가볍고, 털털했죠. 데뷔작인 <연애시대> 이미지가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 한동안 개인적으로도 그런 작품의 결을 따랐던 것 같아요. 그러다 조금씩 생각이 전환되면서 작품의 템포를 늦추기 시작했죠. 여행도 다니고, 음악 작업도 하면서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때 <보이스>를 제안받았죠. 현재 시즌3가 방송 중인데 ‘강권주’를 연기한 후로 정적이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 제안이 많이 와요. 그때 알았죠, 내가 지향하는 캐릭터의 색깔이 어느 쪽인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제자리를 잘 찾아온 것 같아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작품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선택은 하지 않으려 해요. 어느 날 갑자기 밝은 성격의 캐릭터로 인사 드릴 수도 있어요. 사람이든 작품이든 선입견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으려 해요.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 시즌3는 스케일도 커졌지만 조금 자극적인 전개도 보여요. ‘강권주’ 캐릭터도 좀 더 입체적으로 변화했고 일단 이번 시즌은 컷 수가 많아요. 컷을 잘게 쪼개 촬영하다 보니 다른 드라마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것 같아요. 화면 전환도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고. 매회 에피소드가 주어지지만 이번엔 캐릭터의 서사까지 풀다 보니, 한 회를 놓치면 따라오기 쉽지 않은 면도 있죠. 제 캐릭터가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지는 건 아마 감독님의 디테일한 연출력 덕분인 것 같아요. 소리로 사건을 풀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카메라 렌즈도 다른 걸 사용하는 것 같아요.   화이트 실크 셔츠와 팬츠는 모두 Kimseoryong. 슈즈는 COS. 그린 재킷은 Kimseoryong. 화이트 톱은 Fred Perry. 화이트 샌들은 Michael Kors. 화이트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텍스트로만 쓰여진 부분을 실제로 들리는 것처럼 연기하는 어려움은 없나요 아무래도 무형을 유형으로 전달해야 하니까 집중력이 요구되기는 해요. 가장 힘든 건 체력적인 부분이에요. 특히 112 신고센터 장면은 한 번에 50신 정도 몰아서 촬영하다 보니 대사 맞추기도 어렵고, 어쩔 땐 서 있기도 힘들 만큼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기도 해요. 안 그러면 세팅을 다시 바꿔야 하니까 제가 집중해서 연기할 수밖에 없어요. 나중에 방송된 장면을 보면, 어느 순간엔 제 목소리가 작게 들릴 때도 있어요. 좀 더 균일한 톤을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런 면에서 아쉽죠. 결국 연기도 체력 싸움인 것 같아요. 이제 반환점을 돈 것 같은데, 버틸 수 있겠어요(웃음) 2월 말인가 3월 초에 촬영 들어갔으니까 좀 일찍 시작한 편이에요. 원래 반은 사전제작 시스템이었는데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디테일을 살리다 보니 꽉 채워서 종영할 것 같아요. 그래도 시청자 입장에서 완성도 높다는 의견이 나오니까 뿌듯한 부분은 있죠. 체력적인 부분은 제가 더 노력해야 하고요. 체력을 다지기 위해서 특별히 즐기는 운동이 있나요? 예전에 배웠다던 복싱은 아직도 진행형인가요 시즌2 촬영 시작 전에 감독님이 체력을 보강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처음엔 액션 스쿨에 다녔는데 집에서 거리가 있다 보니, 게으름을 피우게 되더라고요. 단순히 집 근처에 복싱장이 있다는 이유로 취향과는 상관없이(웃음), 복싱을 시작했죠. 막상 복싱이라는 운동을 하고 보니 생각보다 엄청난 체력이 소비되더라고요. 근력은 나아지는 것 같은데, 체중이 너무 줄어들어 드라마 하는 동안에는 멈췄어요. 아쉽게도 제가 다니던 복싱장이 문을 닫아서 지금은 근처 헬스장에 가서 혼자 연습하거나 가끔 집에서 몸 풀 때 활용하는 정도? 다행인 건, 복싱을 기점으로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거예요. 그 때부터 시작한 스트레칭이 1년 넘게 몸에 배었으니까요. 결국 운동도 습관이더라고요.   화이트 톱은 Emporio Armani. 옐로 롱 셔츠는 Maison Margiela. 블랙 조거 팬츠는 Juun. J. 화이트 톱은 Emporio Armani. 스트라이프 로브는 Kimseoryong. 브라운 팬츠와 톱은 모두 COS.   의외네요. 왠지 드라이브 같은 거 좋아할 것 같았거든요. 음악 들으면서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몸 쓰는 거 좋아해요(웃음). 오빠가 있어서 어릴 때부터 고무줄보다 발야구를 더 자주했죠. 그리고 복싱을 해보니까 땀 빼는 순간, 단순해지는 게 좋더라고요. 제가 생각이 많은 편이라 드라이브처럼 정적인 건 피하는 편이에요. 운전하면서 딴 생각 하면 안 되니까요. 몸을 움직여서 땀을 흠뻑 빼고 나면, 정신도 가벼워지고 스트레스도 풀어지고 여러 가지로 도움이 돼요. 러닝도 자주 하고. 아, 러닝할 때 신나는 음악을 많이 들어요. 그래야 리듬 있게 파워가 실리니까. 덕분에 최신 아이돌 노래는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이하나’를 이야기할 때 음악은 연기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죠 습관이자 생활이죠. 연기는 마음먹고, 준비 단계가 필요한 부분이라면 음악은 일상의 저를 감싸는 공기 같은 거예요. 앨범을 내거나 녹음하는 것 같은 결과물의 유무와 상관없이 늘 진행형이죠. 스무 살 초반부터 음악 작업을 시작했고, 음악은 제게 언제나 열려 있어요. 스트레스를 내려두고 싶을 때 건반 앞에 자주 앉아요. 작업 중인 곡들 수정하고, 멜로디를 연결하다 보면 한결 편안해지거든요. 아, 항상 마지막에 작사 부분이 제 발목을 잡죠(웃음). 특별한 공식 없이 감성으로 채워야 하는 부분이라 노랫말을 적어 내려갈 때는 완성이 더딘 편이에요. 고치고 또 고쳐도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더라고요.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 아니에요(웃음)? 어떤 상황에 놓이면 불안한가요 아무래도 감성으로 움직이는 일을 하다 보니 그 부분이 무뎌지거나 고갈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요. 체력을 많이 쓰다 보면 감성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때가 가장 힘들죠. 감성이라는 게 수조에 물 붓듯이 눈에 보이는 질량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니까요. 차라리 시간이나 노력을 들여 얻을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웃음).   화이트 더블 수트는 Kimseoryong. 블랙 힐은 Recto. 재능과 욕심이 많은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작품 수가 많지 않았어요 벌써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그 시간만큼 작품으로 보여드린 게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때는 좀 버거웠어요. 의도적으로 공백기를 가지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그냥 힘이 들었어요. 영화와 드라마, 음악 프로그램 MC까지 제 능력 이상의 것들을 같은 시기에 몰아 하면서 옮겨 다니는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완성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 이후로 스스로 템포를 조절하는 방법이나 나를 쉬게 해주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중이에요. 20대와 지금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40대의 이하나는 차이점이 있을까요 20대 때는 확실히 뭘 몰랐어요. 겁도 많았고. 동그라미를 벗어나 조금 과감했어도 됐는데,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어려웠나 몰라요. 지금은 그래도 20대 때보다 경험치도 늘고, 세상도 조금 알아가면서 그때보다 똑똑해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아직 40대는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머리로 예습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비워두고 싶어요. 단, 어느 쪽으로든 후회는 덜하면서 맞고 싶어요. 지금의 이하나로 돌아와서, 만족하나요? 자신의 현재에? 만족할 수 있을까요(웃음)? 솔직히 말해 지금 자신감이 좀 떨어져 있는 시기예요. 어떤 부분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뭘 놓치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맞아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오늘 촬영이 어려웠던 당신에게, 가장 쉽고 빠른 자기처방을 내린다면 집에 가서 스트레칭 두 세트를 하고 잘 거예요. 그리고 잊어버려야죠(웃음). 오늘 촬영은 조금 어려웠지만 새로워지기 위한 한 발짝이었다고 생각하니 결과적으로 재미있었어요. 참고로 스트레칭은 촬영 전날 제 컨디션을 위한 자가처방이에요. 잠들기 전에 스트레칭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다음 날 촬영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체력이 중요한 강권주 팀장에게 꼭 필요한 20분이랍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