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칸에서부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 '기생충'이 제72회 칸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 한국 영화사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과 칸 영화제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으로 돌아간다. 2006년 영화 '괴물'과 함께 감독 주간에 초청된 것. 이후 2008년, 2009년에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각각 '도쿄!', '마더'를 선보였으며 2017년 경쟁 부문에 '옥자' 그리고 2019년 경쟁 부문에 '기생충'까지. 총 5편의 작품으로 칸 영화제를 찾았고 이번 황금종려상 수상을 통해 봉준호 감독의 저력을 인정받았다. 그야말로 한국 문화계의 새로운 역사를 쓴 셈. 이번 수상이 갖는 3가지 의미를 짚어봤다.   #1 한국 영화사 100주년의 큰 선물  칸 영화제 프리미어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festivaldecannes 2019년은 한국 영화사의 의미 있는 해다. 1919년 10월 27일 개봉한 감독 김도산의 '의리적 구토'를 시작으로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의 수상이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다. 100년이란 시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해온 영화계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번 '기생충'의 황금종려상은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후 가장 큰 성과이며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후 9년 만이다. 그야말로 100주년을 맞은 한국 영화사의 큰 선물 같은 소식인 것!   #2 '메이드 인 코리아' 영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 해외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입니다" 칸에 도착해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이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하다고 언급했다. '기생충'의 줄거리를 함께 살펴보자.    '전원 백수로 살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해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상징하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봉준호 감독만의 고유한 시선(사회 비판과 블랙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으로 풀어냈음을 엿볼 수 있다. SF영화인 '괴물'을 시작으로 이후 '설국열차'와 '옥자'를 통해 해외를 무대로 제작하고 월드와이드 행보를 선보였던 봉준호 감독. 과거의 한 인터뷰를 통해 "'기생충'은 '마더'(2009)와 비슷한 아담한 사이즈이고, 한국 회사, 또 한국 스태프들, 한국어 대사로 작업할 거예요. 조용히 찍고 싶습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즉 이번 영화는 한국 감독과 그의 순수 창작 이야기로, 한국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더없이 뜻깊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3 더없이 쟁쟁했던 칸 영화제  칸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에서 3.5점(4점 만점)을 받아 최고 평점을 기록한 기생충(Parasite) 이번 칸 영화제엔 더없이 쟁쟁한 작품들이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미친 연기력으로 화제가 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와 역대 1회에 불과한 여성 감독 수상의 이력으로 견주어 여성 감독 셀린 시아마의 걸작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디이 온 파이어'도 황금종려상의 유력 후보였다. 그뿐만 아니다. 이미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장피에르 & 뤼크 다르덴 형제의 신작 '영 아메드', 쿠엔틴 타란티노가 메가폰을 잡고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가 출연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역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의 화제작이었다. 즉 소위 말하는 '빈집털이'가 아니라 거장들의 화려한 라인업 사이에서 '기생충'이 최고상을 받은 것!    한편, 일각에서는 2018년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이 일본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었기 때문에 2년 연속 아시아 영화, 가족 이야기에 수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존재했다고. 또 '기생충'이 공개된 이후 각종 영화 전문지에서 평점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평론가 평점 1위를 한 영화는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다는 일종의 징크스를 깬 수상이기도 하다. 시상이 끝난 후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기자 회견을 통해 '기생충'은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영화라고 평하며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 모든 조건을 뒤로하고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그야말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기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이에 봉준호의 팬들은 그의 성인 Bong과 황금종려상(Palme d'Or)을 합쳐 'BONG D'OR'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그의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기생충'의 미국 배급사인 'NEON' 역시 이를 소개했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란 찬사가 아깝지 않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오는 5월 30일 베일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