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T가 체인 형태로 교차된 옐로와 로즈골드 소재의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건축적인 디자인의 티파니 T 트루 내로 브레이슬렛, 옐로골드 티파니 T 와이어 후프 이어링은 모두 Tiffany & Co. 랩 스타일의 니트 카디건은 Ports 1961. 대담한 디자인의 티파니 하드웨어 링크 이어링, 왼손에 착용한 화이트골드 티파니 하드웨어 볼 바이패스 브레이슬렛, 오른손에 착용한 분리 가능한 볼과 록 장식이 특징인 티파니 하드웨어 랩 브레이슬렛과 티파니 하드웨어 볼 링은 모두 Tiffany & Co. 니트는 Eudon Choi. 팬츠는 EEnk.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엘르>와의 두 번째 커버 촬영이 런던에서 막 끝났어요. 그간의 화보 인터뷰로 추측해 보면 영국뿐 아니라 2019년 초에는 베를린에 있었고 <미스터 션샤인> 종방 후에는 뉴욕에도 다녀온 것 같더군요 해외에 가면 가능한 한 길게 머무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래 봤자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요. 짧게 있으면 아쉽기도 하고 비행기값이 너무 아깝잖아요(웃음).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에 쫓겨 힘들게 돌아다니기보다 하루에 하나를 하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쓰면서 집중해서 즐기는 걸 선호해요.   여행하거나 촬영으로 해외를 방문하면 주로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공연은 꼭 보려고 노력해요. 굳이 연극이나 뮤지컬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공연이든 가리지 않아요. 최근 발레 <프랑켄슈타인>을 보았는데 충격적일 만큼 좋았어요. 발레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무대 장치나 현장에서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음악 모두 근사했어요.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연기가 압도적이었어요. 대사가 전혀 없는데도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요. 특히 인터미션 전에는 가장 강렬한 장면을 보여주잖아요. 매번 조명이 탁 켜질 때마다 저도 모르게 말 그대로 입이 떡 벌어지더라고요.   다른 문화와 사람 속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사실 어릴 때는 해외에 나가본 적 없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외국에서 시간을 보낼 기회가 생겼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어렸을 때 이런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최근에 ‘갭 이어’라고, 영국이나 독일 등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자신이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1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여행을 가든지, 일을 하든지 혹은 그냥 놀든지,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하는 거죠. 그런 이야기를 듣는데 참 생경한 제도다 싶으면서도 이상한 감정이 들었어요. 대한민국의 나를 포함한 또래의 사람들과 나보다 어린,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학생을 생각하니 좀 슬펐어요. 그들에게도 시간이나 타인에게 쫓기지 않고 내 속을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앞으로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배우 김태리 역시 보편적으로 정해진 길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그 길을 따라가는 사람 아닌가요 음…. 제가 총명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라 환경 탓이 컸어요. 물론 저보다 더 안 좋은 상황도 많겠지만, 좋은 교육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 내리는 것이 쉬웠어요. 혜택이 많은 환경이었다면 ‘이걸 포기하고 저거를 해?’ 같은 아쉬움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전혀 없어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당연했어요.   몇몇 인터뷰에서 일할 때의 괴로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 적 있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나요 잘하고 싶은 데서 오는 괴로움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되니까. 연기는 경험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 큰데, 정작 내 경험치는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 비해 너무 작은 거예요. 당연히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어요.   길게 떨어지는 티파니 T 와이어 바 이어링, 레이어드한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서로 다른 디자인을 조화롭게 레이어드한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과 티파니 T 트루 내로 브레이슬렛은 모두 Tiffany & Co. 핑크 모헤어 스웨터는 N°21. 섬세한 디자인의 티파니 페이퍼플라워 다이아몬드 플라워 스터드 이어링, 모던한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나비 모양의 리턴 투 티파니 러브 버그 버터플라이 링, 로즈 쿼츠를 세팅한 팔로마 슈가 스택 링은 모두 Tiffany & Co. 오버사이즈 더블 재킷은 Low Classic. 볼 장식의 티파니 하드웨어 비드 후크 이어링, 빈티지 열쇠를 연상시키는 티파니 페탈 키 펜던트, 화이트골드 티파니 T 투 링,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은 모두 Tiffany & Co. 니트 톱은 J. Chung. 체크 패턴의 팬츠는 See by Chloé. 옐로골드 티파니 T 와이어 후프 이어링, 세련된 디자인의 티파니 T 투 오픈 버티컬 바 펜던트, 레이어드한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티파니 T 트루 내로 브레이슬렛 링은 모두 Tiffany & Co. 재킷과 트라우저는 모두 Moon Choi. 정답이 없는 종류의 일을 하다 보면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때로는 괴롭지 않으면 만족할 만한, 그나마 답에 근접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괴롭기도 하죠 맞아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매번 겪어왔기 때문에 이 일은 괴로워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나는 평생 괴로워야 하나?’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지만 정말 계속 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처럼 휴식기를 가지면 현장이 그립지 않나요 공연을 볼 때 그래요. 객석에 앉아 있으면 무대 위의 배우가 정말 즐기고 있는 게 느껴지거든요. 그럴 때마다 같이 즐거우면서도 질투가 나요. 좋은 글을 읽으면 에디터님도 ‘나도 저런 글을 쓰고 싶다’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영감을 받기도 하고 ‘난 저렇게는 절대 못 하겠다’ 싶은 열등감에 좌절하기도 하죠 저도 똑같아요(웃음).   배우 김태리를 표현하는 몇 가지 형용사들이 있어요. ‘대담한’ ‘의연한’ ‘단단한’ ‘건강한’ 등등. 이런 수식어에 동의하나요 듣기 좋고 감사한 칭찬이지만 실은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인터뷰하면서 느낀 인간 김태리는 최대한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터뷰가 어려워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도 없고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항상 내 자신으로 있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하거든요.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진짜를 원하지 않잖아요.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에 솔직하고 싶은데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방향을 돌리거나 포장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때마다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 게 참 괴로워요. 그래도 최대한 진짜를 말하려고 노력하는 건 맞아요. 사실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할지라도 내 자신이 너무 부정적으로 비춰지지 않는 선에서, 나를 너무 낮추지 않는 선에서, 다른 사람들이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한 제대로 말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인지 그간의 인터뷰 영상을 살펴보면 신중하지만 분명하게 말하려는 노력이 표정이나 말투에서 드러나더군요 하지만 항상 실패하죠. 그때의 자괴감이란(웃음)!     한 인터뷰에서는 스스로를 “나와 너를 아주 단단한 벽으로 나누는 사람. 그래야 마음이 편한 사람”임을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어요. 그처럼 배우 김태리 그리고 인간 김태리에겐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있어요 요즘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제가 굉장히 밝은 사람으로 보이는 줄 알았어요. 실제의 나는 그렇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모습을 잘 내비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 저를 잘 모르겠다는 말을 좀 들었어요. 충격이었죠. 물론 대중의 저에 대한 인식은 당연히 진짜 내 모습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미디어를 통해 나를 보고 읽는 거지, 저와 직접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현실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니까 놀라웠어요.   친구나 정말 가까운 지인도 그런 말을 하던가요 아니요. 전 친구가 별로 없어요(웃음). 지금까지 남아 있는 친구들은 진짜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 저에 대해 이런저런 판단 같은 건 하지 않죠. 지금처럼 단발적으로 만나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예전에는 잘 웃지 않는다거나 속을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아니야!” 하고 부정하고 반박했는데 지금은 ‘아, 정말 다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실제의 내가 ‘내가 생각하는 나’인지 ‘타인이 생각하는 나’인지 알 수 없는 것이고 그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느낀 것이 진짜니까요. 아마 ‘두 가지 나’ 사이의 갭은 평생 좁힐 수 없을 것 같아요.   평소에 그런 철학적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가 봐요 아니에요. 요즘 들어 하는 생각이고, 사실 평소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요(웃음).   티파니 T 와이어 후프 이어링, 티파니 T 투 오픈 버티컬 바 펜던트, 레이어드한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티파니 T 트루 내로 브레이슬렛 링은 모두 Tiffany & Co. 니트 카디건과 체크 팬츠는 모두 Ports1961. 영문 T를 웃는 입 모양으로 형상화한 티파니 T 스마일 펜던트, 왼손에 착용한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 오른손에 레이어드해 착용한 라운드 형태의 티파니 T 투 힌지드 브레이슬렛과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 옐로와 로즈골드 소재의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은 모두 Tiffany & Co. 재킷은 Chloé. 팬츠는 Juun. J. 화이트 톱과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별에서 모티프를 얻은 다이아몬드 세팅의 티파니 빅토리아 믹스드 클러스터 드롭 이어링, 영문 T를 그래픽적으로 표현한 티파니 T 스마일 펜던트, 레이어드한 화이트골드와 로즈골드 소재의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과 티파니 T 트루 내로 브레이슬렛은 모두 Tiffany & Co. 블랙 미니드레스는 Celine by Hedi Slimane. 이제껏 연기한 인물에서 인간 김태리의 면면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이를테면 <1987>의 쾌활하고 명랑한 대학생의 모습, <리틀 포레스트>에서의 왕따를 당해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 비범함 같은 거요. 개인적으로는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이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해 봤어요  맞아요(웃음)! <아가씨>의 숙희도 좀 비슷한 것 같고요.   캐릭터를 구상할 때 본인의 모습을 많이 투영하는 편인가요 아직 어리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연기에 대해 말하는 게 무척 민망하지만 그래도 이야기해 본다면, 제 생각에 배우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인물을 자신화하는 배우와 ‘나’를 아예 지워버리고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는 배우. 저는 전자예요. 연극할 때 한 선배님이 “너는 모든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 너에게 없는 건 없어. 네 보물상자 안을 하나씩 찾아보면 다 있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늘 내 경험, 내 안에서 인물들을 찾아왔는데 <1987>의 ‘연희’와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을 연기할 때 한계에 부딪혔어요. 보물상자를 아무리 뒤져도, 서랍을 다 열어보고 구석구석 샅샅이 살폈는데도 나에게 없는 게 있더라고요.   그게 어떤 모습이었나요 그건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정말 크게 좌절했죠.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왜 이걸 이해하지 못할까, 왜 이런 부분을 갖추지 못했을까…. 자책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미스터 션샤인>의 경우엔 촬영 기간이 길었잖아요. 계속 싸우고 힘들어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을 버려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내가 스스로에게, 나라는 사람이 옳다는 생각에 너무 갇혀 있어 헤매는 건 아닐까 싶더군요. 그래서 ‘김태리’를 버리고 ‘고애신’이라는 사람 자체로 접근해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흠….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이 말로 설명되는 종류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계속 이렇게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작품을 선택하는 데 당시의 상황이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기준이 있나요 딱히 구체적으로 바라는 건 없어요. 좋은 감독님과 좋은 대본, 좋은 캐릭터를 좋은 타이밍에 만나면 더할 나위 없죠. 추상적인 얘기지만 사실이 그래요.    요즘 일어나는 일 중 가장 흥미로운 것 하나만 말해준다면요 BTS 팬이 되어가는 나 자신? ‘덕질’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이 좋아요. BTS 영상들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 보면 가끔 검은 화면에 내 얼굴이 비칠 때가 있잖아요. 나도 모르게 내가 너무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예요(웃음). 사실 성인이 된 이후의 첫 ‘덕질’인데, 무언가에 막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참 좋은 것 같아요.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나요 고양이들을 볼 거예요. 고양이들과 놀고 영화관에도 가고 운전도 하고 싶네요.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티파니 T 스마일 펜던트, 라운드 형태의 티파니 T 투 힌지드 브레이슬렛과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 레이어드한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 티파니 T 스마일 이어링은 모두 Tiffany & Co. 네이비 재킷은 Chloé. 팬츠는 Juun. J. 화이트 톱과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