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 버린 것과 되찾은 것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뷰티인사이드>를 끝내고. 예술적 감성으로 가득한 홍콩에서 이민기를 만났다::이민기, 뷰티인사이드, 배우, 스타, 화보, 엘르, elle.co.kr:: | 이민기,뷰티인사이드,배우,스타,화보

블루 컬러의 오픈 워크 다이얼을 통해 보이는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인상적인 옥토 피니씨모 스켈레톤 워치. 2.35mm의 초박형 무브먼트를 탑재한 티타늄 케이스와 블루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어우러져 도시적인 이미지를 구현한다. Bulgari. 화이트 셔츠는 Berluti.일러스트 패턴의 반팔 셔츠, 고어텍스 트랙 팬츠, 스포츠 삭스는 모두 Off-White™. 레이어드한 긴팔 티셔츠는 Represent by Beaker. 스니커즈는 Wooyoungmi.<뷰티 인사이드>를 끝낸 후 첫 인터뷰예요 이 인터뷰가 드라마 끝나고 처음으로 작품을 돌아보는 셈이 될 뻔했는데, 그저께 DVD 코멘터리하려고 모였어요. 영상도 다시 보고, 같이 했던 친구들도 보고. 그 모임이 드라마 종영 후 공식적인 첫 스케줄이었어요. 영화는 다 찍고 한참 지나서 개봉하고 또 한참 있다가 DVD가 나오는 반면 드라마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니까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는 편이에요.<뷰티 인사이드>에서 맡은 서도재 역은 시청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실장님’으로 보일 만한 캐릭터였어요 그 실장님이라는 단어가 능력 있고 잘났고 배경 좋고 싸가지 없고… 그런 느낌이잖아요. 전형적인 캐릭터라서 누구랑 비교될까, 뻔할까, 재미없을까, 그런 부분에선 오히려 괜찮았어요. 내가 어떻게 배역에 맞춰 들어갈까 하는 고민을 더 많이 했죠.  필모그래피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가 유독 많았어요. 선택할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어요 아, 이제 로코도 몇 년 남지 않았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빨리 해야 된다(웃음)? 그런 건 아니었고요. 지나 보니 그런 장르를 택했을 때 결과적으로 잘된 건 사실이고, 그걸 제가 좀 깨달아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에 <뷰티 인사이드>를 하면서 ‘나는 좀 부드러운 이미지가 잘 맞는가 보다’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니까.배우 자신의 성격이나 살아온 인생과 교집합이 있는 거겠죠 그런가 봐요. 분명히 왔다 갔다 할 거고, 다른 역할도 하겠지만요. 그래서 반대로 다른 노력도 해야겠다 싶어요. 계속 비슷한 역할만 하면 저도 아마 지쳐서 못할 것 같고, 보는 분들도 질릴 수 있잖아요. 연기자로서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3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내가 나이에 걸맞은 말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식하지 않으면 나이 든 걸 잘 모르잖아요. 특히 주위 시선들을요. 이젠 30대인데 아직도 나 자신은 20대의 말과 생각에 멈춰 있는 것 같아서 쓰는 단어나 표현 또는 방식들을 2년 정도 꽤 고민했던 것 같아요. 올해 들어 생각한 건, 괜히 고민했다(웃음). 자연스레 해결되는 건데 지레 겁을 먹고 너무 학습하려고 한 건 아닐까, 후회했죠.군대를 다녀왔을 때 흐름이 끊기는 것 같진 않던가요 제가 한 가지 느끼는 건 좀 무던해졌다? 그 전을 돌이켜보면 더 충동적이기도 했고 열정적이기도 했으니까요. 처음엔 열정이 식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앗, 내가 벌써 삶에 대한 열정이 이렇게… 그렇게 살 만한 상황도 아직 아닌데 왜 이렇게 열심히 안 하지? 그런 생각요. 지나고 보니 나한테 무던해진 것이더라고요. 그 전에는 내가 나를 사랑한 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그게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되게 사랑했던 거였어요. 날 막 채찍질해서 부족한 걸 채워서라도 날 아끼려고. 세상 모든 여자들의 밸런타인데이 로망, 아이코닉한 크림 박스 패키지는 Jo Malone London. 화이트 셔츠는 Ports V. 오렌지 컬러 터틀넥 스웨터는 Lexx Finger Marche.52개의 각으로 부드럽게 다듬어진 옥토 케이스와 스틸 브레이슬렛이 어우러진 옥토 로마 워치는 Bulgari. 컬러 블록 셔츠는 Golden Goose Deluxe Brand.샌드 컬러의 트러커 재킷과 내추럴 워시트 데님은 모두 Club Monaco. 스니커즈는 Converse.예전에 <엘르>와 인터뷰했던 기사를 보니까, 부담감과 조급함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더라고요 시간이 아까운 건 지금도 똑같아요. 열심히 살았건 그렇지 않았건 지나고 나면 결국 ‘지난달에 뭐했더라?’ 이래요. 결국 잡을 수 없는 건 시간이 아니라 내 마음인데. 취미가 별로 없지만 책 읽는 걸 좋아하거든요. 책이 좋아서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아까워서 책을 읽고 있더라고요. 이젠 시간을 어떻게 쓰기보다는 그 시간에 뭔가를 느끼고 싶어요.생각이 많은 사람이네요. 인스타그램도 소속사가 운영하는 계정만 있으니까. 사람 자체가 궁금할 땐 알 수가 없었어요 20대 때 일찍 일을 시작했고, 그 환경에 취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인지, 만들어진 사람인지 헷갈렸어요. 제가 만약 인스타그램을 한다고 치면, 어떤 사진을 찍건 글을 쓰건 타인을 의식하지 않아야 하는데 저보다는 보는 사람들의 기호나 시선에 맞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이런 얘길 해야 좋은 거지, 맞는 거지 그런 식으로 따지다 보면 보이는 나를 더 의식하게 되고, 거기에 나를 더 가둬버릴까 봐서요. 배우는 작품으로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게 사실 제일 마음이 편한 게, 작품이나 캐릭터를 걷어내면 제가 너무 어색해서 그래요. 어떤 분들은 일적인 자아를 아예 딱 만들어놓기도 한다는데, 전 그게 잘되는 타입이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 예능할 때 너무 힘들어서(웃음). 하나만 단단한 기둥을 찾으면 쉽게 드러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확신이 없으니까 지금은 못 드러내는 거죠. 20대 얘길 하면 모델 이민기가 자동 소환돼요. 그때가 좋은 시절이었나요 좋았죠. 자유롭고. 모든 20대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를 표현하는 데 대해 검열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떤 메이크업이나 옷도 한정 짓지 않았고요. 좀 뻔뻔하기도 했죠. 몸도 아마 변했을 거예요. 지금도 마른 편이지만 그땐 더 많이 마른 몸이었거든요. 그 몸을 제가 편해 했나 봐요. 그 당시엔 인터뷰에서 누가 운동법을 물으면 “자연스러운 게 좋다.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나” 그랬어요. 지금은 특별한 일 없으면 운동을 거의 매일 하거든요. 옛날의 그 몸이 이미 아닌 거죠. 이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제일 좋은 건 계속 써보는 건데 화보를 가끔 찍으니까 적응이 안 돼요. 그거 있잖아요. 내가 어색해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나를 어색하게 보는 건 아닐까 하면서 더 어색해지고.수많은 20대가 다 원해도 아무나 가질 수 없던 아주 특별한 ‘쿨’함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더 나이 들어도 아마 사람들이 계속 얘기할 것 같아요 나쁘지 않아요. 저도 그때의 제가 되게 그리워요.어떤 사람은 내가 이만큼 이뤘는데 왜 자꾸 그때 얘기를 하냐 그러기도 해요 아니에요. 지금 좋은 게 있고, 그때 좋은 게 따로 있거든요. 지금 좋은 걸 그때 하라고 했으면 좋은지도 몰랐을 거예요.디지털 플라워 프린트 셔츠와 치노 팬츠는 모두 Club Monaco.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 7종을 조합한 향이 현대적인 로맨스를 상징하는 레드 로즈 코롱은 Jo Malone London. 오버사이즈 칼라와 러플이 특징인 셔츠는 Wooyoungmi.비대칭 칼라의 블레이저와 와이드 턴업 헴라인의 트라우저는 모두 Wooyoungmi. 청키 플랫폼 솔 스니커즈는 Jimmy Choo.화보, 드라마, 영화에서 다 달라 보이는 편이에요 역할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제가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자 노력하는 부분인데, 역할을 준비하는 동안 최대한 그 캐릭터처럼 지내자는 게 저의 연기 방식이에요. 그렇게 지내다 보면 좀 변해요. 눈빛 같은 게.몸을 쓰는 방식도 역할 따라 다른가요 대부분 배우가 비슷하겠지만 체중 조절을 하는 편이에요. <뷰티 인사이드>의 서도재는 벽을 치고 살긴 해도 날이 서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체중을 72kg으로 만들어서 시작했어요. 한 5kg 살을 찌울 때 배만 키우는 건 차라리 쉬운데, 전체적으로 만드는 건 힘들었어요. 끝날 때는 물론 훌쩍 빠졌지만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주로 캐릭터를 보나요 결국 취향 싸움이잖아요. 내가 재미없는 것 같아도 누군가는 택하는 거예요. 한 편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물론 장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이전 작품보다 나은 작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훌륭하고 대단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나한테 나은 거요. 사람을 만나고 깊게 사귀는 게 점점 어렵다 보니 작품 속 역할을 통해 배우는 게 많아져요. 캐릭터랑 나랑 같이 고민하니까요. 나보다 나은 사람이 들어 있는 작품을 만나면 ‘나라면 이런 말 못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도 하면서 조금씩 성숙해 가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으로 보자면 작가의 필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겠어요 상대적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그 대사에서 아무런 느낌이 없는데 저 혼자 느낄 때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내가 지금 그런 시기니까 더 공감하는 거죠.오늘이 2018년 마지막 날이에요. 올해의 선택은 어땠고, 내년의 선택은 어떨까요 2018년은 잘 모르겠어요. 너무 무던해지는 나에게 집중했던 것 같아서요. 미니멀리즘에 좀 빠져 있거든요. 옛날에는 수집욕 같은 게 있었어요. 책도 모으고, 옷이나 신발도 쫙 정리해 두고요. 미니멀리즘이란 게, 다 갖다 버리는 게 아니잖아요. 얘 하나만 남으면 얘한테 애정이 생겨야 되는데, 그런 느낌은 아니더라고요. 새해에는 대상이 무엇이든 좀 더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러면 사람이 좀 뜨거워지잖아요. 그걸 느끼고 싶어요. 뭐가 그렇게 불편한지, 겁이 나는지 자꾸 뭘 주지 않으려고 한 것 같아서요.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쉬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설마 집에 진짜 아무것도 없나요 그렇게 말한 것에 비해서는… 있을 건 다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