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토, 뜨거운 여름 속으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1980년대 소련. 시대에 대한 저항을 노래하며 젊은이에게 위로를 건넨 가수가 있었다::레토,빅토르최,키노,영화,유태오,소련,엘르,elle.co.kr:: | 레토,빅토르최,키노,영화,유태오

자유를 향한 염원이 들끓었던 1980년대 소련. 시대에 대한 저항을 노래하며 젊은이에게 위로의 손길을 건넨 가수가 있었다. 러시아 록 선구자로 불리는 빅토르 최. 카자흐스탄 출신의 고려인 2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빅토르 최는 옛 소련의 압제적 분위기에 온몸으로 저항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영화 <레토>(Leto·여름)는 그가 그룹 ‘키노’를 결성하고 첫 앨범을 발매하기까지의 모습을 담는다. 눈길을 끄는 건 기발한 형식미다. 시대의 암울함을 담은 흑백 화면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강력한 스케치이기도 하다. 우중충하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MTV 뮤직비디오풍의 화면과 애니메이션, 컬러플한 형상이 끼어들어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전한다. 그러니까 <레토>는 흑백 시대가 막을 수 없었던 컬러플한 젊은 에너지에 대한 은유요, 리듬으로 시대 변화를 써내려간 악보인 셈이다. 체제 억압에 도전하는 예술가를 추적한 <레토>는 비상하게도 이 영화를 만든 예술가와 꽤 닮았다. 영화 촬영 도중 감독이 횡령 의혹으로 자택에 강제 구금됐는데, 현지에선 체제 비판적 작품을 만들어온 감독에 대한 정부의 탄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5월 칸영화제에 초청됐던 <레토>는 국내 언론에 자주 거론된 영화다. 그 중심에 2000:1의 경쟁을 뚫고 빅토르 최에 캐스팅된 재독 교표 2세 유태오가 있다. 해외에서 먼저 검증받은 후 국내에서 주목도를 끌어올린 희귀한 경우다. <레토>와 함께 연기 인생의 뜨거운 ‘여름’을 맞은 15년 차 배우 유태오를 기억해 두시길. 1월 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