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다애, 이지희, 하예진, 이혜인, 김수정.
'2018년 1월 리뉴얼한 젠틀몬스터 신사 플래그십스토어 3층 전경
젠틀 몬스터의 공간 팀은 모두 40명이 넘는다. 너무 많은가? 브랜드의 공식 인스타그램(@gentlemonster) 피드를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홍콩 플래그십 스토어, 상하이 매장의 스페이스 프로젝트, 뉴욕과 LA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젠틀 몬스터라는 브랜드의 힘만큼 공간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확장 중이다. 근사한 사실은 총괄팀장인 하예진을 비롯해 공간기획팀 팀장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거다. 오브제와 설치미술 작업을 담당하던 비주얼 팀과 건축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팀원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룬 것은 지난여름의 일이다. 한 팀이 된 이들이 말 그대로 대륙을 넘나들며 벌이는 프로젝트에는 정해진 매뉴얼이나 키워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은 팀원 모두가 느끼는 팀의 장점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가치는 분명히 있다. ‘판타지’를 선사할 것 그리고 ‘젠틀 몬스터스럽다’는 관념을 깰 것. “되게 재수 없게 들릴 수 있는 말인데(웃음), 저희끼리 젠틀 몬스터의 적은 젠틀 몬스터라고 해요. 새롭게 기획하고 시도해도 젠틀 몬스터 공간이라면 사람들이 이미 기대하는 게 있잖아요. 어떤 자극을 주고 어떻게 신선한 것을 해볼까가 항상 고민이죠.” 하예진 팀장의 말이다. 이다애, 이혜인, 김수정 세 명의 팀장이 머리를 맞대고 ‘흰 까마귀’를 주제로 리뉴얼한 신사 플래그십 스토어의 아이디어 역시 처음에는 ‘논’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됐다. 사람들의 피드백은 팀원에게 꽤 중요하다. 어디에서 가져온 것인지, 어떤 소재인지 재료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도 많다. ‘예전 쇼룸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꽤 흐뭇한 반응이다. 서로에게 잘 어울리는 선글라스를 기꺼이 골라주고, 의자와 소품을 나르는 등 몸 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다섯 여자는 앞으로도 당분간 꽤 바쁠 예정이다. 신사 플래그십 스토어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매장이 될 홍대 매장이 공사 중이고, 여름이 가기 전 런던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번 더 깜짝 놀랄 준비를 하고 기다리면 된다.
젠틀몬스터의 다섯 명이 생각하는 ‘창의력’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
이다애 낭만. 낭만적으로 살자는 주의다. 이상주의자로서 흐르는 대로 살다 보면 새로운 게 탄생하지 않을까.
이지희 뜬금포. 뜬금없는 말, 뜬금없는 표현이야 말로 어릴 때부터 해온 동화적인 상상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하예진 재미.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나오게 하는 건 바로 재미다.
이혜인 계속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수다. 신사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 작업하며 느꼈다. 너무 멋없나(웃음).
김수정 망상. 하나의 주제가 던져졌을 때 자유롭게 그 주제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