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AUDREY HEPBURN  시대를 초월하는 패션 아이콘, 오드리 헵번. 그녀는 벨기에에서 태어났지만 네덜란드 출신인 엄마를 따라 암스테르담에서 성장했다. 그곳에서 헵번은 네덜란드 발레 역사를 쓴 안무가이자 댄스 디렉터인 소니아 가스켈에게 다섯 살 때부터 교습을 받았다. 키가 커서 발레리나의 꿈은 접었지만 그때 배운 춤 실력으로 여러 편의 뮤지컬영화에 출연했다. 그중 <퍼니 페이스>는 헵번의 춤 실력이 가장 돋보인 영화. 올 블랙 룩으로 클럽에서 춤추는 장면은 전문 댄서 못지않은 유연함과 노련함이 느껴진다. 파트너와 함께 꽃처럼 활짝 핀 미소로 춤추고 있는 사진 속 모습처럼.1978JOHN TRAVOLTA  존 트래볼타는 연속으로 히트친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그리스> 덕분에 댄싱킹의 자리에 올랐다. 1950년대 미국의 젊은이 사이에서 유행하던 포머드 헤어스타일을 하고 디스코의 전설이 춤추고 있다. 허리를 흔들어대는 샌디(올리비아 뉴턴 존)와 발끝까지 에지를 살린 대니(존 트래볼타)의 동작을 보라. BGM 없어도 흥이 넘친다. 그의 춤 실력은 하루 이틀 사이에 완성된 솜씨가 아니다. 영화를 위해 준비된 배우처럼 댄스 감각이 끝내준다. 어린 시절, 어머니 권유로 시작했던 댄스와 노래 교습이 제대로 빛을 본 케이스. 특히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손가락을 찌르며 추던 그의 춤사위는 전 세계에 디스코 댄스 열풍을 일으켰다.1964GOLDIE HAWN  골디 혼은 여배우이기 전에 댄서였다. 세 살 때부터 발레와 탭댄스를 배웠고, 러시아 발레의 선구자인 세르게이 디아길레프를 기리는 ‘발레 뤼스 드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합류한 적도 있었다. 그곳에서 비중 있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호두까기 인형’ 무대에서 코러스도  맡았다. 사진 속의 골디 혼은 댄스 스튜디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트레이드마크인 동그란 눈으로 춤 연습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여자가 봐도 매력적이다. 2년 뒤, 골디 혼은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서 블랙 드레스를 입고 금발을 휘날리며 우디 앨런과 춤춘다. 영화 속 장면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 건 그녀의 몸짓이 센강을 비치는 반짝이는 조명처럼 로맨틱했기 때문이다. 1974DAVID BOWIE 글램 록의 창시자인 데이빗 보위가 무대에서 과감하게 허리를 돌리고 있다. 아찔한 동작으로 춤추고 있는 곳은 ‘다이아몬드 도그스 투어 (Diamond Dogs Tour)’ 무대. 수트를 차려입었지만 표정과 몸짓에서 감출 수 없는 퇴폐미와 섹시미가 느껴진다. 깡마른 체구와 깊게 패인 광대, 뒤로 빗어 넘긴 오렌지 헤어, 짙은 메이크업이 기묘한 중성미를 드러내며 시선을 고정시킨다. “무대 밖에서 나는 로봇이에요. 그곳에 오르면 감정이 벅차 올라요.” 무대 위에서 진짜 자아를 만났던 데이빗 보위. ‘지기 스타더스트’라는 가상 인물을 노래하며 독보적 스타일을 확립한 그는 뮤지션이자 과감한 퍼포머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록의 거장이자 패션 리더로서.1955MARILYN MONROE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향해 웃고 있는 마릴린 먼로와 어찌할 바 모르는 표정의 트루먼 카포티. 시대를 초월하는 여배우와 천재 작가가 뉴욕의 엘 모로코 클럽에서 춤추고 있다.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조금은 엉성하고 불안해 보이는 장면이지만 둘은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친구 사이였다.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나기 전, 10년 가까이 그녀 곁에 트루먼 카포티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한 <티파니에서 아침을> 여주인공으로 오드리 헵번이 아닌 마릴린 먼로를 원했다. 하지만 그녀는 영화 속 ‘홀리’가 콜걸이라는 이유로 출연을 거절했다. 트루먼 카포티의 애정은 시간이 흘러도 계속됐다. 1980년에 <뮤직 포 카멜레온>을 발간하며 책 속에 마릴린 먼로를 추억하는 단편소설을 담았다.1956BRIGITTE BARDOT  섹스심벌, 브리짓 바르도의 몸짓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아마도 어릴 적에 배운 발레의 영향이 클 것이다.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치마 단추를 과감하게 풀어 젖히고 육감적인 허벅지를 드러내며 춤추던 장면은 관능 그 자체였다. 음악에 자유롭게 몸을 맡기는 그녀의 태도는 위태롭게 보일 정도로 아찔했다. 맘보, 플라멩코, 탱고 등 그녀가 영화 속에서 선보인 춤은 다양하다. 못 추는 춤이 없을 정도였다. 엉덩이를 흔들며 드레스 자락을 펄럭이는 댄서 같던 여배우. 블랙 보디수트에 타이츠를 신고 춤추는 사진 속의 모습은 나른하고 우아하며 여유가 흐른다. 손가락 끝까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에서 실력자의 자질이 느껴진다.1968ELVIS PRESLEY 엘비스 프레슬리는 흑인 소울의 음악을 훔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로큰롤 황제라는 칭호도 얻었다. 팝 역사 속에서 흑인 블루스를 이만큼 간드러지게 소화한 인물은 없었다. 무대 위에서 골반 댄스를 추며 ‘하운드 독’을 열창하는 모습은 어깨춤을 추게 만들 만큼 리드미컬했다. NBC <68 Comeback Special>에 출연한 그가 짙은 눈썹과 남성미를 과시한 구레나룻, 반항적인 젊음의 상징인 데님 룩으로 빼입은 채 수전 헤닝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다. 자신감 넘치는 눈빛과 섹슈얼한 미소가 사진 속에 그대로 담겼다. 이런 그인지라 영화 촬영장에서 춤 실력이 모자라 안무가가 가르쳐준 스텝을 종종 까먹었다는 후일담은 그를 시샘하는 이들의 모략처럼 느껴진다.1983DIANA FRANCES SPENCER 웨딩드레스를 입은 다이애나가 찰스 왕세자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전 세계 여자의 마음은 두근거렸다. 동화 속 해피 엔딩을 보는 것 같았으니까. 15년 뒤 다이애나 빈이 이혼하고 1년 뒤 죽음이라는 새드 엔딩을 맞을 거라고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브루스 올드필드가 디자인한 블루 드레스를 입고 찰스 왕세자와 춤추는 사진 속 장면은 불운한 미래를 예견하지 못한 주인공처럼 보인다. 왕세자 부부의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다이애나는 긴장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현대무용, 탭댄스, 발레 등을 배웠다. 찰스 왕세자를 위해 깜짝 댄스 공연도 준비했다. 어릴 적에 발레대회에서 상을 받을 만큼 춤을 좋아했던 그녀. 이제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샬럿 엘리자베스 다이애나가 할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아 발레를 배우고 있다니 머지않아 춤추는 영국 왕실의 장면이 재현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