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미우미우 가방의 주름, 20년이 지나도 특별한 이유

미우미우 마테라쎄의 스무 해를 빚어온 기술과 사람들의 이야기.

프로필 by 강서윤 2026.10.25

대개 주름은 시간이 남긴 흔적이지만, 미우미우는 ‘주름’으로 스무 해를 이어왔다. 2006 가을 겨울 파리 패션위크에 처음 등장한 ‘마테라쎄(Matelassé)’는 풍성한 굴곡을 지닌 가죽으로, 이제 미우미우를 알아보는 단서가 됐다. 그 시작을 따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발비냐로 향했다.


발비냐에서는 익숙한 공장 풍경을 찾아보기 어렵다. 철근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뤄진 건물 주변으로 포도나무가 자라고, 창밖의 녹지는 실내까지 이어진다. 미우미우의 가죽 제품 개발 · 생산 시설인 이곳이 ‘가든 팩토리(Garden Factory)’로 불리는 이유다.


건축가 귀도 카날리는 자연광과 녹지를 설계의 주요 요소로 삼았다. 공장 상층부를 지상층에서 45° 틀어 연중 자연광이 들게 하고, 공중 정원을 조성해 작업자들이 실내에서도 녹지를 가까이하도록 했다. 자연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일하는 이들의 일상에 들여놓은 것.


아카이브의 질서 역시 이곳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따른다. 제품을 유형별로, 비슷한 형태끼리 모아놓은 것도 전시와 캠페인에 필요한 제품을 쉽게 찾고, 다음 컬렉션의 영감을 얻으려고 방앗간처럼 드나드는 디자인 팀이 편리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테라쎄가 여러 디자인으로 발전해 온 과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양의 크기를 달리하고 금속 프레임이나 스톤 장식을 더하며, 같은 주름에서 서로 다른 가방이 탄생해 왔다. 이렇게 가방의 형태가 달라질 때마다 주름에도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


마테라쎄 특유의 굴곡은 팽팽하게 고정한 신축성 있는 원단 위에 충전재와 부드러운 나파가죽을 겹쳐 스티치를 넣고, 고정을 풀어 원단이 수축하며 만들어진다. 이때 줄어들 분량을 고려해 가죽 패널을 완성 치수보다 크게 준비하고, 디자인에 맞춰 문양의 크기와 개수까지 조정한다. 주름 하나에도 치밀한 계산이 따르는 셈.


제작 기술도 지난 20년간 발전했다. 손으로 문양을 그리고 일반 재봉틀로 스티치를 넣던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CAD 설계와 마테라쎄 전용 자수 기계를 사용한다. 패턴 제작 팀이 보여준 작은 가방 하나에 필요한 구성 요소만 무려 72개. 각각 재단된 조각들은 아틀리에로 향한다.


그러나 도구가 달라져도 복잡한 디테일을 구현하려면 여전히 숙련된 기술자의 경험과 판단이 필요하다. 발비냐에서 만난 40년 경력의 기술 책임자를 두고 은퇴를 허락할 수 없다는 농담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20년 전에 탄생한 주름이 여전히 새로운 가방으로 이어지는 데는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과 이를 발전시켜 온 사람들의 손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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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디지털 에디터 강서윤
  • 아트 디자이너 이아람
  • 디지털 디자이너 석지윤
  • COURTESY OF MIU M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