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우리 가족의 보석 이야기

보석을 타고 흐르는 대, 그 안에 고인 애정.

프로필 by 박소은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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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에게 받은 까르띠에 산토스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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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고모는 유니폼을 두른, 커리어 우먼의 표본 같은 존재였다. 비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손에 들려 있던 낯선 장난감들은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이자, 더 넓은 세계를 향한 갈증의 매개가 되기도 했다. 보통의 날에도 고모는 늘 나를 애정 가득 담아 떠올리며 무언가를 건넸다. 5년 전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던 날, 고모는 젊은 시절부터 손목에 두르던 본인의 시계를 건넸다. 시계를 받아 들며 다짐했던 것은 언젠가 고모처럼 자기만의 취향과 안목을 쌓아가는 어른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1년 전, 폴리싱을 위해 찾은 까르띠에 매장. 개런티 카드에 적힌 ‘2006년’이라는 숫자 앞에서 직원은 2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온전한 상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순간 취향의 품격이란 결국 세련된 안목 그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물건에 깃든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려는 단단한 책임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여러 겹의 의미를 지닌 시계가 지금은 나의 손목 위에 있다. - 서예지 · 패션 브랜드 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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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다미아니, 다미아니시마 브레이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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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막 시작했을 무렵, 엄마에게 다미아니 브레이슬릿을 물려받았다. 구조적인 패턴의 펜던트가 달린, 엄마에게 처음 물려받은 주얼리였다. 당시 선배들이 담아준 촬영장 사진에도 늘 그 브레이슬릿이 손목에 채워져 있을 정도로 자주 착용했다. 몇 년 뒤, 그 브레이슬릿은 뜻밖의 인연을 안겨줬다. 실제로 다미아니에 입사하게 된 것. 오래 지녀온 주얼리의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특별했고, 그만큼 브랜드에도 남다른 애착이 생겼다. 엄마의 시간을 품고 내게 온 주얼리에는 어느덧 나의 시간도 차곡차곡 더해졌다. 그리고 그 안엔 처음 일을 시작하던 때의 초심도 여전히 함께 담겨 있다. 언젠가 나도 이 브레이슬릿을 누군가에게 물려주는 날이 온다면 그 사람에게도 자신만의 시간과 특별한 인연이 더해지기를 바란다. 내게 그랬던 것처럼! - 조성원 · 델보 시니어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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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할머니의 빈티지 오메가 워치와 샤넬 네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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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멋쟁이였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보석과 꽃무늬를 유독 사랑했던 할머니는 외출을 앞둔 날이면 플라워 패턴 투피스에 어울리는 주얼리와 브로치를 정성껏 골라 매치하곤 했다. 손톱의 네일 컬러 톤까지 세심하게 맞추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그 정성스러운 채비는 마치 하나의 의식처럼 어린 나에게 깊은 잔상으로 남아 있다. 몰래 방에 들어가 서랍 속 주얼리를 하나씩 꺼내 걸쳐보던 순간들도 지금껏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이니. 여전히 할머니처럼 멋스럽게 연출하는 감각만큼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럼에도 언젠가 ‘동네 멋쟁이 할머니’로 불리는 날을 떠올리며, 할머니의 손목을 빛내던 빈티지 오메가 워치와 동그란 버튼 장식 위에 코코 샤넬의 형상이 양각으로 새겨진 골드 네크리스 안에 담긴 어린 시절의 추억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동시에 품어본다. - 박규은 · 브랜드 큐밀리너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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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빈티지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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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외할머니의 경대 서랍을 몰래 열어 목걸이 하나를 꺼내 머리 위에 두르고 공주 놀이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러 겹의 줄이 켜켜이 쌓여 볼드하고 다채로운 인상을 만드는 빈티지 네크리스, 검은색과 주황색 비즈들이 서로 뒤얽힌 채 남다른 존재감을 뿜어내는 큰 사이즈의 목걸이였다. 유난했던 그 애정을 잊지 않으셨던 걸까. 할머니는 생의 마지막 순간, 이 주얼을 내게 남겼다. 계단식 구조 위로 원석과 스톤이 높게 솟아오른 반지는 외할아버지가 멕시코 여행길에서 외할머니에게 선물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는 그 반지를 엄마에게 내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다시 내 손에 쥐여줬다. 외할아버지에서 외할머니로, 엄마를 거쳐 내 손끝에 다다르기까지 세 세대의 시간과 온기를 머금은 내리 물림 주얼리다. - 김원정 · 졸리꼼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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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소은
  • 사진가 신선혜
  • 아트 디자이너 강연수
  • 디지털 디자이너 석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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