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서울국제도서전, 독자들이 남긴 아홉 가지 답을 공개합니다
'질문하는 인간'을 주제로 다룬 2026 서울국제도서전. <엘르>는 아홉 가지 질문을 건넸고, 독자들은 저마다의 문장으로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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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인간선언: Homo Duduri(호모 두두리)'였습니다. AI 시대에도 인간은 정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사유하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담았죠.
'인간선언: Homo Duduri(호모두두리)'를 주제로 성황리에 마친 2026 서울국제도서전.
<엘르>는 이 주제를 스톤헨지와 함께 'ELLE TIME CAPSULE(엘르 타임 캡슐)'로 풀어냈습니다. 사랑과 꿈, 용기, 희망, 관계 등 삶을 관통하는 9가지 질문을 준비했고, 관람객들은 그중 하나를 골라 자신만의 답을 남겼습니다. 완성된 카드는 타임캡슐에 보관됐고, 아카이빙 존에서는 서로의 문장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엘르>와 스톤헨지가 함께 마련한 '엘르 타임 캡슐' 부스.
'엘르 타임 캡슐' 부스 내 아카이빙 존에서는 <엘르>가 엄선한 질문을 통해 독자들이 사유할 수 있는 순간을 제안했습니다.
그 안에는 한 줄의 다짐도 있었고, 편지처럼 길게 이어진 고백도 있었습니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적은 사람도 있었고, "무성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문장으로 여름을 맞이한 사람도 있었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남긴 문장들은 질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중 <엘르>의 마음 속에 오래, 그리고 당신의 마음 속에도 가장 오래, 깊숙이 남을 여러분의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Q1. 평가와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가장 용기를 냈거나 도전이라고 생각한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많은 이야기가 모인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누군가는 엄마가 된 순간을 가장 큰 용기라고 적었습니다. 화려한 성취보다 누군가를 선택하고, 책임지고, 함께 살아가는 일을 자신의 가장 큰 도전으로 꼽은 문장들도 눈에 띄었죠.
Q2. 사랑이 끝난 자리에 남은 것들 중,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게 있나요?
사랑이 끝나도 남는 것은 사람보다 마음에 가까웠습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통해 변화한 자신을, 누군가는 처음 알게 된 감정을 떠올렸습니다. 첫사랑과 함께했던 숫자 '777777', 그리고 이제는 가족에게 더 깊어진 감사까지. 가장 깊숙이 느껴진 것은 사랑을 지나며 조금씩 달라진 자신이었습니다.
Q3. 지금 당신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뇌출혈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엄마, 잠에서 깨어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아이,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 누군가는 미래를, 또 다른 이는 오늘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적었습니다. 결국 가장 오래 바라보게 되는 것은 가장 가까운 이들일 수 밖에 없죠.
Q4. 우리는 작고 사소한 전쟁 같은 매일을 살아갑니다. 당신에게 희망의 끈은 무엇인가요?
희망은 늘 거창한 기적보다 작고 단단한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미래가 남아 있어야 한 번 더 자랄 수 있다"는 사람, "내일의 나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 그리고 짧지만 오래 남는 한 문장, "그럼에도 나아지고 있다는 것." 서로 다른 표현이었지만 모두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Q5. 우리 삶은 롤러코스터 같아요. 당신은 지금 롤러코스터의 어떤 구간을 지나고 있나요?
하강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사람도, 가장 높은 곳에서 곧 찾아올 낙하를 알면서도 그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끝인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문장도 눈에 띄었습니다. 각자가 다른 레일 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모두 자신의 속도로 오늘의 구간을 지나는 듯 보였습니다.
Q6.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향했습니다. 회피하고 싶어도 버티고 있는 것,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쓰는 마음, 그리고 쉽지 않은 하루를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자신. "잘하고 있어."라는 한마디는 다른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응원 아닐까요?
Q7. 6월입니다. 아주 푸르게 무성한 이 계절을 어떻게 맞이하고 싶나요?
여름은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찾아오지만, 맞이하는 마음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내 안의 푸름이 무성해지길 바라는 사람, 여름 과일과 숲, 바다를 떠올린 사람, 에어컨도 이불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여름을 보내고 싶다는 사람까지. 같은 계절을 앞두고도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독자들의 문장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아카이빙 존.
정답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지만, 좋은 질문은 오래 남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수많은 문장들은 누군가의 하루를 기록한 답이었고,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질문이 되었습니다. AI 시대에도 인간은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언어로 답을 써 내려가는 존재라는 것. 엘르 타임캡슐은 그 아름다운 순간들을 차곡차곡 기록했습니다.
<엘르>가 엄선한 질문을 바탕으로 독자들 저마다의 답변을 타임 캡슐에 소중하게 남겨두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이 문장들을 펼쳐본다면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답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질문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한 번, 자신의 문장을 써 내려갈 것입니다.
Credit
- 에디터 박찬
- 사진가 장승원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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