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눈치 빠른 옷잘알들은 벌써 다 샀다는 '이 유니폼'

축구에 관심 없던 여자들까지 몰래 갈아탄 올여름 교복의 정체는?

프로필 by 박지우 2026.06.15

패션은 늘 세상의 움직임을 가장 빠르게 감지해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 패션계가 가장 주목하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축구월드컵일 테죠. 오늘날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축구는 하나의 패션 키워드로 진화했습니다. 런웨이부터 스트리트 패션까지, 지금 패션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FIFA 열풍 속에 있죠. 이번 월드컵 시즌, 옷 하나로 응원


런웨이에 등장한 축구 유니폼

시몬 로샤 2026 F/W 컬렉션

시몬 로샤 2026 F/W 컬렉션

시몬 로샤와 스포츠는 언뜻 듣기에 잘 와 닿진 않는 조합입니다. 대신 로맨틱한 실루엣, 진주 장식, 소녀적인 무드가 먼저 떠오르죠. 그런데 2026 F/W 컬렉션에서 시몬 로샤는 의외의 강수를 뒀습니다. 아디다스와 손잡고 트랙 재킷과 스포츠웨어를 고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죠. 진주 지퍼 장식이 달린 트랙 재킷, 크리스털과 자수로 꾸민 축구 정강이 보호대에서 영감을 받은 양말 등은 스포츠웨어와 쿠튀르를 절묘하게 연결했습니다. 흔히 '블록 코어'라 불리는 축구 문화 기반의 스타일을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끌어올린 셈이죠.


이는 단순한 협업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패션계 전반이 오랫동안 이어온 애슬레저 트렌드와 서서히 결별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때 유니폼처럼 등장하던 레깅스와 셋업 룩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그 대신 예상치 못한 조합, 약간의 불완전함 그리고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죠. 스포츠웨어 역시 더 이상 운동복처럼 입지 않습니다. 오히려 드레스, 레이스, 프릴 같은 여성적인 아이템과 조합해 색다르지만 확실한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죠.


이렇게 입는 게 대세입니다

@oliviarodrigo

@oliviarodrigo

최근 스트리트 스타일을 살펴보면 그 변화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축구 유니폼 위에 풍성한 페티코트 스타일 스커트를 매치하거나, 캉캉 드레스 아래 발레리나 슈즈와 스니커즈를 결합한 스니커리나를 신는 식이죠. 올리비아 로드리고 역시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프릴 블루머와 함께 스타일링하며 새로운 스포츠 패션 공식을 제안했습니다. 과거였다면 경기장에서만 머물렀을 법한 유니폼이 이제는 패션 피플들의 옷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셈이죠.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축구 유니폼 자체보다, 이를 스타일링하는 방식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니폼을 버블 스커트 위에 레이어드하거나, 크롭 형태로 리폼하고, 카고 팬츠 안에 넣어 입거나, 파티 룩에 어울릴 법한 액세서리와 함께 매치하는 식이죠.


숫자가 증명하는 월드컵 패션 열풍

@ninapark

@ninapark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가 증명합니다. 최근 공개된 핀터레스트 여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배디 트랙수트(Baddie Tracksuit Outfit)' 검색량은 276% 증가했고, '월드컵 유니폼(World Cup Jerseys)' 검색량은 무려 840% 상승했습니다. 특히 축구 유니폼이나 트랙수트를 하이힐과 함께 스타일링하는 방법을 찾는 검색도 크게 늘어났죠. 이는 스포츠 아이템을 더 이상 기능적인 의류가 아닌 패션의 일부로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기장 안팎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죠.


브랜드도 이미 월드컵 모드

윌리 차바리아 2026 F/W 컬렉션

윌리 차바리아 2026 F/W 컬렉션

물론 이런 흐름을 가장 빠르게 감지한 건 패션 브랜드입니다. 시몬 로샤뿐 아니라 윌리차바리아 역시 런웨이에서 아디다스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고, 콜롬비아 브랜드 MAZ는 비즈 장식과 프린지 디테일을 활용해 축구 유니폼에 공예적인 감성을 더했습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는 대회 기간 내내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브라질 브랜드 팜 리오는 'Together We Play'라는 월드컵 캡슐 컬렉션을 공개하며 티셔츠와 모자, 액세서리 등을 선보이기도 했죠. 스포츠 브랜드뿐만이 아닙니다. 로에베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의상을 담당하고 있는 데다가,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우루과이 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죠. 월드컵이 패션계의 주요 무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선수가 곧 셀러브리티

MAZ x 아디다스

MAZ x 아디다스

그동안 스포츠 패션은 주로 셀러브리티들이 이끌어왔습니다. 두아 리파와 애디슨 레이가 축구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이미 여러 차례 포착됐죠. 하지만 최근에는 선수들 자체가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선수의 연인이나 배우자를 의미하는 WAG(Wives and Girlfriends) 스타일 역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게다가 요즘에는 점점 더 축구 그 자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파트너인 조지나 로드리게스 스타일에 대한 관심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고요. 스포츠 스타들이 패션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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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VÉRONIQUE HYLAND
  • 사진 Launchmetrics Spotlight ∙ 각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