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있고 음악이 흐르는 이곳은 낭만 한도 초과
도시에서 금방 닿습니다. 지친 당신을 위해 여름 초입에서 발견한 다섯 곳의 낙원을 기꺼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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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가구, 사진이 함께 놓인 풍경, 수연목서
경기도 여주의 들판과 숲 사이에 서 있는 수연목서는 사진과 나무, 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사진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최수연이 사진 및 건축 책방, 갤러리와 목공소,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한쪽에는 사진집과 건축 서적이 빼곡히 꽂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직접 만든 가구와 목공 오브제들이 놓여 있다. 벽면에는 최수연이 촬영한 사진 작품이 층층이 걸려 있는데, 각각의 액자 역시 직접 제작한 것이다. 이름 역시 최수연의 ‘수연’과 나무 목(木), 책 서(書)를 합쳐 만들었다.
수연목서 외관. 갤러리 카페와 목공방 사이를 브리지로 연결했다.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건물답게 공간의 인상도 뚜렷하다. 양쪽 산 사이로 길게 뻗은 풍경을 따라 박공지붕 형태의 건물이 놓였고, 곳곳의 창은 바깥 풍경을 액자처럼 끌어들인다. 적벽돌 외벽과 대나무 노출 콘크리트가 만들어내는 질감도 인상적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길게 열린 공간과 대칭 구조의 계단, 중정을 사이에 둔 동선 덕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바깥 풍경으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거창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시작한 곳은 아니었다. 2008년부터 집 옆의 작은 목공소와 암실이 조금씩 확장되면서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공간 전체에 작업실 특유의 생활감이 남아 있다. 직접 제작한 나무 서재와 의자, 가구도 판매하고 있는데, 공간에 놓인 물건 대부분이 이곳의 취향과 시간을 그대로 보여준다.
갤러리 카페 내부. 최수연 작가가 촬영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가 최수연이 직접 제작 및 판매하는 ‘책 읽는 의자’.
사진가 최수연의 시선 역시 공간 곳곳에 스며 있다. 그는 오래된 항구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책, 곽재구 작가의 <신포구기행> 사진 작업에 참여한 적 있으며 <논, 밥 한 그릇의 시원>을 통해 우리 땅과 자연 풍경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판의 풍경, 나무의 결이 살아 있는 가구와 사진까지. 공간 전체가 한 권의 사진집처럼 천천히 이어진다.
@suyonmokseo
숲을 고요하게 감상하는 방식, 스코그
스코그의 붉은 벽돌 건물은 남한산성의 초록 한가운데서 유독 강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짙은 녹음 사이로 붉은 매스가 불쑥 떠오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노르웨이어로 ‘숲’을 뜻하는 이름처럼, 공간은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2022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심플렉스건축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는데, 별처럼 사방으로 뻗은 방사형 구조 덕에 공간마다 서로 다른 방향의 풍경이 열린다.
스코그 건물 내부. 수직으로 배치된 대형 스피커가 세밀한 음향을 자랑한다.
커다란 창은 숲과 농지, 하늘을 각각 다른 장면처럼 담아낸다. 창가에 앉으면 바깥 풍경이 하나의 액자처럼 느껴진다. 입구를 지나면 삼각형의 작은 수 공간이 먼저 시선을 끈다. 바닥 형태는 2층 보이드와 천창으로 이어지고, 그 사이로 떨어지는 빛이 시간에 따라 공간 분위기를 단숨에 바꾼다. 스코그의 중심은 1층 청음관이다.
스코그 건물 내부. 수직으로 배치된 대형 스피커가 세밀한 음향을 자랑한다.
양쪽 벽면에는 거대한 스피커가 수직으로 배치돼 있는데, 마치 숲을 배경으로 한 작은 공연장에 입장한 기분이 든다. 음악 신청도 가능해 각자의 방식으로 청음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웅장한 사운드가 공간을 채우면서 창밖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리스너의 마음을 오랫동안 붙잡는다.
스코그의 외관. 붉은 벽면과 거대한 창이 녹음과 어우러진다.
시그너처인 타타리 피넛 라테와 교토 말차 베리 등의 음료는 공간 분위기와 절묘하게 녹아든다. 음료를 앞에 두고 창밖 숲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 해가 기울수록 유리창 밖의 녹음도 조금씩 짙어진다. 음악이 공간을 채우고, 창밖 풍경은 점점 더 깊은 녹색으로 가라앉는다.
@skogseoul_official
Credit
- 에디터 박찬
- 사진가 표기식
- 아트 디자이너 이아람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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