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21세기 대군부인' 아이유와 변우석의 인터뷰 PART2

"우리는 서로의 말을 믿게 됐죠." <21세기 대군부인> 아이유와 변우석의 단단한 마음.

프로필 by 이하얀 2026.04.10

“그렇다면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을 이해해 버리게 되죠.” 변우석


전작인 <선재 업고 튀어> 이후 정말 많은 대본을 받았다죠. 솔직히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 늘 긴장하고 책임감을 느끼지만 <21세기 대군부인>은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 굉장히 떨렸어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었죠.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끝내 보자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던 것 같아요.


아이유가 입은 매듭 디테일의 드레스는 Valentino. 펌프스는 Valentino Garavani. 변우석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모두 Recto.

아이유가 입은 매듭 디테일의 드레스는 Valentino. 펌프스는 Valentino Garavani. 변우석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모두 Recto.

어린 왕을 대신해 왕실을 이끄는 이안대군은 참 매력적인 인물이더군요. 그가 <21세기 대군부인>에 출연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나요

그럼요. 늘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이안대군의 마음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신분은 높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남자이고, 서서히 드러나는 그런 내면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과연 제가 그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상상했을 때 그려지는 부분도 있었고요. 입헌군주제라는 세계관도 새로웠습니다.


트위드 코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Lemaire. 스카프는 Ami.

트위드 코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Lemaire. 스카프는 Ami.

국민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겉으로는 너무 완벽해 보이는 인물인데요

물론 사랑받는 사람이지만, 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느낄 수 있어요. 어떤 것으로부터 굉장히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 동시에 행복해지려는 사람이에요.


전작의 선재가 청춘의 얼굴에 가까웠다면, 이안대군은 더 ‘어른 남자’에 가까워요. 진중한 말투나 낮은 음성, 시선과 걸음걸이까지 말이죠

맞아요. 성숙한 느낌을 내려고 감독님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어요. 우아하면서도 한국적 아름다움이 담긴 의상도 물론이지만, 음성이나 어조 표현에서도 원래 편하게 내던 톤보다 한층 더 내려 잡았고, 말의 느낌보다 눈으로 얘기하듯 접근했습니다. 표정이나 눈빛으로 주는 감정들을 강조해서 말이죠. 또한 주로 수트를 입다 보니 흐트러진 모습보다 각이 잡힌 모습으로 움직임을 절제했어요.


21세기 입헌군주국의 왕자를 연기한다는 건 어떤 점에서 특별하고 흥미로웠나요? 이안대군은 또래 청년이기도 하니까, 그의 일상이 쉽게 상상이 되던가요

일상보다는 과거에 자라온 환경은 어땠을까를 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감정에 관한 것 말이죠.


마지막 촬영 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후회 없이 끝마쳤습니까

아직 후반작업 중이라 작품이 완전히 끝난 것 같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전작 이후 조금 공백이 있었는데, 정말 연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던 것 같아요.


재킷과 팬츠는 모두 Recto. 셔츠와 도트 스카프는 모두 Ralph Lauren Purple Label.

재킷과 팬츠는 모두 Recto. 셔츠와 도트 스카프는 모두 Ralph Lauren Purple Label.

성희주 역의 배우 아이유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오늘도 서로 웃음이 끊이지 않던데요(웃음)

현장에서 우리가 찍는 장면에 관해 얘기도 많이 나누고, 뭐가 더 나은지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면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연기에 관한 진지한 얘기들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그냥 장난치는 시간이 많았죠(웃음). 아이유 배우는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나 대본을 보는 방향들이 굉장히 디테일해요. 배울 점이 많았고, 동시에 참 멋있는 배우라는 생각도 했어요. 인간적으로도 참 털털하고 솔직한 편이라 그런 부분들까지 매력적이었죠. 덕분에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워요.


서로 크게 의지가 된 순간을 꼽는다면

스포일러라 모두 말할 순 없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장면을 찍을 때죠(웃음). 그럴 때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 마구 웃기도 하면서 즐겁게 의지했던 것 같아요.


키 차이가 꽤 많이 나요

하하. 애플박스를 자주 활용했습니다. 서로의 시선을 맞추려고요.


아이유가 입은 드레스는 Chloé. 변우석이 입은 셔츠는 Our Legacy.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유가 입은 드레스는 Chloé. 변우석이 입은 셔츠는 Our Legacy.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안대군과 희주는 신분이든 돈이든 어떤 ‘경계’를 뛰어넘는 사람들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같은 곳을 바라보죠. 변우석이 생각하는 ‘같은 편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어떤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질 때 사람들은 부분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아닐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아니라고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같은 편이 아닐까요. 그리고 서로 맞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무한대로 믿어줄 수 있는 사이.


시어한 롱 드레스는 Chloé.

시어한 롱 드레스는 Chloé.

‘아니다’라고 말해 줄 사람들이 주변에 많나요

저는 꽤 있는 편이에요.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으니, 뭐든 주변에 잘 물어보는 편이었고, 잘 답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모델 시절 때부터 그렇게 해왔던 것 같은데 너무 힘이 되고, 또 소중하죠.


이안대군과 변우석이 실제로 만난다면 얼마나 친해질 것 같나요

글쎄요. 이안대군은 일단 왕실에 있으니, 접근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저는 아마 친구들보다 더 깍듯하게 대할 것 같아요(웃음).


 트위드 코트와 셔츠, 팬츠, 앵클부츠는 모두 Lemaire. 퍼프 디테일의 스퀘어 네크라인 톱과 벌룬 스커트는 모두 Honor by Kayla Bennet. 메시 플랫 슈즈는 Khaite.

이안대군도 사랑으로 성장합니다. 확실히 그런 인물들에 끌리나요? 성장의 폭이 큰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 왔으니까요

아무래도 상처가 있는 인물들에 더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상처들을 지녔기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모두 결국 성장해 내죠. 완벽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어딘지 좀 비어 있는 것들을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들이 좋아요.


아이유가 입은 드레스는 Chloé. 변우석이 입은 셔츠는 Our Legacy. 로퍼는 Prada.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유가 입은 드레스는 Chloé. 변우석이 입은 셔츠는 Our Legacy. 로퍼는 Prada.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들을 통과한 변우석이 ‘사랑’을 자신만의 말로 바꿔 말해본다면

어떤 행동을 할 때 ‘이유가 있겠지’라고 말하는 것. 믿음에서 시작하는 말들이죠. 특히 오래된 인연이라면 제게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이 있을 거고, 그렇다면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을 이해해 버리게 돼요.


사람들을 잘 믿는 편인가요

시간이 꽤 오래 걸려요. 제 주변에도 오래된 인연이 많은데요. 서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꾸준히 공유하다 보면,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재킷과 팬츠는 모두 Recto. 셔츠와 도트 스카프는 모두 Ralph Lauren Purple Label.

재킷과 팬츠는 모두 Recto. 셔츠와 도트 스카프는 모두 Ralph Lauren Purple Label.

지난 <엘르> 인터뷰에서 변우석을 향한 사람들의 믿음에 대해 “그 말이 어떻게 보면 ‘네게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들려요”라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여전합니까? 변우석은 지금 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습니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어떤 행동은 의도하지 않았어도 누군가에게는 의도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해요. 물론 저 또한 그들에게 믿음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요.


원피스와 레이어드한 시스루 톱은 모두 Oia Studios.

원피스와 레이어드한 시스루 톱은 모두 Oia Studios.

이번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나요

용기. 어떤 선택 앞에서 그것이 옳은지 아닌지 고민할 때가 누구에게든 있잖아요. 그럴 때 과감히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하고 싶어요.


변우석은 어떨 때 힘을 내나요? 용기를 만들어내는 비결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이 저를 시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이렇게 생각해요. 만약 내가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지는 거고, 이걸 악착같이 견뎌 이겨낸다면 또 다른 무언갈 ‘획득’할 수 있겠다고요. 마치 혼자만의 게임처럼(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는 주변에 물어요. 저를 믿는 사람들과 대화해서 가장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움을 구하죠. 무엇보다도 낯설고 어려운 순간이 있을 때 팬 분들이 보내주는 응원이 늘 가장 큰 용기와 힘이 돼줍니다.


아이유가 입은 오프숄더 드레스는 Valentino. 변우석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모두 Recto. 이너 웨어 톱은 Lemaire.

아이유가 입은 오프숄더 드레스는 Valentino. 변우석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모두 Recto. 이너 웨어 톱은 Lemaire.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상상한 배우의 모습과 지금 자신은 얼마나 닮아 있나요

연말에 집에서 시상식을 보면서 꼭 상을 타보고 싶다는 상상은 많이 했던 것 같아요(웃음). 다만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사람이 돼 있겠다는 상상보다 그저 연기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을 뿐이에요. 여전히 연기는 어렵지만 재밌게 즐기며 해나가고 있어요.


가끔 정말 ‘나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예를 들어 눈깔이 막 돌아 있는(웃음)… 그런 상상도 해보나요

저는 캐릭터가 지닌 저마다의 ‘이유’에 끌리는 것 같아요. 끝없이 나쁜 캐릭터일지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면 하고 싶을 것 같아요. 특이한 지점이 들어 있는 장르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평범한 것보다 상상할 수 있는 세상에서 연기하는 게 좋아요. 비록 판타지일지라도 결국 다뤄지는 내용은 우리네 삶이거든요. 사랑을 받고 싶어 하거나, 주고 싶어 하거나 혹은 가족을 지키고 싶어 하거나. 이런 부분은 항상 실재하기 때문이죠. 그런 특별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일상적 감정을 표현하는 게 재밌어요.


<21세기 대군부인>으로 활짝 연 올해 봄은, 훗날 당신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요

진짜 바쁘게 촬영했어요. 다른 활동과도 병행하기도 했고,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조금은 정신없이 촬영 시기를 지나왔던 것 같아요. 그럴수록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을 단단히 붙잡고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스태프들의 노고가 들어간 작품인 만큼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하고 따뜻한 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사랑해 마지않는 이안대군에게 한마디 남겨본다면

그냥 고맙다고. 제게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요.

Credit

  • 패션에디터 이하얀
  • 피처에디터 전혜진
  • 사진가 박종하
  • 스타일리스트 이윤미 / 임혜임
  •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꽃비 / 전훈
  •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욱 / 강다인
  • 세트 스타일리스트 박주영
  • 일러스트레이터 김민지
  • 타이포그래피 정혜림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임주원 / 심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