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공장이 공존할 수 있을까? 노르웨이 숲 속의 친환경 가구 팩토리
가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자연 속에서 산책이나 소풍까지 즐길 수 있는 공장이 있다? 베스트레의 숲 속 팩토리 ‘더 플러스’는 친환경 설계와 투명한 생산 과정이 어우러진, 도시 가구와 자연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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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교차점의 지붕에 올라 바라본 모습.
숲 한복판에 자리한,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가구 공장 더 플러스. 네 개의 생산 구역이 교차한다.
1947년 노르웨이에서 시작해 8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성장해 온 ‘베스트레’. 이 이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면 이유는 단 하나, 베스트레가 개인 공간을 위한 가구가 아닌 도시를 위한 가구를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모든 게 폐허였던 노르웨이 헤우게순(Haugesund) 지역에서 베스트레 가문은 파이프 구조물과 클램프, 공원 벤치 등 단순하지만 필수 물품을 생산하며 성공을 거뒀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탄탄한 내구성을 갖춘 야외 가구와 쓰레기통, 새집 등 베스트레의 제품은 현재 80%가 노르웨이 밖으로 수출되며, 최대 시장인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도시의 공공시설에 색채를 더하는 중이다. 이처럼 검박하고 겸손하게 확장해 온 베스트레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다. 바로 2022년 오슬로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마그노르(Magnor) 숲에 모습을 드러낸,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 가구 공장 ‘더 플러스(The Plus)’의 등장이다. 공장 이름이 왜 ‘플러스’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창고(Warehouse), 도장 공장(Color Factory), 목재 공장(Wood Factory), 조립 공정(Assembly)의 총 4개 생산 구역이 유리벽 안뜰을 중심으로 플러스(+) 모양으로 완벽하게 배치돼 있으니까. 이 구역은 모두 숲과 맞닿아 있는데, 각기 주어진 고유 색상 코드로 기기들을 도색해 편리함과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맞물리는 교차점을 중심으로 물류는 원활하게 흐르고, 제품의 제작과 생산 과정 또한 투명하게 공개된다.
중앙에는 최신 가구 컬렉션이 변화무쌍하게 전시되며, 지붕에 올라 숲을 이루는 나무 표면과 생산 공정을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더욱 근사한 것은 제조 · 생산 시설은 주거 시설과 분리돼야 한다는 기존의 관념을 뒤엎은 것! 공장과 주변의 숲은 완전히 공개돼 소풍과 캠핑을 즐길 수 있으며, 등산객의 입장도 허락된다. 노르웨이의 전통인 ‘자연 접근권(Right to Roam)’을 존중하는 동시에 공원 벤치 같은 공공 기물을 만드는 데서 시작한 베스트레의 창립 정신과도 맞아떨어지는 선택인 셈이다. 총 3억 크로네(약 450억 원)를 들여 팬데믹 기간 동안 조용히 축조된 공장 설계는 BIG의 창립자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가 맡았다. “덴마크어로 디자인은 ‘형태를 부여한다(Form Giving)’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이는 디자인이 형태가 없는 것에 형체를 부여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생산과 건축, 자연과 사람이 완벽하게 통합된, 새로운 공장 더 플러스보다 단어의 기원에 걸맞은 건축물은 없을 것이다.
완벽하게 외부와 연결된 더 플러스의 건축 이념은 노르웨이의 전통인 ‘자연 접근권(Right to Roam)’을 존중한다.
이미 2013년, 자사의 스틸 공장 지붕에 재생 에너지만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적 있던 베스트레의 비전은 10년 사이 한층 더 확장됐다. 더 플러스는 전 세계 가구 공장 중 최초로 BREEAM 비교 불가(Outstanding) 인증을 획득했으며, 기존 공장 대비 에너지 사용량 60% 감소, 온실가스 배출 량 55% 감소를 달성했다. 최근 노르웨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 중 한 명인 한스 뵈를리(Hans Børli)를 기리는 ‘시의 길’을 축조한 것에 이어 아이들을 위한 공원(Experience Park)도 만들 예정이다. 그러니 진짜 ‘노르웨이의 숲’을 만나고 싶다면 마그노르 방문을 염두에 둬도 좋겠다. 피크닉 매트와 도시락만 챙겨가도 되지만, 식당과 공장 견학 프로그램까지 준비돼 있다.
Credit
- 에디터 이경진ㆍ윤정훈ㆍ길보경
- 글 이마루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 COUTESY OF VES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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