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로꼬와 반려견 라떼, 하트의 찐 현실남매 모멘트
홀로서기를 시작한 로꼬의 곁엔 작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두 동생, 라떼와 하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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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 관계보다 형제에 가깝죠. 형, 오빠의 마음으로 ‘너네 엄마한테 잘해’ 이렇게 말하기도 해요(웃음).” 로꼬에게 반려견 라떼와 하트는 지극히 현실적인 ‘호적 메이트’다. 유기견 보호단체 ‘유엄빠’를 통해 입양한 아홉 살 포메라니안 믹스 ‘라떼’, 이듬해 가족이 된 여덟 살 ‘하트’ 그리고 이들의 맏형인 로꼬까지. 모두가 엄마 아래 동등한 서열을 이룬다. 라떼와 하트는 서로 다른 성별임에도 남매처럼 서로에게 시큰둥하다. 화보 촬영 내내 태연한 얼굴로 형(오빠)의 배 위에 편안히 올라앉은 모습은 그야말로 ‘현실 남매’ 모멘트가 따로 없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편한 사이는 아니었다.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처음엔 라떼랑 하트에게도 낯을 가렸어요. 자주 보다 보니 이제는 장난치는 사이가 됐죠. 간식을 줄 듯 말 듯 놀린 다음 부를 때는 귀는 ‘쫑긋’하면서도 못 들은 척해요(웃음).” 라떼와의 첫 만남은 군 입대를 앞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강아지를 좋아해서 유기견 커뮤니티를 자주 들여다보곤 했어요. 하지만 입양은 신중해야 하니 결심했다가 포기한 적도 꽤 있었죠. 그러다 입대 직전 유엄빠에서 라떼를 보고 어머니께 보여드렸는데, 평소 ‘우린 강아지 못 키워’ 하시던 분이 이례적으로 관심을 보였어요. 외아들이 군대 가면 적적하실 테니 ‘이때다’ 싶어 적극적으로 추진했죠.” 그렇게 주인이 이사 당시 두고간 집에서 구조된 라떼, 경주의 식당 옆에 묶인 채 버려졌던 하트는 둘 다 어느새 ‘엄마 껌딱지’가 됐다. 입양 당시엔 돌봄과 책임에 대한 부담이 앞섰지만 라떼와 하트는 어느새 자식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느 순간 라떼가 엄마 자식이 돼 있더라고요. 하트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엄마가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이에요. 엄마의 생활도 더 건강해졌어요. 산책을 하루에 두세 번 나가고, 반려견을 통해 사귄 사람도 많아졌죠. 애들이 있다 보니 제겐 관심 없으실 때도 있고요(웃음).”
체크 셔츠와 레더 장갑은 모두 Burberry. 이어링은 본인 소장품.
단지 ‘애틋함’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 느슨하고 담백한 관계는 슴슴해도 알수록 오묘하고 진한 평양냉면을 닮았다. 투명하지만 진한 육수처럼 라떼와 하트에게만 슬며시 드러나는 인간 권혁우의 모습이 있다. “애들 앞에서는 괜히 말이 많아져요. 원래 먼저 말을 걸거나 대화를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편이 아닌데도요. 본가에는 짧으면 2주에 한 번, 못해도 한두 달에 한 번은 가는 편인데, 같이 잘 때 별 의미 없는 넋두리까지 늘어놔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 공기 속에 대화가 흐르는 듯한 관계. 그 감정은 로꼬의 작업에도 영향을 줬다. “사람 기준에선 말 못 하는 존재잖아요.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릴 어떻게 기억할까?’ 하는 생각으로 가사를 써본 적도 있어요.”
셔츠와 팬츠는 모두 Gucci. 슈즈는 Bravest Studios. 안경은 Oliver Peoples by EssilorLuxottica. 브레이슬릿은 Chrome Hearts. 링은 Charlotte-Kim. 이어링은 본인 소장품.
톱은 Eckhaus Latta. 팬츠는 Loewe. 벨트는 Sankuanz. 링은 Eoustudio. 이어링은 본인 소장품.
3집 앨범 <스크랩스 Scraps> 수록곡 ‘파파고(Papago)’ 뮤직비디오에는 귀여운 강아지들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연인이 등장하는 장면 사이로 반려견에게도 번역 음성을 들려주는 모습이 겹친다. “이성만 나오면 뻔하잖아요. 동물과의 연결고리도 있으면 했어요.” 곡의 첫 구절 ‘Oh I, I really wanna see you with me for a long time and I, speak in a different language, but it ain’t no prob(너랑 오래 함께 있고 싶어. 난 다른 언어로 말하지만, 그건 아무 문제 아냐)’처럼 셋 사이엔 아무 것도 문제 될 게 없다.
니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Valentino. 슈즈는 Valentino Garavani. 바라크라바는 Molly Goddard.
재킷과 톱, 안경은 모두 Miu Miu. 링은 Eoustudio
올해로 데뷔 13년 차를 맞은 로꼬는 아티스트로서 온전히 서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AOMG를 떠나 발표한 3집 <스크랩스>는 제목처럼 ‘버려진 조각들 속에서 재발견해 낸’ 앨범이다. 곡의 형식부터 비주얼, 협업 아티스트까지 폭넓고 대담한 실험 정신을 담았다. 경쾌한 얼굴로 쓰레기통 속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캐는 캐릭터가 그려진 앨범 커버가 그런 마음을 대변한다. “마음껏 도전해 봤어요. 눈치 보느라 묻어둔 곡도 다시 꺼냈고, 한영 혼용 가사도 많아요. 늘 중요히 여기던 ‘가사 전달력’보다 ‘사운드’에 집중했죠. 예전에는 가사를 쓰고 나면 문장을 다시 다듬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그런 과정을 과감히 생략했어요. 사운드적으로 가장 다이내믹할 때 그대로 둬보기로 한 거예요. 깨달은 게 많아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더욱 분명해졌죠.”
셔츠와 팬츠는 모두 Gucci. 슈즈는 Bravest Studio. 안경은 Oliver Peoples by EssilorLuxottica. 브레이슬릿은 Chrome Hearts. 링은 Charlotte-Kim.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어링 재킷과 톱, 팬츠, 장갑과 레그 워머는 모두 Young n Sang. 시어링 캡은 Easttank. 이어링은 본인 소장품.
내가 더욱 ‘나’일 수 있는 이유. 그건 가족과 팬, 오랜 동료처럼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반려자’들 덕분이다. 보송보송한 흰 털을 감고 언제나 로꼬를 반기는 라떼와 하트도 그중 하나. “오랜만에 집에 가서 같이 누워 있으면 쌓인 피로도 풀리고, 유독 지친 날엔 매일 보던 눈이 위로의 눈빛처럼 다가와요. 무엇보다 제가 어떤 모습이든 늘 반겨주잖아요. 거기서 큰 힘을 얻어요.” 이 작고 든든한 존재들이 일상의 균형을 지켜주는 동안 로꼬의 음악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 감정은 3집 타이틀곡 ‘No where’에도 고스란히 스며 있다. ‘난 부서질 걸 만들어 유리로.’ 깨질 걸 알면서 계속 해 보는 것. 이 무모하고 아름다운 실험이 가능한 건 결국 ‘사랑’ 아니고 무얼까!
Credit
- 피쳐 에디터 윤정훈
- 패션 에디터 장효선
- 사진가 박종하
-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지연 / 박상욱
- 헤어 스타일리스트 장해인
- 메이크업 아티스트 안성희
- 세트 스타일리스트 이예슬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임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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