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여성 시계의 새 기준, 오메가 아쿠아 테라 30mm

오메가의 새로운 아쿠아 테라 컬렉션은 작아진 케이스 안에 무수한 비밀을 품고 있다.

프로필 by 김영재 2025.07.23

방금 전 신제품을 공개한 오메가 CEO 레이날드 애슐리만은 말한다. “저는 인내심이 넉넉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 시계를 위해 4년이나 기다렸어요. 무려 4년이나 말이죠.” 새로운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컬렉션 얘기다. 오메가는 아쿠아 테라 라인업에 여성을 위한 30mm 신규 컬렉션을 선보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수두룩할 텐데, 오메가의 수장은 가장 먼저 기다림에 관한 말을 꺼냈다. “새로운 컬렉션에는 작은 여성용 시계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시계를 만들고 싶었죠. 무브먼트, 정밀도, 디자인, 디테일 모두 완성도 높은 오토매틱 워치를 꿈꿨어요.”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이렇게 밝힌 건 그 바람이 실현됐다는 것일 테다. 그의 입가에는 연신 미소가 걸쳐 있었다.


6월의 교토는 예년처럼 열기가 무르익었다. 달라진 거라면 오메가의 열정이 교토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아쿠아 테라 30mm 컬렉션이 이곳에서 전격 공개됐다. 코앞에서 직접 살펴보고 직감한 것들을 적어본다. 요컨대 작지만 오히려 강렬하고 강력하다. 우선 30mm 사이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한 가장 작은 아쿠아 테라 모델이 될 예정이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새로움을 넘어선 놀람이 있다. “단순히 크기만 축소하지 않았어요. 오메가의 기술력과 성능을 컴팩트한 케이스에 동일하게 구현했습니다.” 레이날드 애슐리만의 설명대로 아쿠아 테라 30mm는 변주된 크기에 맞춰 거의 모든 부분을 재설계하고 재조정했다. 특히 두 종류의 새로운 무브먼트에 많은 공을 들였다. 두께가 3.98mm, 4.08mm에 불과하지만 기계적 미학은 어디에 비견해도 뒤지지 않는다. 스위스연방계측기관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이 뛰어난 정밀도와 막강한 자성 저항을 보장한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강인한 심장은 변함없는 것이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무브먼트의 정교한 움직임을 감상하다시피 관찰했는데, 워치 메커니즘이 얼마나 경이롭고 예술적일 수 있는지 다시금 기억하게 됐다.


“작을수록 만들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반대입니다. 굉장히 고되고 지난한 작업이죠. 한정된 공간에 가독성과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다이얼 비율, 시곗바늘의 길이, 크라운 크기 등 거의 모든 디테일을 완벽하게 설계해야 했어요. 치열한 집념으로 4년 만에 완성한 아쿠아 테라 30mm는 그 도전의 결과입니다.” 이것이 오메가 CEO가 그토록 제작 기간을 강조한 이유, 단순히 작은 시계가 아니라고 수시로 언급한 이유,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 작은 케이스 안에 비밀처럼 숨어 있다며 아쿠아 테라 30mm를 ‘My Little Secret’이라 지칭한 이유다. 인내의 시간을 켜켜이 덧대 탄생한 타임피스는 한 방향으로 집요하게 파고드는 워치메이커의 열정과 패기, 헌신과 고집을 가리킨다. 묵직한 전통과 묘한 자존심이 느껴지는 교토에서 글로벌 론칭 행사를 개최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여성 시계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메가라면 올림픽, 우주 비행, 해양 탐사, 제임스 본드 중 하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오메가는 1902년 첫 여성용 손목시계를 선보인 이래 여성 시계 역사에서 지대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1955년 출시된 레이디매틱은 당시 가장 작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여성 시계였고, 컨스텔레이션 컬렉션은 여성 시계에 보란 듯이 기술적 혁신을 불어넣었다. 새롭게 선보인 시계도 일맥상통한다. 레이날드 애슐리만은 아쿠아 테라 30mm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성 시계도 마스터 크로노미터급 기술적 완성도와 미적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오메가 워치 메커니즘의 결정체와 다름없어요.”


아쿠아 테라 30mm 컬렉션은 12개의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스테인리스스틸, 18K 문샤인™ 골드, 18K 세드나™ 골드 그리고 스테인리스스틸과 조합된 투 톤 골드 케이스에 다양한 컬러의 다이얼, 디자인 디테일, 다이아몬드 세팅을 결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글로벌 론칭 이벤트에 참석한 브랜드 앰배서더 다니엘 마쉬는 스테인리스스틸과 문샤인™ 골드 조합의 모델과 함께했다. 또 한지민은 그린 다이얼과 베젤의 다이아몬드 세팅이 돋보이는 문샤인™ 골드 모델로 순백의 드레스에 포인트를 더했다. 누군가는 아쿠아 테라 30mm 컬렉션이 드레스 워치는 물론이고 포멀과 캐주얼의 구분 없이 어떤 룩에도 착 붙고 근사하고 멋지게 어울릴 것 같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 만했다. 바꿔 말해 유행에 상관없이 늘 소유하고 싶은 타임피스. 마침 차기 <007> 시리즈의 연출을 천재적 기량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맡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잠시 멈춰 있던 주인공 제임스 본드와 오메가 시계의 떼려야 뗄 수 없는 활약도 속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드니 빌뇌브 감독이 제임스 본드에 버금가는 매력적인 여자 첩보원 캐릭터를 구상한다면 시계 캐스팅은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30mm는 150m까지 방수도 가능하다.

Credit

  • 에디터 김영재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