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 니트 풀오버는 Fendi. 틴티드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오버사이즈 도트 프린트 셔츠와 팬츠는 모두 Ordinary People.   기하학적 패턴의 셔츠는 Prada.  핑크 컬러의 후디드 티셔츠, 핀스트라이프 수트는 모두 Munsookwon.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풀오버와 패딩 팬츠는 모두 Fendi.  첫 사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를 끝냈어요 며칠 전까지 분주한 사극 촬영장에 있다가 이렇게 나른한 표정을 지어야 하는 스튜디오에 있으니 차이가 느껴져요. 아무래도 사극은 현장 환경이 중요해요. 양수청이라고, 물을 관리하는 관청 이야기여서 그랬는지 겨울에는 눈, 여름엔 비가 현장을 들었다 놨다 하고, 해 지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어요. 그렇게 까다로운 환경이 또 다른 신세계였나요 지금이 아니면 누리지 못할, 경험하지 못할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4명의 주역 모두 아역에서 성인 연기를 이어갔는데, 제가 연기한 ‘이선’은 천민에서 왕이 되는 캐릭터라 천민 시절의 모습부터 왕이 된 이후에는 사극 어조와 말투, 행동, 톤, 걸음걸이 등 모든 걸 바꿔야 했어요. 감정도 단일 감정에서 복합 감정으로 바뀌고요. 초반에 천민 이선의 감정이 슬픔 팍, 분노 팍, 두려움 팍이라면 이후엔 슬픔 플러스 분노 팍, 이렇게 ‘팍팍팍팍’ 가야 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마치 에너지를 모아 장풍을 쏜다고 할 정도로 강렬한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맞아요. 감정이 극에 달하는 신이 많았어요. 천민 이선은 불의 기운이 강하고 천민이 가져서는 안 될 두뇌를 가진 캐릭터인데, 울컥하고 자존심 세우는 신에서 불의 기운이 나오는 것 같아요.불의 기운이 강한 남자인가요 요즘은 많이 나아졌는데 감정 기복이 심해요. 조급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플랜 맨’이 돼야 하는 성격이에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하고, 쉴 땐 누굴 만나는 등 소소한 규칙이 마련돼 있어야 하고 여행 계획도 쫀쫀하게 짜요. 여행 할 때 다른 사람의 계획에 따라가면 그 사람을 탓할 수 있는데, 내가 짠 건 내가 후회하고 그런 다음에 성장하게 되니까요. 직접 찍은 사진으로 사진집도 두 권 냈어요. 1, 2차를 통틀어 30개국 이상 방문한 인피니트 월드 투어 때마다 짬 내서 여행하고, 사진 찍고, 시간 없을 땐 하다못해 길거리라도 다녔어요. 일종의 도장 깨기처럼 그렇게 정한 것들을 하나씩 해내는 재미가 있어요.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 제겐 그게 중요해요.틈새가 없어 보이는데요 빈틈없이 사는 삶 자체가 좋아요. 채워야 하는 시기, 아쉬움과 욕심이 많은 시기라 그런가 봐요. 예전엔 무조건적인 채움이었다면 이젠 하나씩 비울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채워가는 것 같아요. 다만 내 나이에 하기 어려운 건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위시 리스트를 짜요. 다행히 긴장이 완전히 풀리기 전까진 몸과 체력이 잘 버텨줘서 제가 즐거워하는 일에 최적화돼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이 하는 일에 아쉬움이 많나요 다 아쉽고 다 욕심 나요. <군주> 촬영 때도 이 신에서 뭔가 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니터링 과정에서 표현이 잘 안 됐다 싶으면 다른 사람의 평가와 관계없이 다양한 생각에 휩싸이게 돼요. 이 부분에선 좀 더 이런 방향으로 했어야 했는데, 다음 신에서는 이 표정에 이런 느낌을 더해야겠다…. 모니터를 보면서 지금은 이렇게 표현했고 분명 이 날것 같은 느낌이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밸런스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낯설지만 신선한 것은 간직하면서 여기에 연륜을 더해 나만의 어떤 것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현장에서 보니 배우들은 대사를 바로바로 잘 외우더라고요. 전 대본 외우는 데만 최소 3~4일이 필요해요. 그래서 더 오래 기억하긴 하는데 누구나 그렇듯 부족한 부분에 욕심을 내게 돼요. 부족하다는 생각이 나를 움직이고 더 힘껏, 타이트하게 사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을 들들 볶는 성격인가 봐요 네. 자신과의 관계에 갈등이 많죠. 그건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에요. 최근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게 많았는데,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겼을 때 갑자기 도를 닦은 듯이 차분해지고 감정적이기보다 냉정해지는 걸 경험했어요.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야지’ 하는 마음이 생겼고, ‘서운한 건 이거였어’라고 정리할 수도 있게 됐어요. 나중에 ‘아, 그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지만요(웃음). 감정적인 성격을 평생 못 고칠 줄 알았는데 그동안 냉정함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조급한 마음이 잘 드러나서 말도 엄청 빨리 하고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바바바’ 얘기한 적도 많았는데 이제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자신이 선택하면 언젠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나요 제 모토도 그런 것이고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오늘 인터뷰처럼 계획한 것을 하나씩 끝내면서 한 발자국씩 제 바람에 다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군주>의 이선이라는 이름은 ‘다르게 살 수 있다’는 뜻이었어요 사람 김명수는 글쎄요, 먼저 가수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빛을 보고 싶었달까,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고 싶었달까…. 그러다가 스무 살을 기준으로 남보다 좀 더 앞서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스무 살 때는 스물다섯이나 여섯, 지금은 좀 더 많은 나이겠죠. 좀 더 앞선 시선을 갖고 싶었고, 하지 않아도 될 후회의 순간과 마주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어른들을 많이 만났어요. 언제나 이상향은 멀리 있지만, 하나씩 계획하고 이뤄나감으로써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주는 거예요. 선생님이 아이를 가르치는 방법처럼 자신을 길들이고 있어요. ‘지금 열심히 준비해 놓으면 그다음엔 상황이 바뀌어 있겠지?’ 하는 기대감은 있지만, 안 돼 있더라도 새롭게 메모장을 열어서 다음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드라마처럼 잘생긴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전 칭찬을 좋아해요. 잘한다, 잘하고 있다, 이런 말이요. 유독 주변에 격려를 쏟아내는 사람이 많아서 전진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신인 때는 신인이라 부족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는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셌나 봐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거고요. <복면가왕>에서 가면 쓰고 노래 부를 때, 전 목소리에 집중했지만 가면을 벗고 나니 잘생겼다는 얘기가 주를 이루더라고요. 부족해도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이 빛을 발했으면 좋겠고, 노력한 결과에 대해 더 많은 피드백을 받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군주>는 제가 가진 벽을 깰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아요.엘과 김명수라는 두 이름으로 살고 있어요 엘이 데뷔 초기의 차갑고, 시크하고, 말 못 붙일 것 같은 이미지였다면 김명수는 밝고 긍정적인 반면 걱정과 벽도 많은 아이였어요. 두 캐릭터가 지금은 많이 동화돼 가는 것 같아요. 연기할 때도 제 모습이 나오고요. 둘의 공통점은 이상을 꿈꾸긴 하지만 허무맹랑한 돈키호테는 아니라는 거예요. 어릴 적부터 숙제를 미루는 걸 정말 싫어했어요. 그리고 ‘100’을 목표로 했을 땐 ‘0’부터 준비 계획을 잘 세우는 현실적인 성격이고요. 그 과정에서 후회가 있을지언정 발전적인 선택이었다면 ‘이겼다’라고 소리치며 카타르시스를 즐기고 싶은 단순한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