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조보아가 '탄금' 이재욱이 진돗개 같다고 느낀 이유

<탄금>에서 조보아와 이재욱이 서로를 꿰뚫어볼 때.

프로필 by 이마루 2025.05.25

촬영을 작년 5월에 마쳤으니 딱 1년이 지났네요. 5월 16일 12화로 공개된 <탄금>은 조보아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많은 국가에 동시 공개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기대감이 있어요. 사극이고, 한복의 아름다움은 물론 온갖 명소를 다니며 촬영했는데 그런 한국의 아름다움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고요. 대나무 숲, 유채꽃밭, 갈대밭… 안 간 곳이 없거든요.


이재욱이 입은 재킷은 Dries Van Noten. 조보아가 입은 레더 코트는 Celine by Hedi Slimane.

이재욱이 입은 재킷은 Dries Van Noten. 조보아가 입은 레더 코트는 Celine by Hedi Slimane.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것도 기대 요소입니다. <보이스> <손 the guest> 등 OCN 시절부터 장르적 특성을 잘 보여준 분이죠

저도 감독님의 팬이었어요. 또 그런 장르적 무드가 사극과 만나니 한층 묵직하고 멋지더라고요. 워낙 스릴러를 좋아하거든요. 평소 제 밝은 성격과 상반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즐거웠어요


원래 스릴러물을 좋아하는군요

저희 작품을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라고 표현하는데, 제가 평소에 시청자로서 보고 싶었던 서스펜스 스릴러 멜로물이 탄생했더라고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이 <비하인드 허 아이즈>인데, 보는 이로서 그만큼의 만족도가 있습니다.


조보아가 입은 블랙 더블 재킷과 팬츠는 모두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블랙 로퍼는 Gianvito Rossi. 셔츠와 타이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조보아가 입은 블랙 더블 재킷과 팬츠는 모두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블랙 로퍼는 Gianvito Rossi. 셔츠와 타이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이는 조선 최대 상단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이복동생이자 후계자인 홍랑(이재욱)에게만 마음을 여는 인물입니다.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요

가장 큰 이유는 오누이의 애틋함 때문이었어요. 성인이 되어 재회한 홍랑과 알 수 없는 감정이 싹트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 유일하게 가족으로 느꼈던 두 사람의 관계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워낙 동생과 사이가 좋다 보니 감정 이입도 됐고요.


또 어떤 도전이 됐을지

사극이라는 것 자체가 도전이죠. 데뷔 초 <마의>(2012)에 출연하면서 사극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표정과 발성, 행동이 제한되는 중에 표현해야 될 게 많으니까요. <구미호뎐>(2019) 때만 해도 판타지 사극임에도 걱정이 많았어요. <이 연애는 불가항력>(2023)의 전생 장면을 연기하며 이제 다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지금도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많이 긴장돼요.


조보아가 입은 블랙 더블 재킷은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타이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조보아가 입은 블랙 더블 재킷은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타이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2년 만에 돌아온 동생 홍랑이 진짜 홍랑인지 의심하는 <탄금>은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도 합니다. 조보아는 언제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된 것 같나요

저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저라는 사람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는 인물 뒤에 숨어 저를 표현하지만, 예능은 ‘조보아’라는 사람을 감출 수 없거든요. <정글의 법칙> <신세계로부터> <텐트 밖은 유럽>과 같이 몇 주씩 촬영하는 예능을 하다 보면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인지가 다 드러나죠.


그렇게 발견한 내 모습 중에서 괜찮다 싶은 것은

한없이 밝을 때가 있는데 전 그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였어요. 항상 세상을 좀 단순하게 바라보고, 즐기면서 살려고 해요. 덕분에 지금 행복한가 싶기도 하고요.


조보아가 입은 블랙 미니드레스와 레더 코트, 스카프는 모두 Celine by Hedi Slimane.

조보아가 입은 블랙 미니드레스와 레더 코트, 스카프는 모두 Celine by Hedi Slimane.


12년 전의 조보아와 지금의 조보아가 같은 부분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너무 가까워진 동료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짓궂게 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배려하려고하죠.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칭찬할 만한 일이 생기고, 그게 좋은 관계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이재욱 배우 칭찬을 좀 해볼까요. 웹 예능 프로그램 <나래식>에 출연해서 “진돗개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웃음)

진돗개가 눈매가 매서워 보이는데 웃으면 또 순하잖아요. 저희 작품에도 노랑이라는 강아지가 등장하는데, 그 노랑이도 좀 닮은 것 같아요(웃음). 재욱이는 액션을 정말 잘하더라고요. 원래도 잘하는데 액션 스쿨도 계속 다니고, 미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서 대역 없이 웬만하면 혼자 해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액션 신이 정말 아름다워요.


조보아가 입은 블랙 미니드레스와 레더 코트, 스카프는 모두 Celine by Hedi Slimane. 이재욱이 입은 재킷은 Dries Van Noten.

조보아가 입은 블랙 미니드레스와 레더 코트, 스카프는 모두 Celine by Hedi Slimane. 이재욱이 입은 재킷은 Dries Van Noten.


박병은, 김재욱, 정가람 등 다양한 매력의 남자 배우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엄지원 씨도 홍랑의 어머니로 등장하고요

모든 캐릭터가 각자만의 외로움을 갖고 있어요. 캐릭터 자체가 비극적 요소가 있다 보니 연기하는 동안 모두 각자의 외로움이 있지 않았을까 해요. 엄지원 선배님은 이번에는 정말 표독하고 악랄한 연기를 보여주세요. 그 고운 얼굴로 저를 때릴 때면 연기임에도 소름이 돋더라고요. ‘컷’ 하면 서로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너무 즐거웠지만요.


항공과 재학 중 배우의 꿈을 안고 성균관대 연극영화과로 편입했습니다. 그만큼 간절했다는 의미인데, 그 마음을 지금 돌아보면 어떤가요

우연히 연기를 시작한 뒤에야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할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욕심이 생기며 진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죠. 작품을 할수록 진지해졌고요. 그때를 돌아보면 먹구름 속을 어떻게든 헤치고 걸어 나가려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런 기분이 드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제는 그 길이 불편하지 않고 재밌어요. 계속 헤쳐 나아가서 맑은 날씨를 만나고 싶어요. 아직 못 만났다고 생각하나요 대외적 성과와 관계없이 틈틈이, 스스로 중간중간 뿌듯하고 만족한 시간은 있죠. 지치다가도 결과물이 나오면 너무 뿌듯하고, 또 하고 싶고요. 그런 작은 성취감이 저를 계속 달리게 해요.


아직 못 만났다고 생각하나요

대외적 성과와 관계없이 틈틈이, 스스로 중간중간 뿌듯하고 만족한 시간은 있죠. 지치다가도 결과물이 나오면 너무 뿌듯하고, 또 하고 싶고요. 그런 작은 성취감이 저를 계속 달리게 해요.

Credit

  • 패션 에디터 장효선
  • 피처 에디터 이마루
  • 사진가 목정욱
  •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혜민
  • 헤어 스타일리스트 백흥권 / 진해인
  •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시노 / 진해인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강연수
  • 어시스턴트 임주원 / 함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