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낯선 세상에 대해 아름답게 설명하는 여자들의 책 3

신간 '발리에서 생긴 일' '오래된 집의 탐미' '언베일'이 알려준 새로운 세계.

프로필 by 정소진 2025.04.25

칼럼니스트이자 여행 작가 이숙명이 펴낸 <발리에서 생긴 일>은 그저 휴양지로만 소비되던 발리를 낯설고도 내밀한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본 에세이다. 저자는 발리 섬으로 이주 하여 마주한 요가 리트릿, 사원 탐방, 로컬과의 우연한 만남들, 그 모든 순간을 감각적이고 유머러스한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치유'나 '여유'로 포장된 발리의 이미지 너머, 이주민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불편함과 사색의 순간을 솔직하게 그려내며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사회를 벗어나 지금 당장 어디론가 떠나,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도서.


빈티지 공간 디렉터 이서윤의 <오래된 집의 탐미>는 시간이 만들어낸 집의 결을 통해 삶의 태도와 미감을 성찰하는 에세이다. 오래된 주택을 직접 거닐고 고치며 기록한 이 책은 단순한 건축 탐방기를 넘어 살아 있는 공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어쩌면 나란 사람을 고쳐나가듯 어떤 오래된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저자는 한 채의 집을 마주할 때마다 그 안에 깃든 흔적과 기억에 귀 기울이며, 낡음이 주는 품위와 아름다움을 예찬한다. 오래된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이 책은 조용한 풍경 속에서 자신의 속도대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


<언베일>은 명품 브랜드를 둘러싼 전략, 문화, 소비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책으로, 30년간 패션 매거진 <노블레스>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머무른 이윤정의 깊이 있는 시선이 담겨 있다. '브랜드는 어떻게 사랑받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명품의 역사와 철학, 브랜딩 방식, 한국 시장의 특수성까지 폭넓게 다룬다. 루이 비통, 샤넬, 구찌 등 익숙한 브랜드들이 대중과 어떤 감정적 연결을 구축해왔는지를 들여다 보며, 명품을 단순한 사치가 아닌 이 시대의 상징 언어로 해석한다. 소비와 취향,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흥미롭고도 통찰력 있는 안내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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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 정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