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라노에서 에이티즈 산과 나눈 인터뷰
에이티즈 산은 이름처럼 단단한 사람,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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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밀란에서 열린 ‘돌체앤가바나 2025 F/W 컬렉션’ 쇼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쇼에 참석한 유일한 K팝 남자 아티스트이기도 했죠. 쇼 전날 <엘르> 화보를 촬영하며 마음에 쏙 든 의상은
너무 감사한 자리였어요. 앞으로도 패션 산업에 심도 있게 접근하고, 패션 자체를 즐기고 싶습니다(웃음). 첫 의상이었던 재킷! 수트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돌체앤가바나 특유의 장식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또 데님 의상을 입고 촬영할 땐 청춘영화를 찍는 것 같은 활기가 느껴졌어요. 재미있었고, 결과물도 멋있어서 그날의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2024년에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화제가 됐습니다. 무대에 대한 자부심이 커진 모멘텀이었을 것 같아요
코첼라 무대는 디딤돌을 딛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우리를 단단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준 터닝 포인트였죠. 돌이켜 생각해 봐도 에이티즈라는 이름이 세상에 울려 퍼진 순간이라 짜릿합니다.

산이 입은 패치 장식의 블레이저와 티셔츠, 데님 팬츠, 십자가 펜던트 네크리스는 모두 Dolce & Gabbana.
대장정이었던 2025 유럽 투어 ‘Towards the Light: Will to Power In EUROPE’이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에이티니로부터 받는 에너지는
대단했죠. 매 순간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를 비롯해 우리 멤버 모두가 팬들과 함께하는 공연을 소중하게 여겨요. 우리 무대를 보러 오는 관객은 처음 온 분,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분 등 다양할 거예요. 그래서 늘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정규 2집 <The World EP.Fin : Will>과 미니 11집 <Golden Hour: Part. 2>는 2년 연속 미국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했고, K팝 보이 그룹 최초로 글로벌 라이프 필드 스타디움에 섰습니다. 세계적 인정과 주목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내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한국 밖에서 저희를 알아보시는 분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주시죠(웃음). 큰 변화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 대한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우리 팀의 정수는 무엇인가요
꾸준함과 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과감하게 시도하고, 용기 있게 도전하는 팀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미니 11집 <Golden Hour: Part.2> 활동도 어느덧 5개월 전 일입니다. 당시 활동을 떠올렸을 때 매 순간 성장을 체감하는 산이 꼽은 ‘최애’ 무대는
‘Ice on my teeth’ 무대로 많은 걸 얻었어요. 이 무대를 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잘 맞는 게 뭔지 찾았거든요. 음악적 스펙트럼이 한층 더 확장된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이 곡의 컨셉트가 저와 잘 맞았어요. 제 내면에는 차갑다고 할 정도로 이성적인 면이 있거든요. 혼자 있을 땐 차가우면서도 불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죠. 이런 성향 덕분에 무대에 설 때도 편했어요. 표정이나 몸짓, 모든 면에서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니까.
‘사랑으로, 사람에 의해, 삶을 위해 나아가는 에이티즈의 모습’이라는 이 앨범의 설명처럼 사랑하는 대상 앞에서 산은 어떤 사람이 되나요
지금 제가 사랑을 쏟는 건 음악, 에이티즈뿐인 것 같네요(웃음). 저는 사랑할 때 열정을 쏟아요. 그리고 그 사랑을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 겸손해져요. 잘하고 싶고, 욕심도 많거든요. 이런 마음은 K팝 선배들에 대한 존중감에서 비롯됩니다.

산이 입은 아플리케 데님 셔츠와 슬리브리스 톱, 데님 팬츠, 네크리스는 모두 Dolce & Gabbana.
최근 사랑에 빠진 것을 나열해 볼까요
맛있는 음식과 위스키! 사실 위스키를 잘 못 마셔요(웃음). 달달한 디저트에도 손이 자주 가고요. 지난겨울에는 딸기 디저트를 자주 먹었어요.
지금 내 플레이리스트를 장악한 곡들은
살펴보니 클래식과 재즈처럼 가사 없는 음악이 많네요! 아, 요즘 작업 중인 곡들도 자주 듣습니다.
더 단단해진 에이티즈는 이제 8년 차입니다. 연차가 늘면서 잃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은
초심. 내 일을 사랑하고, 주변인에게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에요. 변함없이! 소신을 지키려면 늘 ‘잘해야 한다’는 초심을 안고 살아가야 하죠. 이것만큼은 꼭 지키고 싶어요.
초심과 함께 달려오며 쉼도 필요했겠죠. 내가 잘 쉬는 방법이 있다면
신기하게 저는 침대에 누워 있거나 여가 활동을 하며 쉬지 않습니다. 잘 쉰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결과물이 인정받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때예요. 할 일을 완벽하게 수행했을 때가 더 편하고 행복해요.
바쁜 게 체질이군요. 빠른 삶의 템포에 나를 맞추다 보면 한계를 느끼는 순간도 있겠죠
그럼요. 그런데 이런 바쁜 움직임은 딱 ‘지금’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아니면 후회할 것 같아서 한 번뿐인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어요. 좌우명이 ‘내일의 나에게 후회 없는 오늘을 살자. 어제의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되자’거든요. 제겐 사람 냄새 나는 멋진 사람이 되려는 꿈이 있어요.

산이 입은 휘장 패치로 장식한 셔츠와 팬츠, 더비 슈즈는 모두 Dolce & Gabbana.
지난해 ‘엘르 스타일 어워즈’에서 K팝 아이콘상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어요.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할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티스트, 그 이전에 사람 냄새 나는 최산이 되겠다”고 했죠. 그 말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하군요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담백하고 깔끔하게 말하는 게 더 멋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죠. 하지만 해야 할 말은 꼭 해야 하고, 감사한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말하는 게 내가 바라는 최산의 모습이거든요. 그래서 길어지더라도 솔직한 마음을 전했어요.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온다면 진심으로 다가서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요.
멤버들은 부모님끼리도 친할 만큼 가족 같은 사이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산의 아버지가 부모님들을 잘 이끄신다고요. 산은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맡은 역할이라기보다 이상향은 있어요. 의리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친구로서, 형으로서, 가족 같은 사이로서 의리를 지키고 싶어요. 멤버들에게 바라는 건 없어요. 멤버들에게 제가 힘이 되고 싶을 뿐이죠.
멤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일상에서도 드러납니다. 소통 채널인 에이티즈톡에 성화와 영화관을 찾은 사진과 함께 ‘낭만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문구를 올렸죠. 낭만은 산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요
제가 생각하는 낭만은 사실 별게 아닙니다(웃음). 낭만에 낭비란 없습니다. 제게 낭만은 바쁘게 흘러가는 순간에 ‘굳이’라는 말이 붙을 만한 일도 꿋꿋이 섬세하게 해내는 겁니다.
최근 낭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바로 지금인 것 같아요. 눈앞에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가 보이거든요. 최근에 읽던 책이에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낭만을 느꼈죠. 작은 일에도 크게 낭만을 느끼는 타입입니다.

산이 입은 재킷과 롱 네크리스는 모두 Dolce & Gabbana.
뮤지션을 꿈꾸는 평범한 학생이던 산에게 지금의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너 하고 싶은 거 해! 지금도 스스로에게 종종 말합니다. 눈치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낭만을 챙기며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엇이든 소신 있게 하자는 말과 일맥상통해요.
‘최산답다’는 걸 끊임없이 보여준 답변이었어요
그런가요(웃음)? 최산답다는 건 여러 가지 단어로 형용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의리, 불, 열정, 인성, 예의 등등. 좋은 뜻이면 좋지만 부정적인 것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산’이라는 이름처럼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나요, 아니면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나요
두 가지 성향을 다 갖고 싶어요. 아버지가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동산이, 누군가에게는 오르지도 못할 높은 산이 되라는 의미에서 제 이름을 지으셨대요.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바람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에게는 쉴 공간이 되는, 멋진 산이 될래요.
Credit
- 패션 에디터 김명민
- 피쳐 에디터 정소진
- 사진가 김형식
- 스타일리스트 주현
- 헤어 스타일리스트 정다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소정
- 프로듀싱 NOEY PARK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DAVIDE LO RE / EMANUELE CAPPELL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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