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AI는 수의사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SKT가 출시한 AI 반려동물 진단 보조 솔루션이 북미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철저히 ‘대체’가 아닌 ‘보조’로서 활약하길 바라는 이들이 예측하는 세상은.

프로필 by 전혜진 2024.09.04
지금 가장 소란스러운 세계. 기술과 노동의 영역을 넘어 어느덧 대중문화와 일상마저 잠식해버린 AI와의 피할 수 없는 조우가 여전히 막역하고 두렵게 느껴진다면, 그 거대한 세상의 길목에 선 ‘AI 신인류’들과의 대화에 주목해 볼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마음으로 이들이 보내온 아주 창조적이고 소란하지만 가장 친절한 AI 소개서를 당신에게 보낸다.
엑스칼리버는 AI로 수의영상진단을 보조하며, 의사와 보호자 간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엑스칼리버는 AI로 수의영상진단을 보조하며, 의사와 보호자 간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WITH 엑스칼리버 글로벌팀 팀장 장동일 SKT가 2022년 출시한 AI 반려동물 진단 보조 솔루션 ‘엑스칼리버(X?Caliber)’가 북미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X레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의사의 진료를 효율화한 동물용 AI 의료 서비스. 철저히 ‘대체’가 아닌 ‘보조’로서 활약하길 바라는 이들이 예측하는 세상은.

엑스칼리버에서 AI의 역할은
판독을 보조한다. 병원에서 동물들이 X레이를 찍으면 그 이미지를 분석하고, AI 관점에서 진단 결과를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방식. 수의사는 판단에 정확도와 속도를 더한다. 동물 의료 분야에 영상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AI는 ‘주관식의 객관화’를 가능하게 한다.

동물에게도 AI는 필요할까
집에 고양이가 다섯 마리 있다. 그러니 내게 이 일은 ‘덕업일치’이기도 하다. 동물은 말을 못하지 않나. 아프면 치부로 여겨 숨기려는 게 그들의 본능이다. 궁극적으로 AI가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AI가 인간만 이롭게 한다고 보지 않는다. 반려동물로 시작해 지구 온난화 문제, 식물 재배 환경 조성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인간과 생태계와의 관계에서 AI 활용을 극대화한다면 분명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한 수의사는 “반려가족을 설득하는 데 좋다”고 엑스칼리버의 장점을 설명했다. AI가 신뢰로 작용하는 걸까
반려인들 역시 ‘신뢰감이 생긴다’는 의견을 제공한다. 특히 동물 의료에서 과잉 진료를 우려하는 이가 많은데 의사와 환자,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동물 의료시장에서 AI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질까
국내 반려인들이 1500만 명이라면 동물병원은 약 4000개, 그중 X레이 기기가 3500개 정도 된다. 수의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반려인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고도화되고 선진화되면서 사람과 동등한 수준의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수요가 분명 커지고 있다. 2022년 9월 출시 당시 약 100개 병원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던 엑스칼리버가 현재 750개 병원에서 활용된다. 굉장히 빠른 수용 속도다. 수의 영역은 다른 영역보다 기술적으로 더 보수적이고 느린 경향이 있는데, AI 기술 파급력이 다른 산업보다 클 것 같다.

강아지 자몽이의 근골격 X레이를 ‘엑스칼리버’가 분석했다.

강아지 자몽이의 근골격 X레이를 ‘엑스칼리버’가 분석했다.

AI 기술을 명확하게 의사의 ‘대체’가 아닌 ‘보조’라고 보나
AI가 사람을 대체하며 실직을 유발하고, 결국 인간을 위협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AI의 탄생은 인류문화적으로 혁신 기술의 탄생과 흐름을 같이한다. 바퀴의 발명과 인터넷의 등장처럼. 이 혁신 기술을 잘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비될 거고, 잘 활용하는 사람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은 자명하다. AI는 인간이 한계를 초월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정의하고 싶다.

동물 의료와 AI와의 관계는 얼마나 발전할까
엑스칼리버도 X레이 진단 솔루션으로 시작했지만, 반려동물시장 성장성이나 이에 부합하는 생활수준, 갖은 수요와 동시에 시의적절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CT나 다른 진단 영역으로 점점 확장해 나가면서 진료의 효율화, 궁극적으로는 치료 보조 수단으로 활약했으면 한다.

나의 AI, 엑스칼리버에게 한 마디
빠르게 성장해 줘서 고맙다.

Credit

  • 에디터 전혜진
  •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