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은근히 까다로운 빈티지 티셔츠 맛집

빈티지 티셔츠 좋아해요? 그렇다면 여기서 찾아보세요.

프로필 by 이재희 2024.06.28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티셔츠 컬렉션에 대한 소소한 에세이 '무라카미 T, 내가 사랑한 티셔츠'를 출간할 정도로 남다른 애착을 보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티셔츠 수백 장, 그러다 보니 에세이 열여덟 편'이라며 자신의 티셔츠 사랑을 자랑하죠. 이 글을 적는 필자도 그를 대적할 만큼 티셔츠가 정말 많습니다. 이유는 4계절 내내 요리조리 돌려 입을 수 있는 것에 이만한 아이템이 없기 때문. 니트 카디건에도 박시한 레더 재킷에도, 레이스 슬립 위에도, 데님은 물론 포멀한 슬랙스에, 벨트를 종류별로 매칭하고, 하이힐과, 스니커즈와, 하찮은 플립플롭과도 어울립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쿨하게 만드는 매력 가득한 티셔츠.
올여름 트렌드 반열에 오른 그래픽 티셔츠, 이들의 찐 매력 정도는 '얼마나 빈티지한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빈티지 그래픽이 환영받는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진짜 오래된' 빈티지 그래픽을 대적할 만큼 마음을 터치하는 감도 높은 디자인을 찾기란 어렵다는 것(결국 아카이브는 빈티지에서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죠). 그도 그럴것이 60,70년대 격동기를 지난 미국은 경제와 문화 급 성장속에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흐름이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실존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잘 팔리기위해 '보기 좋게'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이로서 판매를 목적으로한 물건에는 '자아'가 생겼고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모여 각종 예술 문화 사업은 부흥했습니다. 실로 빈티지 마켓에서 70,80,90,00년대 아메리칸 빈티지 티셔츠는 패션 브랜드의 '현행' 못지않은 가격이 책정되기도하며, 이마저도 'SOLD'인 경우가 대다수죠.
그래서 모았습니다. 현직 패션 에디터, 패션 마케터,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쇼핑하는 장소말이죠. 이들이 그래픽 티셔츠를 헌팅하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리리썬 | LILISUN


'스타일 좀 좋다'라는 사람들의 즐겨찾기에 추가되어 있는 곳. 빈티지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대구 소재의 빈티지 숍 '리리썬'입니다. 이곳은 오프라인 못지않게 온라인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도 활발합니다. 대구에 있음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수없이 태그 했을 정도죠. 소규모지만 매우 알차게 운영 중인 리리썬의 가장 특징은 사장님의 안목. 사진을 찍는 감도부터가 다릅니다. 그가 엄선한 티셔츠 셀렉션은 믿고 고를 만큼 훌륭하고, 드라이 크리닝이 되어있을 정도로 세심한 터치가 인상적이죠.
lilisun.kr/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공평동 11-3번지 1층



스틸나이스 | STILL NICE


쇼핑은 뭐니 뭐니 해도 손맛. "스틸나이스는 뭐 하는 곳이죠?"라고 물었더니 "우리는 중고 상품 스토어입니다. 기본적으로 세컨드 핸드(위탁 상품)을 판매하고 플리마켓, 팝업 스토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해요"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가로수길 (구)아우어베이커리 자리에 들어선 거대한 '중고 패션 상품 스토어' 스틸 나이스. 이름 그대로 '좋은 기분을 가지세요', '좋은 상품을 가지세요'처럼 쾌적한 스토어와 제품들이 특징입니다. 'GOOD TRADING LABEL(훌륭한 거래 레이블(메이커))'라는 문구를 큼직하게 적을만큼 쇼핑에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느껴지죠.
이곳에서는 광범위한 온라인 중고 거래에의 피로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알짜배기만 모아 오프라인 플랫폼에 게시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더불여 눈여겨 볼 것은 옷을 위탁하는 멤버들에 있습니다. 패션, 디자인, 건축 등 각계의 패션 피플들의 선택을 받았던 제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렇다 보니 남다른 브랜드 라인업이 눈에 띕니다. 기마구아스(gimaguas), 팔로마 울(Palomawool), 캐피탈(Kapital)같은 요즘 친구들에게 '핫'한 해외 브랜드부터 폴로 랄프 로렌, 아디다스, 나이키, 슈프림, 스투시와 디올, 샤넬, 에르메스 등 전방위적인 리스트가 존재하죠. 물론, 누구나 위탁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헌 것이 누군가에겐 새것이 될 수도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새로운 흐름에 동참해 보시길.
instagram.com/stillnice_official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대로 162길 39



옴니피플 헤비 | OMNIPEOPLE_HEAVY


이렇게 다양하고, 이렇게 많을 수 있다니.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옴니피플의 방대한 셀렉션은 그 규모부터가 압도적입니다. 여기에 감도높은 인테리어와 제품들에는 빈티지에 대한 진정성마저 느껴지죠. 총 일곱 개의 오프라인 숍은 성격도 제각각입니다. '메이저'로 보이는 네 곳과 창고형의 '마이너'한 세 곳이 다른 콘셉트로 운영 중입니다.
이정도로 자신들의 세계관을 이룩한 옴니피플, 추천하는 두 곳은 홍익대학교 앞에 위치한 옴니피플 헤비압구정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옴니피플 갤러리입니다. 컬러와 종류, 취향에 따라 정리된 제품들이 너무 다양하고 보기좋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옷이 헤 질수록, 또 오래 묵을수록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문화가 있듯, 이곳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부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못지않을 만큼 다양한 제품들이 즐비합니다. 어디에서나 나를 위한 적당한 티셔츠는 분명 존재하기 마련! 심지어 세상 한 벌밖에 없는 특별함까지 즐길 수 있어요.
omnipeople.co.kr/location.html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29나길18 (서교동 335-35)
주소 | 서울특별시 언주로 152길 13


Credit

  • 에디터 이재희
  • 사진 각 SNS 계정 및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