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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 다이어트처럼 해야 하는 이유 #돈쓸신잡

왜 당신의 투자는 늘 실패하는가?

프로필 by 조성준 2024.05.30
연초 헬스장에 가면 부쩍 사람이 많다. 다이어트를 새해 목표로 삼고, 뜨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마음은 1~2개월 정도면 차갑게 식는다. 북적거리던 헬스장은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 그러다 다시 사람이 몰리는 타이밍이 있다. 바로 지금이다. 많은 사람이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을 찾는다.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또 어느 순간 운동을 내려놓을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운동과 다이어트는 기본적으로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에 가깝다. 괴로움을 피하고 싶은 건 본능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길게 유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투자 역시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누구나 투자를 제대로 오래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다. 혹은 잘못된 다이어트로 인해 요요가 오는 것처럼 투자를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허무하게 잃기만 한다. 다이어트도 투자도 잘못된 방식으로 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다이어트와 투자의 공통점을 짚어보자.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삶 자체를 바꾸는 것
잘못된 생활 습관 탓에 다이어트가 필요한 체형을 얻게 된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래서 감량 몸무게 목표를 잡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단기적으로 식사량을 확 줄였다. 또한 혹사 수준으로 운동까지 과격하게 했다. 그럼 살이 빠질까? 당연히 빠진다. 꽤나 드라마틱하게 쭉쭉 빠질 것이다. 기존 식사량보다 압도적으로 적게 먹고, 압도적으로 많이 움직이면 몸무게가 줄어드는 건 과학이다. 단기간에 극단적인 노력으로 목표 몸무게를 달성했다고 치자. 그럼 그다음엔? 계속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을까? 당연히 지속 가능하지 않다. 오히려 부작용으로 더 심각한 요요가 올 수도 있다.

당연히 투자도 마찬가지다. 급등하는 테마주에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는가? 당연히 가능하다. 운 좋으면 하루에 20~30%의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그런 행운을 누렸다고 치자. 그런데, 이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투자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행운은 그리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확률이 낮다. 낮은 확률에 지속적으로 베팅하면 최종적으론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다이어트든 투자든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시작부터 실패한 것이다. 내 삶의 고정 설정값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름길을 찾으려고 할수록 나락으로 떨어진다
평소엔 꽤 똑똑한 사람도 이상할 정도로 다이어트의 영역에만 들어오면 유사과학에 가까운 속설을 믿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있고, 정답 역시 명확하게 나와 있다. 밸런스 있는 식단, 적절한 운동, 질 좋은 수면. 이 3박자가 갖춰지면 다이어트와 건강을 잡을 수 있다. 위와 같은 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정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름길을 찾으려는 수요도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시중에는 딱히 과학적으로 증명도 되지 않은 다이어트 관련 식품이 판을 친다. 이런 제품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유는 그만큼 빠르게 결과를 얻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투자는 다이어트처럼 딱 떨어진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검증된 방법도 있다.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것처럼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지수(S&P500)에만 꾸준히 투자해도 기본 이상을 챙길 수 있다. 아니, 기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웬만한 투자 전문가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투자자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빠르게 큰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에 자꾸 지름길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는 종목에 위험한 베팅을 감수한다. 그리고 돈을 다 잃어서 더 이상 베팅을 할 수 없을 때까지 베팅을 이어간다.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다이어트엔 정말 많은 방법이 있다. 운동만 하더라도 종류가 얼마나 많은가. 근력 운동, 근지구력 운동, 심폐 지구력 운동, 유연성 운동 등등. 식단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저탄고지, 간헐적 단식, 원푸드 다이어트 등등. 중요한 건 밸런스다. 오직 한 가지 운동만 고집하는 것보다, 몸 상태에 따라 다양한 종목을 섞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식단도 엄격하게 한 가지 방법에 몰두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방식을 찾는 것이 좋다. 평생 닭가슴살만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투자에서도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 중에서 어떤 투자가 훨씬 더 매력적인가? 당연히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내 집 마련이라는 큰 미션을 완수했다면, 그 이후엔 주택 담보대출을 차근차근 갚으면서 동시에 최소한 미국 지수 ETF에라도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동차로 비유해 보자. 아무리 비싼 자동차라도 4개의 바퀴 중 한 개만 펑크가 나도 무용지물이 된다. 다이어트, 투자도 그렇다. 한 가지 방법에만 매달리지 말고 4개의 바퀴가 골고루 잘 돌아가는 방식으로 밸런스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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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지우
  • 글 조성준
  •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