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는 시계 이야기
역사 깊은 시계 브랜드는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 땅, 하늘, 바다, 우주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를 파고들며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는 시계 브랜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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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300m 방수 기능을 갖춘 오이스터 퍼페츄얼 서브마리너는 1천2백만원대 ROLEX
롤렉스는 거의 한 세기 동안 높은 산봉우리부터 깊은 해저까지 세계 곳곳을 탐험했다. 새로운 곳을 발견하고자 하는 열망은 곧 지구를 보호하려는 미션으로 승화되어 ‘퍼페츄얼 플래닛 이니셔티브’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해양 탐험의 선구자 실비아 얼이 이끄는 ‘미션 블루’와의 협업은 가장 눈부신 활동이다. 미션 블루는 해양 생물이 사는 150곳을 ‘호프 스폿(hope spot)’으로 지정하고 이 지점으로부터 해양 표면 5750만 km2에 속하는 범위를 보호한다. 이는 생태계의 안전 지구를 만드는 일로 전 세계에 해양 보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환으로 이어진다. 롤렉스는 실비아 얼을 비롯, 바다 보호에 헌신하는 이들에게 ‘바다를 지키는 영웅’이라는 수식어를 붙였고, 미션 블루는 대중적 지지와 함께 지역사회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왼쪽부터)나토 스트랩을 탑재한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은 2천3백만원대 BLANCPAIN. 에코닐· 패브릭 스트랩을 장착한 슈퍼오션 헤리티지 57 아우터노운은 6백70만원대 BREITLING
바다를 탐험하고 보존하는 것은 블랑팡에게 중요한 미션이다. 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다이빙 워치 피프티 패덤즈를 기념하면서 블랑팡은 바다를 아끼는 해양 탐험가, 포토그래퍼, 과학자, 환경보호론자들과 특별한 협업을 해왔다. 일명 ‘오션 커미트먼트’ 캠페인으로 야생 그대로의 바다를 탐험하는 ‘원시 해양 탐사’, 그리고 깊은 수심의 바다에 사는 희귀 해양 생물과 멸종 위기 물고기를 연구하는 ‘곰베사’ 프로젝트가 있다. 탐험을 통해 발견한 바닷속 이야기는 2013년 해양 사진 전시 <오션스>에서 공개했는데, 당시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 생태계의 가치와 고귀함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오션 서밋’을 후원하면서 바다가 직면한 위기와 바다 생태계 전선에서 노력하는 이들의 영상 시리즈를 만들어 실감 나는 메시지를 전했다. 블랑팡은 현재도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과 바닷속을 탐험 중이다.
바다를 사랑한 서퍼들
지난여름 브라이틀링은 바다와 가장 친밀한 서퍼들과 함께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해변 정화 활동을 펼쳤다. 전 세계의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전념하는 ‘서프 라이더’와 손을 맞잡은 결과다. 서프 라이더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 방지, 수질 보존 등 해양 보호에 앞장서 800건 이상의 캠페인을 진행한 비영리단체다. 1957년 슈퍼오션 워치를 출시하며 ‘플라스틱 없는 바다’에 대해 연구해온 브라이틀링이 미션을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를 만난 셈이다. 브라이틀링은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계기로 2025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모두 근절하도록 했다. 또한 100% 재활용 PET 소재의 워치 박스를 사용하고, 바다에서 회수한 폐어망으로 워치 스트랩을 제작하는 등 진정성 있는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왼쪽부터)재활용 스틸을 접목한 섭머저블 쿼란타콰트로 e 스틸은 1천5백만원대 PANERAI. 위블로와 네스프레소가 컬래버레이션한 빅뱅 유니콘 네스프레소 오리진은 3천만원대 HUBLOT.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한 구찌 다이브는 3백50만원대 GUCCI.
워치메이킹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은 다양하다. 무브먼트의 정교함이나 시계 디테일의 차이를 꼽을 수도 있지만, 특히 친환경 소재에 대한 기술력은 빼놓을 수 없다. 파네라이는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e 스틸(재활용 스틸) 소재를 사용한 ‘섭머저블 쿼란타콰트로’ 시리즈를 선보였다. 물리적 구조가 일반 스틸과 동일한 e 스틸을 사용하면서 환경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 섭머저블 쿼란타콰트로는 케이스 전체에 e 스틸을 사용하고 재생 PET 소재로 만든 패브릭 스트랩을 더한다. 이는 총 137g의 중량 중 72g을 차지한다. 즉 시계의 절반 이상이 재활용 소재인 셈이다.
커피 박의 기발한 변신
매일 마시는 커피가 시계로 환생한다면? 지난해 위블로는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와 함께 흥미로운 아이템을 제시했다. 커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커피 박’을 시계에 접목해 ‘빅뱅 유니콘 네스프레소 오리진’을 출시한 것. 아메리카노 한 잔에 사용되는 약 15g의 원두가 대부분 커피 박이 되어 버려지는 것을 보고 얻은 아이디어다. 시계의 패브릭 스트랩은 커피 박 5%와 재생 폴리에스테르 95%로, 러버 스트랩은 커피 박 4.1%, 재생 화이트 러버 8.2%, 그리고 위블로의 기술을 결합해 완성했다. 케이스 또한 커피 캡슐이 28% 포함된 재생 알루미늄 소재다.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는 위블로의 아이템은 시계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생분해 플라스틱의 확장
지속 가능한 소재를 이용하고도 충분히 멋스러운 시계가 있다. 다이버용 워치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구찌 다이브가 바로 그것이다. 하우스의 상징적 요소를 반영한 회전 베젤이 세련되면서 스포티한 면모를 동시에 보여준다. 무엇보다 소재가 특별하다. 재활용 스틸 사용은 기본, 스트랩과 스크루 크라운, 케이스백을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식물이나 다른 생물학적 물질로 만드는 바이오플라스틱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생분해되는 재생 자원이다. 탄소 배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플라스틱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구찌는 다이브 시계를 계기로 환경 문제 개선에 한발 가까워졌다.

(왼쪽부터)골드 소재로 만든 알파인 이글은 1억40만원대 CHOPARD. 스와치와 오메가가 함께 선보인 ‘미션 투 더 문페이즈’는 42만원대 SWATCH.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쇼파드는 보다 적극적인 환경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알파인 이글 컬렉션을 출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알파인 이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루센트 스틸 A223 소재를 활용하거나 윤리적 채굴 인증을 받은 골드로 만들어졌다. 알프스의 환경과 생물 다양성 보존에 대한 메종의 가치가 담긴 대표적인 모델이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알파인 이글 재단에 기부한다. 이 재단은 흰꼬리수리가 다시 제네바 호수 주변을 찾아들게 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곳이다. 제네바 호수의 평원은 오랜 세월 흰꼬리수리의 서식지였지만 130년 넘게 자취를 감추면서 이젠 더 이상 흰꼬리수리를 보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알파인 이글 재단의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으로 4마리의 새끼 흰꼬리수리가 태어났고, 앞으로 8년간 80마리를 방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주 생태계에 대한 임무
우주 생태계에 대한 임무 스와치와 오메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바이오세라믹 문스워치. 우주에서 영감을 받아 11개 컬렉션의 이름을 행성에서 따왔다. 소재는 스와치에서 연구 개발한 친환경 바이오세라믹으로, 피마자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과 세라믹을 1:2 비율로 결합한 것이다. 피마자는 염증 치료에 쓰는 식물로 대부분 폐기되어 이를 자원 순환의 목적으로 재활용했다. 무엇보다 이번 문스워치 컬래버레이션에 함께한 오메가는 이미 환경 캠페인으로 ‘우주 쓰레기 청소’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끝없는 우주에 경의를 표하며 스위스 신생 벤처기업인 ‘클리어 스페이스’를 지원해왔다. 이 활동을 통해 21세기의 골칫덩어리인 우주 쓰레기 해결은 물론, 지속적으로 우주 생태계를 위한 관찰을 해오고 있다.
Credit
- 에디터 안혜미
- 아트디자이너 강연수
- 디지털 디자이너 정혜림
- 어시스턴트 김다희
- 사진 iSTOCK
- COURTESY OF ROLEX
- COURTESY OF BLANCPAIN
- COURTESY OF BREITLING
- COURTESY OF GUCCI
- COURTESY OF PANERAI
- COURTESY OF HUBLOT
- COURTESY OF SWATCH
- COURTESY OF CHOP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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