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가죽 조각을 재활용한 에르메스의 결말

에르메스 쁘띠 아쉬 컬렉션이 피어 낸 새로운 생명.

프로필 by 손다예 2025.11.22

패션이 남긴 흔적은 때로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남겨진 재료가 다른 쓰임을 만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잔여물이 아니라 창조의 원천이 된다. 에르메스의 쁘띠 아쉬(Petit h) 컬렉션은 바로 그 전환의 미학을 보여준다. 공방에서 쓰이지 못한 가죽 조각이 다시 모여, 전혀 다른 형태와 의미로 재탄생한다. 붉은빛 가죽으로 완성된 토끼 오브제는 대표적인 예.

가죽으로 만든 토끼 오브제는 가격 미정, Hermès.

가죽으로 만든 토끼 오브제는 가격 미정, Hermès.

동글동글한 실루엣과 길게 뻗은 귀 그리고 한쪽 귀의 색만 다른 디테일이 의외의 위트를 더한다.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 의도치 않은 불완전함이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변주되는 순간이다. ‘무엇이든 버려지지 않는다’는 쁘띠 아쉬의 철학이 깃든 이 작은 오브제는, 장난스러운 오브제로 보이지만 하나의 독립적인 아트 피스로 기능한다. 남겨진 재료에서 시작된 상상력이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물들이는 것. 그것이 에르메스가 말하는 지속 가능성의 또 다른 언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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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손다예
  • 사진 장승원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