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섹도’를 아시나요?

"동양에서는 도(道)라는 개념이 있잖아. 술을 마실 때도 주도(酒道)라는 게 있고, 차를 마실 때도 차도(茶道), 몸을 쓰는 운동에도 유도, 검도, 태권도. 그럼 섹스에도 도가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BYELLE2017.03.23


"연남동, 경리단길, 하다못해 샤로수길까지 요즘 핫플레이스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종로로 모인 이유가 뭐야?" 종로의 어느 오래된 술집에서 A가 막걸리를 따르며 물었다.

"아니, 요즘 얘가 종로로 동양철학 공부를 하러 다닌대서 오랜만에 여기로 한번 와 봤지." 맞은편에 있던 B가 나를 대신해서 말했다.

"21세기 과학문명의 시대에 무슨 공자 맹자냐? 그리고 동양철학은 니가 쓰는 섹스 칼럼이랑은 연관도 없잖아." A가 내 몫의 막걸리 잔을 건네며 말했다.

 


"있지. 왜 없어. 동양에서는 도(道)라는 개념이 있잖아. 이렇게 술을 마실 때도 주도(酒道)라는 게 있고, 차를 마실 때도 차도(茶道), 몸을 쓰는 운동에도 유도, 검도, 태권도. 그럼 섹스에도 도가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섹도?" "그래.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섹도가 되겠지." A와 B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럼 그 섹도라는 것을 좀 말해봐." "섹도라는 것이 굳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뭐 이런 식으로 활용을 할 수 있겠지. 이를테면 논어에서 공자가 말하길 네가 싫어하는 것, 하고 싶지 않을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고 했어. 그럼 침대 위에서 너희가 싫어하는 것을 스스로 먼저 하지 않는 거지."

 


"침대 위에서 내가 싫어하는 것이라…" A가 고민하고 있을 때, B가 먼저 답했다.

"난 씻고 하는 게 좋아. 그런데 만난 지 오래되면 점점 변하잖아. 처음 연애할 때는 양치를 해도 혹시 냄새가 날까 봐 껌도 씹고 가글도 했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그런 기본을 생략하더라고. 그럼 왠지 내가 존중 받지 못 한다는 생각이 들고 섹스도 점점 재미 없어지고. 침대에서는 다른 거 없어. Back to the basic라고 나는 그 기본은 꼭 지키려고 하지."

"그 기본이라는 게 뭔데?"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청결, 피임, 대화와 존중. 생각해 보면 이런 것들은 큰 돈 드는 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런 걸 슬슬 빼 먹고 달려들면 서글퍼지는 거지."
B의 말에 A가 잠시 생각에 빠진 듯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내 남자친구도 예전엔 자고 다음 날 아침이면 늘 토스트랑 커피로 날 깨웠는데 요즘엔 뭐 아무것도 없어. 내가 억지로 깨워야 일어나지. 근데 생각해 보면 나도 예전엔 아침에 몰래 먼저 일어나서 세수하고 BB크림까지 살짝 바르고 누워있었다?"

"요즘은?" "물론 안 그러지." A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 시간이 지나더라도 서로 예의를 지키는 모습. 그게 진짜 어려운 거야. 굳이 섹스에서만이 아니더라도." "그래 남한테 뭐라고 할 것 없이 나부터 노력해야 돼."

"그렇지. 동양에서는 예의, 예절은 짐승과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했지. 그게 서양에서 말하는 매너, 에티켓이고."

 


그러자 A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내 말을 잘랐다. "그래. 서양에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잖아." "그런 말도 있어? 누가 한 말이야?"

"킹스맨 말씀." A의 말에 우리는 마주 보고 막걸리 잔을 부딪치며 깔깔대고 웃었다.

김얀이 전하는 말?
한국 나이 35세. 언제나 연애 중인 ‘연쇄 사랑마’.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가고 언니 믿으면 홍콩 간다. 여러분의 성진국 언니,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솔직한 글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학하는 언니 입니다. 그대들을 위해서라면 흑역사 공개도 두렵지 않은 언프리티 섹스타 김얀의 이야기는 elle.co.kr 에서 격주 수요일 찾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