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득 셰프가 새로 개업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름은 친밀. ‘친한 사람들끼리 맛있는 식사(Meal)를.’ 의미는 알겠는데, 퀴진은 뭐지? “저는 왜 퀴진을 굳이 나누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절 프렌치 셰프로만 봐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저는 일부러 프랑스 요리를 잘 안 해요. <쿡가대표> 출연 이후 여러 군데 다니면서 인터내셔널한 음식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일단 음식은 맛이 중요하지, 어떤 장르인지가 우선은 아니에요.” 그래서 친밀에서 인기 있는 요리도 아보카도를 이용하되 상큼한 맛을 한껏 살린 과카몰리 샐러드, 샤프란 리소토, 카수엘라 파스타 같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메뉴들이다. 디시 맨 아래에 놓을 채소들을 리드미컬하게 볶는 중.양념장과 끓이는 과정에서 속까지 익혀 맛이 배어들어 가게 한다.게다가 그가 소울 푸드로 꼽은 음식은 ‘타이 칠리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방이동에 김후남 셰프님이 운영하는 스타쉐프 바이 후남 아시죠? 그분이 제 사부예요. 제가 1999년인가 까마득한 후배일 때 어깨너머로 배운 거라 그냥 제 스타일의 레서피예요. 처음 먹어봤을 때 돼지고기 위에 이런 아시아풍의 소스를 얹는다는 것도 신선했죠. 갖가지 채소가 들어가고, 게다가 고수를 이렇게 먹으면 거부감이 없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사부로부터 영감을 받은 요리를 택한 이유는 당시의 맛있는 충격을 재현해 보고 싶어서다. 막상 요리를 시작하니 15분만에 ‘휘리릭’ 완성. 시간 제한을 준 것도 아닌데, 과정은 빠르고 심플하다. “쉽죠? 어렵게 할 필요 없어요. 요리는 재미있게 해야 돼요. 안 그럼 안 해.” 그는 요리를 어렵다, 복잡하다고 생각하면 안 하게 된다고 한다. 돼지고기는 불 향을 입히듯 그릴에서 겉면만 익혔다.칠리소스는 사부가 만든 것을 눈으로만 보고 오세득 식으로 재해석했다.거침없이 요리하는 중엔 그의 전매특허 아재 개그가 카메라 뒤에서 끊임없이 터진다. 그중 다섯 개는 웃기고 다섯 개는 안 웃긴데, 웃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는다. 방송에 얼굴이 ‘팔리면서’ 그가 사랑하는 제주도의 식재료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나 요리를 매개로 한 다양한 봉사활동 등이 그의 요리 철학을 가리지는 않을까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이렇다. “힘든 거 없는데요? 전 스트레스 없어요. 어차피 할 일이면 하면 되고, 종일 한 끼도 못 먹으면 세 끼 몰아서 맛있는 거 먹으면 되고. 안 그래요? 기자님은 뭐가 힘들어요? 직장? 나도 직장은 있어요. 뱃속에.”쌍화탕 한 병이면 요리 이름 맨 앞에 ‘한방’이 붙는다고.Chef Recipe 재료 돼지고기 삼겹살 600g, 양파 1개, 대파 1뿌리, 생강 한 톨, 표고버섯 4~5개, 팽이버섯 한 줌, 굴소스 약간양념장 간장, 맛술, 쌍화탕 칠리소스 양파·생강·마늘·파인애플 다진 것 2큰술씩, 두반장 1큰술, 케첩 2큰술, 오렌지 1개1 돼지고기를 오븐이나 프라이팬에 겉만 바삭하게 익힌다. 2 겉면만 익힌 돼지고기를 냄비에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후, 양파와 대파, 생강, 표고버섯 기둥을 넣고, 양념장과 함께 끓인다. 3 양념장은 간장, 맛술, 시판 쌍화탕을 이용해 쌍화탕 1병, 양조간장(쌍화탕 병으로) 2병, 맛술 1병의 비율로 만든다. 4 고기는 1시간 정도 푹 끓인다, 이때 불은 중약불로 해야 고기가 질겨지지 않는다. 불을 끈 후에 고기를 바로 건지지 말고 식힌다. 5 타이 칠리 소스는 양파, 생강, 마늘, 파인애플을 다져 같은 비율로 볶다가 두반장과 케첩을 1:2 비율로 섞은 후 오렌지 1개 분량의 즙을 넣어 물 반 컵과 함께 프라이팬에서 끓인다. 6 졸아들 때까지 끓이다가 전분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후, 마지막에 참기름을 한 번 두르고 불을 끈다. 불에서 내린 소스 위에 듬성듬성 다진 고수를 넣고 섞는다. 7 팽이버섯, 표고버섯, 양파, 부추 등 있는 채소들을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썬다. 8 기름에 빠르게 볶다가 굴소스를 넣고 재료들의 숨이 죽으면 불을 끈다. 9 그릇 가장 아래 채소 볶음을, 그 위에 보쌈고기 두께로 썰은 돼지고기를 올린 후 위에 타이 칠리 소스를 뿌린다. 10 한련화 잎이나 신선한 향의 허브들을 흩뿌리듯 올려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