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고 아무나 만나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외롭다고 여기 저기 ‘흘리고’ 다니는 건 금물! 우유니 킴이 풀어놓는 보통 여자들의 현실 연애 잔혹사 열일곱 번째 에피소드. ::연애, 사랑, 데이트, 소개팅, 썸, 섹스, 로맨스, 커플, 남친, 여친, love, romance, sex, 우유니 킴, 엘르, elle.co.kr::





EP17 외로워서 아무나 만나나요?

“나 이혼했어.” 선배(남, 39세)는 만나자마자 인사 대신 이렇게 얘기했다. 이혼 이유를 여기저기 설명하느라 지친듯했다. 선배는 “연애를 많이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신 20대만 만날 거야. 30대는 또 결혼해야 할 거 같고 부담스러워. 상대에게 못할 짓이고.” 20대도 결혼을 원할 수 있고 지금 선배가 “허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는 이어 직장 선후배들, 카페 알바생 등 끌리는 여자들을 얘기했다. 여자 열에 아홉은 마음에 들어 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어제는 후배(남, 29세)를 만났다. 단 한 번도 이성으로 느낀 적 없는 후배였다. 너무 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둘이 극장에 간 탓일까. 같이 영화를 보는데 들떴다. 소주를 마시면서는 후배에게 이상형과 전 연애에 관한 질문만 던지고 있었다. 오늘은 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 연락이 왔다. 나이도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 스타일도 아니었다. 평소 같으면 연락처를 주지도 않았을 거다. 클럽에서 놀면 됐지, 더 만나봤자 끝이 좋은 적 없어서다. 그런데도 이번엔 연락처를 줬고, “속은 괜찮아?”란 카톡에 곧장 답을 보냈다. “응.^^ 너는?”


얼마 전엔 소개팅 사이트 2개에 가입했다. 하나는 외국인과 유학파들이 가입하는 사이트였고, 하나는 사원증을 사진 찍어야만 가입이 되는 사이트였다. 나는 외롭다. 이렇게까지 하는 것만 봐도 참 외롭다. 생전 관심도 없던 후배가 이성으로 보이고, 부질없이 끝날 클럽남과의 만남을 기대한다. 소개팅 사이트에 결제 버튼도 누른다.


너무 더워서 그런 걸까. 혼자서도 꿋꿋이 잘 지내왔는데, 갑자기 외로움에 사무쳐 여기저기 흘리고, 건드리고 다닌다. 이 연애칼럼을 쓰면서 고심해보았다. 잘하는 짓인가? 잘하는 짓도, 못하는 짓도 아니다. 본인의 선택이다. 다만 이것들이 외로움을 해결해주지 못할 것을 안다. 1년 전에도,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그랬다. 외로워서 아무나 만나고, 외로워서 소개팅을 구걸하고, 외로워서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던 시절은 상처만 남았다. 그 상처는 가벼운 관계에 있던 남자들이 주기도 했고, 자책감이 주기도 했다. 그런데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니! 외로움이 그렇게 무섭다.


나는 고심 끝에 클럽남의 카톡을 차단했고, 후배에게 시선을 거뒀으며, 소개팅 사이트를 탈퇴했다. 일단은 혼자 잘 지내보려고.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혼자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회사에 다녀야 하고, 가족과 친구 행사에 참여해야 하고,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으면 나만의 시간은 급속히 줄어든다. 싱글이어서 누릴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은 특권이다. 즐겨야겠다. “인연이 천천히 오나 보다” 라면서.


LESSON

싱글은 외롭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답니다. 즐기세요. 게다가 주말의 영화관에 예매 없이 가도 1명 자리는 남아 있잖아요!


우유니 킴이 전하는 인사

30대 중반. 패션지의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연애 해볼 만큼 해봤습니다. 연애 칼럼을 늘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세상 다 아는 언니처럼 이래라저래라 하기에, 제 연애는 시궁창입니다. 저처럼 연애에 치이고 구른 한국 여성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제 몫. 저와 제 친구들의 현실적인 경험담이 당신에게 공감 혹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혹시 압니까? 남 일은 잘 보인다고, 당신의 연애에 해답을 얻을지. elle.co.kr에서 매주 수요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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