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있는 목소리, 장영남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배우 장영남은 멜로를, 시한부 인생을, 살인자를, 시장 아줌마를, 시골 여자를 꿈꾼다.::신스틸러,신스틸러페스티벌,배우,인터뷰,장영남,엘르,elle.co.kr:: | 신스틸러,신스틸러페스티벌,배우,인터뷰,장영남

존재감 있는 목소리, 장영남말랑말랑한 임팩트 사람들은 <해를 품은 달>의 신녀 아리가 임팩트 있었다지만 나는 <늑대 소년>을 참 좋아한다. 힘을 빼려고 한 작품인 데다 조성희 감독이라는 마법사를 만났으니까. 평소엔 사람 눈도 제대로 못 쳐다보던 소년 같은 사람이 의외로 신마다 본인이 의도하는 게 분명해서 나중에 찍어 놓은 장면들을 봤을 땐 ‘어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판타스틱하지만 또 현실과 교묘하게 맞닿아 있고, 우리가 어릴 적에 겪은 이야기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게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엄마 역할을 하기엔 너무 젊은데 역할에 대한 반감은 없다. 오히려 좋았지. 언젠가 내가 해야 할 역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처음엔 좀 속상했던 게 30대 후반 결혼을 앞둔 시기에 갑작스레 쉰 살이 넘는 엄마 캐릭터를 해야 했다. 신기하게도 연기를 하고 보니 또 부담이 싹 사라져 그 캐릭터의 상황만 보게 됐다. 결국 즐기게 됐다는 말이다. <국제시장>에서도 그렇고 박복하거나 슬프고 우울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그건 해내면 될 내 연기 인생이지만, 감독님들이 내 나이를 높게 보는 건 진짜 그래 보여서일까. 어때? 다양성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연극할 때부터 몸에 밴 게 바로 뭔가를 계속하는 거다. 예전에 선배들이 그랬다. 래미콘처럼 계속 돌아가지 않으면 굳는다고. 올해 작품 중에 <부활>은 이미 촬영이 끝났고, <공조>는 촬영 중,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곧 촬영에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한계가 금방 드러나지 않도록 다채로운 역할을 해내고 싶은 바람이 크다. 제대로 된 멜로도, 시한부 인생도, 살인자도, 시장 아줌마도, 시골 여자도 다 내가 꿈꾸는 역할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하게 하고 싶다. 진짜 같이. 내 인생의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기는 아이를 낳은 게 계기가 됐다. 자기만 바라봐 달라는 엄청난 대상이 나타나니까 자신에게 전혀 집중할 수 없었고,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연기 하나만 보고 살아온 인생에 대반전이 일어난 셈이다. 하지만 그 생명이 연기자이자 엄마인 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처음에는 자신을 의심하기도 하고 위축도 됐지만 오히려 새롭게 회복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