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 번, 꽉 한번! 안아주고 싶은 이 남자 김제동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김제동은 침묵하는 그 순간에도 따뜻하게 말을 거는 듯했다. 그래서 그의 진심을 꼭 한 번 안아보고 싶어졌다.::김제동,김제동화보,김제동의톡투유-걱정말아요!그대,톡투유,엘르,인터뷰,김제동인터뷰,엘르화보,elle, elle.co.kr::

‘Hi, Hello’ 레터링 자수가 놓인 셔츠는 Creative Folks. 니트 타이와 레더 브레이슬렛은 Massimo Dutti. 비즈 브레이슬렛은 Codiciar. 안경은 Givenchy by Safilo. 시계는 Hamilton.



사람과 사람의 연결 고리가 된다는 건 일일이 교대로 쫓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묻고 들어주는 에너지 내지는 정성이 필요하다. 김제동은 그 자신이 마이크가 되어 사람들의 이곳저곳을 고루 어루만져 준다. 알려졌다시피 그는 지방의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출발해 방송계에 입문했다. 특유의 재치 있는 말솜씨와 소신, 아마 그것이 사람들이 김제동이란 인물에 대해 감지하고 있는 전부일 것이다. 적어도 그가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톡투유>는 진행자도,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와 패널도 전면에 나서지 않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그는 적극적으로 마이크를 잡는 대신 거꾸로 그곳을 찾은 사람들의 손에 마이크를 쥐여준다. 그리하여 발언권을 얻은 이들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대본은 때로는 손수건 들고 눈물 훌쩍이게도, 때로는 거칠게 침 튀겨가면서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감정의 자연스러운 발화, 그것이 <톡투유>가 가진 재미인 동시에 오직 김제동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다. 벌써 1년째 그곳의 ‘지킴이’로서 자리한 김제동, 인터뷰를 요청한 지 6개월 만에(그리고 우리가 포기할 즈음에) 그가 <엘르>를 불렀다.




스포티한 칼라 디테일의 재킷과 화이트 셔츠는 Andy & Debb. 라운드 프레임의 안경은 Dior Homme by Safilo.



이참에 궁금한 것 다 물어볼게요 어떤 것도 괜찮습니다. 얘기해 보세요.


MC, 개그맨, 사회자 중 어떤 호칭으로 불리는 게 편한가요 굳이 표현하면 저는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재주밖에 없습니다. 해외에서 찾자면 스탠드업 코미디언 정도 될 것 같고, 조선시대로 치자면 이야기꾼 정도 되겠네요. 아니면 무당 같은 존재겠죠. 지금은 사회자가 제일 어울리겠네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관객이 자신을 콜로세움 형태로 감싼 무대가 이상적이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무대에 섰을 때, 무수히 많은 눈들이 두렵지 않나요 예전엔 떨리고 부담스러웠는데, 요즘엔 그런 감정들이 줄었습니다. 지금은 이야기를 들으니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마이크만 갖다 대면 되고요. 저는 늘 얘기합니다. 답할 능력도 없고, 가르칠 능력은 더 없다고요. 요사이 ‘멘토’란 말 유행이잖아요. 기본적으로 누구도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없어요. 일방적으로 듣는 사람으로선 무의식적으로 내가 저 사람보다 모자란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게 하거든요. 다만 의견을 나눌 순 있죠. 세상엔 누구도 더한 사람 없고, 모자란 사람 없습니다. 콜로세움 같은 무대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원형경기장의 중앙이 무대가 아니라 사실은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 자체가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톡투유>에서 자꾸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거군요 거기가 무대니까요. 그 사람들이 있어서 제 직업도 존재하는 거죠. 혼자 떠들 거면 마이크가 필요 없어요. 제가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자들은 전부 동네 이장님들이에요. 매일 아침 나 홀로 일어나 마이크를 켜고 고독한 가운데 사람들에게 방송하잖아요. 그때 이장님 얘기를 하는 게 아니거든요. “오늘 이쪽 집 일손이 달리고, 저쪽 집 송아지가 새끼를 낳았다.” 동네 사람들 얘기를 꺼내는 거죠. 저는 그게 사회자 역할이라고 봅니다.


<톡투유>는 다릅니다. 마이크의 중심이 사람들에게 향하죠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얘기는 재미있습니다. 제가 한번 이렇게 얘기한 적 있어요. “민주주의가 뭐 별거냐.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주는 게 민주주의다.” 권력도 마이크를 오래 잡은 사람에게 있는 거잖아요. 노래방만 가봐도 직위에 따라 노래 몇 곡 하느냐가 정해져요.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엑스트라의 차이도 대사 양에 있는 거고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된다는 건 결국 이 사람들이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죠.


앞서 멘토란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지만, 지금 김제동이란 사람이 은연중에 행사하는 리더십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보는데요 경계하는 부분입니다. “아차, 아차” 하고 늘 돌이켜 봐야겠죠. 혼자서는 늘 자괴감에 시달려요. 집에 가선 “네가 말한 것의 반만큼만 살아라. 이 자식아(웃음).” 이러면서요. 다행히 관객들과 해소하면 편해져요. 나도 죽겠다, 하면서요. 저는 그냥 관객들에게 다 줘요.


2009년부터 시작한 토크 콘서트 <노 브레이크>로 숱하게 쌓은 내공일까요? 먼저 자신의 속내를 열어 보여서인지 김제동 앞에선 다들 술술 이야기를 꺼내요 제가 정신과 상담을, 공부 겸해서 3년 정도 받았거든요.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 다음부턴 한 마을에서 쭉 살아온 사람들이 그냥 편하게 마을 사람들과 잔치하면서 앉아서 얘기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추억도 공유하면서 함께 자라는 거예요.


사실 여러 사람 안에서 나를 드러낸다는 게 쉽진 않죠 어떤 사람도 그 안에 들어가보면 나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여러 나들이 존재하거든요. 그런 다양한 나들을 마음껏 펼쳐 보여도 비난받는 환경이 없어야 하죠. “당신은 늘 옳다.” 제가 이 말 참 좋아해요. 근데 그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진짜?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는 지금 내 감정도 옳다고?’ 그렇게 반문했죠. 그런데 내 마음속에서 피어나고 있는 여러 감정 속에 한 발짝 들어가 보면 그 감정 자체는 옳다는 거예요. 이유가 있어서 올라왔을 테니까요. 신기한 게 <톡투유>에선 사람들이 자기끼리 얘기하면서 결론을 내리죠. 같은 얘기를 듣더라도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속에서 뭔가 일어나고 확장되거든요. 묘한 균형감각들이 다 작동하고요.


세세한 감정을 그때마다 느끼고 살기엔 너무 빠른 사회 아닌가요. 특히 슬픔을 애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져요. 죄책감도 들고요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누나가 쓴 책 중에 있는 얘기인데요. 아이를 유산한 분이 있는데, 주위에서 그랬대요. “기왕 너하고 인연이 아니었으니, 잊어라.” 늘 그런 얘기만 듣고 지내다가 어느 날인가 너무 힘이 들어 길가를 지나가다 마주친 아무 정신과에 들어갔대요. 거기 있는 의사 선생님 첫 마디가 “그 아이 이름이 뭐였어요?”였대요. 그 순간 엉엉 울면서 자기 안에 있던 모든 얘기를 다 꺼냈대요. 다 자꾸 잊으라는데, 사실 잊으란다고 마음대로 잊을 수 있는 문제인가요.




체크 패턴의 재킷과 차이나 칼라 셔츠는 모두 VanHart di Albazar.



저 같은 경우에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더 큰 위로를 받을 때가 있더라고요 원래 모르는 사람 앞에서 울고 싶은 거예요. 예전에 외할머니가 저 업고 그랬어요. 내 딸 남편 잡아먹은 아이라고요(김제동의 아버지는 김제동이 태어난 지 100일이 안 돼 돌아가셨다). 정말 내가 태어나서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까?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만약 내 친구가 이렇게 생각했다면 말도 안 된다 할 텐데, 자기 문제는 자기에게 화살을 돌리기가 제일 쉽거든요. 본인에게 합당하지 않아요. 내 범위를 벗어난 일이거든요.


실은 정신과에 가면 물어본답니다. “혹여 신규보험 가입할 때, 직장생활할 때 불리할 수 있는데 의료보험 처리하겠느냐?” 하고요 저는 앞으로 복지의 방향성이 이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고 봐요. 사람이 몸이 아픈 것, 마음이 아픈 것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어요. 신경성 소화불량이라고 하면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를 다 처방하거든요. 지금 우리 사회엔 여러 가지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세월호 이야기로 돌아가도 정당한 슬픔을 회피한 대가를 치러야 하거든요. 3일장이 왜 있는 건데요. 마음껏 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건 괜히 그러는 게 아니에요. 울어야 살아요.


SNS는 얼마나 사용하나요 인스타그램은 할 줄 몰라서 안 하고요. 트위터도 누가 만들어준 거로 좀 하다가 지금은 멈췄습니다. 페이스북은 간간이 친구들과 합니다. 팬 페이지도 있어요. 거기에 연예인, 공인 뭐 그렇게 분류돼 있길래 반려동물로 바꿨어요(웃음). 말없이 듣고, 가끔 짖고 하는 게 제 역할이니까. 반려동물이 무조건 주인 뜻만 따르는 게 아니고, 독립적이면서 인간보다 더 큰 위로를 주는 경우도 많잖아요. 사실 인간이 반려동물처럼 사는 거고요. 자기에게 제일 좋은 반려동물이 돼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업의 중심에 있는 이로서 요즘 방송의 위상은 어디쯤에 있다고 보나요 중심은 아니고, 변방 중에서도 변방에 있죠(웃음). 그래서 조금 더 자유롭고요. 신영복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만 청산하면 변방이 다양한 얼굴에 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서 굉장히 창조적인 공간’이거든요. 미디어 시장의 격변, 그 산업의 미래 같은 건 전문가에게 한번 여쭤봐 주시고요. 다만 기존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예전에 있던 권력의 중심부로 진출하고 있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민주주의화되는 측면이 있는 거죠. 변방의 사람들이 중심부가 되면서 또 다른 변방이 생겨날 거고, 그러면서 계속 중심이 교체돼 나가는 거겠죠. 그런 변방의 반란이 중심부가 되겠다는 욕정으로 인한 것들이 아니고 그런 변방들이 재미있다는 걸 서로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한 것 같아요. 유의미한 변화죠.


혹시 신체 중 어떤 곳의 힘을 믿나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있을 때, 느껴지는 적당한 무게가 있어요. 토크 콘서트 할 때 사람들의 박수나 웃음소리가 훅하고 치고 들어올 때도 있죠. 엄청 피곤한데도, 그 순간만큼은 신내림을 받고 작두 타는 무당이 된 기분이랄까요? 예전에 제가 산에 등산하러 갔다가 할머니 한 분이 고무신 신고 올라가는 걸 봤어요. 그래서 제가 “할머니, 어디 가세요?” 하고 물으니 “우리 손자 시험 쳐요. 절에 불공 드리러 가요.” 그러시더라고요. 저는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하는 희생과 좀 다른 행위를 ‘품위’라고 생각해요. 그 할머니의 모습 같은 걸 볼 때 온몸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몸의 부위를 물으셨는데, 사랑하는 사람 안고 있으면 맞닿는 피부에서 저릿저릿하게 기분 좋은 소름이 돋잖아요. 그러니까 ‘살갗’이라고 할게요.


지난해엔 개인 재산으로 청년 자립을 돕는 사단법인 ‘김제동과 어깨동무’를 설립했습니다 저는 그냥 얼굴만 걸어놓은 거라고 생각해요. 걔들이 다 해요. 일단 저는 기본으로 5000만원을 냈고요. 그 다음엔 청년들이 총회해서 기부받고요. 언젠가 제 토크 콘서트에 엄마와 딸 둘이 왔는데, 딸이 그러더라고요. 티켓을 넉 장이나 사기엔 좀 부담스러워서 그 전날 가족끼리 모여 제비 뽑기를 해서 엄마와 자신이 당첨됐다고요. 그 말을 들으면 웃기기도 하지만,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엄청난 마음이 동시에 느껴졌거든요. 돕는다는 건 내걸 가지고 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건 원래 내 소유가 아니었어요. 일정 부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예정인가요 소방 공무원들, 경찰 공무원들, 군대에서 사고 나서 다친 청년들, 우리를 돕는 사람들을 돕자 해서 1차적으로 이들에게 받은 도움을 갚고 있죠. 누군가가 도움을 주는 대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 사실 이런 구도는 위험하고요. 동정의 원래 의미는 ‘함께 우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서로 필요한 걸 나누려고 시작한 일이에요. 오래전부터 대안학교 설립에도 뜻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를 위한 초석처럼 느껴집니다만 일종의 청년 대안학교죠. 대학생들만 청년이 아니잖아요.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청년들을 주체로 대하질 않아요. 자꾸 가르쳐야 할 대상, 훈계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거죠. 그래서 ‘김제동과 어깨동무’는 앞으로 통일 운동도 같이 할 거예요. 이미 잠재 성장률은 우리가 넘어설 수 있는 최저치를 기록했거든요. 북한과 통일하는 건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이기도 해요. 이제 통일 얘기 꺼낼 정도로 우리 마음도 넓어진 것 같고요. 부부 싸움하고 난 뒤에 택시 잡아타고 대동강 근처 가서 맥주 한 잔씩 마시고 올 수 있는 그런 나라 정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웃음). 지금 이 세대는 세대의 과제가 없어서 전체적인 활력이 같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거든요. 만일 이 세대가 통일 세대라고 이름 지어진다면 또는 그 일을 향해 나아간다면 민족 역사상 가장 큰 일을 이뤄낸 세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얘기들을 청년들과 같이 해 보고 싶은 거죠.




옐로 피케 칼라가 돋보이는 화이트 수트 재킷과 셔츠는 Andy & Debb. 그레이 팬츠는 COS. 모자 패턴의 양말은 Massimo Dutti. 안경은 Dior Homme by Safilo.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올해로 43세입니다. 2050년이면 77세가 됩니다. 미국 통계청이 공개한 보고서에 의하면 그 시기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35.9%로 세계 2위가 될 거라 해요. 혹시 청년층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 이유가 그때 가서 좀 잘 살펴달란 의미가 담긴 것 아닌가요(웃음)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어느 단체든 막내한테 잘 보여야 앞날이 밝아요. 자꾸 막내를 괴롭히면 일단 침 들어간 커피를 마실 확률이 높고요. <노 브레이크>의 전체 스태프 80명 중에 막내 혜연이가 스무 살이에요. 토크 콘서트 하다가 앞날이 깜깜하다 그러면 얘가 조명을 꺼버려요. ‘롱 핀’ 담당이거든요(웃음). 우리는 점점 늙어가고, 얘들은 점점 강성해집니다. 재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로 교복 입고 다니는 아이들 보면 제가 불러서 먹을 걸 사줘요. 그리고 말해줍니다. “나중에 아저씨가 늙고 병들고 혼자 있을 가능성이 큰데, 그때 반드시 와. 지금 투자하는 거야.”


혹시 보험은 두둑이 드셨나요 저는 이게 보험이에요. 제가 무료 강연한다고 하면 자꾸 돈 있는 기업체에서 무료로 시키려고 하는데, 반드시 돈 주고 시키라고 써주세요. 자꾸 이렇게 무료로 시키면 곤란해요.


오는 5월엔 8000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 몰려온다고 해요. 스타를 비롯해 K팝, K뷰티와 같은 한류의 인기가 특히 중국에서 거셉니다. 가까이에서 한류 스타를 지켜볼 텐데,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보나요 지금 중국을 떠올리면 이야기가 거창해질 수밖에 없어요. 연예계 문제뿐 아니라 국제 정세를 생각지 않을 수 없거든요. 교역량만 봐도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압도적이죠. 그래서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민족의 미래가 결정될 거예요. 적어도 중국과 대등하게 교역하고 우리 문화 수준을 유지하려면 통일이 급선무죠.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대륙과 국경을 맞대고 있게 되면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될 수도 있고요. 사실 이런 것들이 우리 사는 것과 무슨 연관이냐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우리 사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죠. 우리의 기술력과 자본력이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합쳐져 청년들이 살아갈 시대가 더 나아질 수 있으니까요. 사실 저출산 문제도 남남북녀가 합쳐지면 해결될 수 있어요(웃음).


저출산 문제에 일조하고 있는데, 아이를 낳고 싶단 생각은 안 드나요 무릎 꿇고 사죄해야죠. 저 출산 문제는 저 혼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싱글의 삶이든 ‘더블’의 삶이든 자기를 잘 챙겨야 한다고 믿어요. 혹시 ‘건강한 홀로 살기’ 비법이 있다면요 ‘건강한’은 떼주세요. 홀로 살기만 있어요. 저는 김국진 형과 스크린 골프 치면서 지내요. 국진이 형은 적어도 저한텐 예수나 부처 같은 사람이죠. 그리고 (유) 재석이형, (이) 적이와 1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 수다 떨어요. 재석이 형과는 서로 못생겼다고 놀리는 재미가 있으니까. 이 사람들과 있는 게 제일 좋아요. 그 외엔 낡은 표현 같지만 나하고 잘 만나는 일? 마음이 괴롭다는 건 나와 관계 설정을 잘 못한 거라고 나한테 뭐라 하는 거잖아요. 이 둘 관계를 잘 돌볼 수 있으면 어떻게든 잘살 수 있어요.


자신에게 혹독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나는 행복하면 안 돼.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어. 지금도 그런 생각은 좀 남아 있고요. 비로소 나에게 행복할 권리를 준 건 불과 2년 정도밖에 안 된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 굉장히 학대하는 스타일이에요. 자존감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손으로 머리 위치쯤 가리키며) 여기, 설정해 놓은 이상적인 내가 너무 크니까요. <톡투유>가 저에게 각별한 건 누가 와서 우리는 모두 행복할 수 있다고 얘기해 주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걸 느끼게 되는 공간이라서 그래요. 아까 정신과 가면 기록이 남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잖아요. 그걸 해소하는 방법은 모두 정신과에 가는 거죠. 그 기록이 불이익을 줄 수 없게 만드는 거예요. 힘든 사람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취업하는 데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되는 거잖아요. 우리가 다 같이 인식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야구 팀에도 전문적으로 선수들의 심리를 상담해 주는 분들이 있거든요.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너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으니, 야구 선수 할 자격이 없다” 그렇게 얘기는 안 하잖아요. 정신과를 가지 않는 게 용기 없는 행동은 아니지만, 정신과를 간 건 용기 있는 행동이거든요. 위기를 감지하고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건 역설적으로 굉장한 건강성이에요.


<태양의 후예>를 보니 군인들도 시트 마스크 팩을 바르고 꽃단장하던데, 피부 관리엔 일말의 뜻도 없으신가요 보면 알죠? 관리 안 받는 피부잖아요. 가끔 얼굴이 땅길 때만 뭘 좀 발라요.


평소 셔츠에 면바지를 자주 입는데요. 어느 순간 유니폼처럼 지금의 스타일로 세팅된 것처럼 보였어요 근래 관심이 좀 생겼죠. 프랑스에 가서 프랑스 학생들 앞에서 강연할 일이 있었어요. (의아한 표정으로 보자) 저 영어 잘해요. 같이 간 제 친구,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그러더라고요. “제동아, 한국 학생들 자존심 좀 생각해라.” 그 이후로 무대에 갈 땐 옷을 챙겨 입죠. 많이 나아진 거예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루이 비통이나 구찌와 같은 하이패션 브랜드의 수장 역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어요. 또 최근엔 패션위크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쇼와 쇼에서 선보인 제품 구입 시점의 간극이 너무 길다고 여기는 분위기 때문에 패션위크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고요 금은 가치 있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가치가 있어요. 돈도 마찬가지고요. 어느 날, 만원 지폐가 더는 가치 없다고 우리끼리 합의하면 끝나는 거예요. 그런 게 화폐 개혁이죠. 패션도 개혁 중이 아닐까요? 명품도 어떤 디자이너의 작품이란 어떤 합의로 움직이다가 그 합의에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기 시작하면서 개념들이 재편되는 거겠죠? 패션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의 역사도 늘 그런 변화와 격동기가 있었겠죠.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개별성이나 독창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고요.


그나저나 내일 투표하러 가실 건가요 벌써 며칠 전에 심심해서 걷다가 사전투표하고 왔어요.



김제동은 침묵하는 그 순간에도 따뜻하게 말을 거는 듯했다. 그래서 그의 진심을 꼭 한 번 안아보고 싶어졌다.::김제동,김제동화보,김제동의톡투유-걱정말아요!그대,톡투유,엘르,인터뷰,김제동인터뷰,엘르화보,elle, el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