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꽃들로 가득한 런웨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이번 시즌 런웨이를 만개한 꽃들로 가득하게 만든 디자이너들이 선사한 플라워 드레싱의 두 가지 룰은 바로 프린트로 찍어내거나 혹은 근사한 아트 피스로 형상화하거나!::화려한, 근사한, 싱그러운, 심플한, 집, 파티, 행사, 모임, 봄, 여름, 일상, 데이트, ERDEM, MARNI, 프라다, 패션, 스커트, 원피스, 미니드레스, 엘르, 엘르걸, 엣진, elle.co.kr:: | ::화려한,근사한,싱그러운,심플한,집

올봄 캣워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움으로 가득하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한때를 그리워한 디자이너들은 이번 시즌 정원사로 분해 근사한 가드닝 솜씨를 뽐낸 것. 탐스러운 수국, 청초한 아네모네, 소박한 데이지 등 활짝 만개한 꽃들이 옷 위에 정교하게 프린트되었으며, 싱그러운 풀잎들은 머리 위에 안착해 쿠튀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한 아트피스가 되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디자이너들이 단순히 평면적인 프린트에 만족하지 않고 고도의 테크닉으로 입체적이면서 구조적인 조형물로 플라워를 구현해냈다는 사실! 꽃문양은 봄이면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지만, 패션은 물론 전세계적 이슈인 ‘에코 트렌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이제 환경을 염두에 두지 않은 패션은 환영받기 힘들다. 그 일환으로 발렌시아가의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채소를 염색해 형광빛이 도는 청명한 그린빛 팬츠를 만들었으며, 이브 생 로랑은 유럽 원산의 협죽도과 식물인 페리윙클의 색채로 아쿠아 블루 셔츠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또한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과장되기는 했지만 ‘Act Fast, Slow Down, Stop Climate Change’가 적힌 에코 슬로건을 에이프릴 스커트와 스트라이프 셔츠, 티셔츠 등 곳곳에 프린트하여 환경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어쨌든 불황의 깊은 터널 속에서 우울하고 거칠었던 패션 월드에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로 물들인 가드닝(Gardening) 트렌드는 기분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 플라워 패턴과 플라워 데코레이션이 있다. flower print늘 이맘 때면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플라워 프린트는 이번 시즌에도 디자이너들의 프린트 웨이를 가득 채웠다. 귓볼을 간지럽히는 봄바람처럼 나긋나긋하게 혹은 인상파 시대가 연상될 만큼 강렬한 색채로 우울한 불황의 늪을 뚫고 한줄기 빛처럼 컬렉션을 반짝반짝 빛나게 한 것. 까샤렐 하우스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플라워 프린트다. 잔잔한 리버티부터 풍성하고 입체적인 플라워 프린트까지, 꽃은 까샤렐 하우스가 사랑하는 시그너처 아이템. 클레멘츠 리베이로와 엘리 키시모토의 뒤를 이어 하우스를 책임지는 세드릭 샤를리에의 손에서도 이번 시즌 까샤렐 컬렉션은 활짝 만개했다. 대신 걸리시한 감성에서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이 연상되는 추상적인 터치나 선명한 색감의 동양적인 무드로 완벽하게 턴오버했다. 그 결과 사랑스러운 까샤렐 소녀들은 몰라보게 성숙했으며, 미니멀한 룩을 즐기는 정숙한 아가씨가 되었다. 플라워 프린트가 트레이드 마크가 된 어덤 모랄리오글루의 어덤 컬렉션 역시 눈부신 꽃의 축제였다. 날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그가 옷에서 풀어낸 꽃들은 지난 여름 찾은 교토와 미야지마 섬과 기모노를 입은 20년대의 일본 여성들 이미지로부터 영감받은 것이다. 바이올렛과 옐로 팬지들이 소박하게 피어난 일본식 정원은 회화적인 붓터치로, 정교한 실사 프린트로, 섬세한 레이스 문양 등 자유자재의 테크닉으로 버무려졌다. 또한 마르니의 콘수엘로 카스틸리오니는 눈부실 만큼 현란한 컬러의 꽃들을 재킷이나 팬츠의 프린트로 사용했으며, 수묵화처럼 번진 꽃들은 하늘하늘한 실크 블라우스에 그려지기도 했다. flower decoration단순한 꽃문양에 싫증난 디자이너들이 생각해낸 것은 바로 플라워 아트피스! 디자이너들은 패브릭 위에 플로럴 프린트를 찍어내는 대신 정교한 플리츠 조각들을 겹겹이 모아 꽃 모양으로 형상화하거나 유연한 가죽을 커팅해 꽃잎을 표현하는 등 고난이도의 테크니션으로 플라워 트렌드에 동참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단연 발렌티노가 있다. 마리오 그라지아 치우리와 피에르 파올로 피콜리 듀오 디자이너가 완성한 플라워 런웨이는 부서질 것처럼 섬세했으며, 달콤한 로맨티시즘으로 가득했다. 누드 베이지, 라벤더, 레몬, 그레이 등 톤 다운된 컬러들의 시어한 오간자 소재들은 이 듀오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접고 말고 겹치는 등 다양한 스킬을 통해 흐드러지게 핀 장미가 되거나 물결치는 셔링으로 꽃잎이 되기도 했으며, 가죽을 정교하게 커팅해 장미 덩쿨을 만들기도 했다. 여기에 필립 트레이시가 디자인한 플라워 레이스 슈즈는 이번 발렌티노 컬렉션의 화룡점정. 빅터 앤 롤프와 지암바티스타 발리가 표현한 꽃은 꽤 은유적이다. 빅터 앤 롤프는 수천 개의 베일 조각을 일일이 손으로 덧대어 애드벌룬처럼 풍성한 꽃다발 드레스를 표현했으며, 지암바티스타 발리 역시 퓨어한 화이트 시폰 소재를 둥그렇게 자른뒤 겹치고 겹쳐 꽃 코르사주 장식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아퀼라노 에 리몬디는 골드와 실버같은 반짝이는 PVC 소재로 앙증맞은 데이지꽃을 만들어 짧은 미니 드레스 위에 촘촘히 수놓았으며, 로베트토 까발리는 스웨이드 조각을 꽃모양으로 오린 뒤 붙인 독특한 디테일의 재킷을 선보이기도 했다. 런던을 굳건히 지키는 크리스토퍼 케인은 꽃 문양으로도 정제되고 클린한 컬렉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벅지 부분의 깊게 파인 슬릿이 인상적인 스커트와 드레스를 대거 선보인 케인은 파우더 핑크, 슈가 블루, 피치 등 달콤한 파스텔 컬러 위에 화이트 엠브로이더리 장식의 장미꽃으로 로맨틱 무드를 더한 것. 플라워 디테일을 형상화하는 대신 아예 직접적인 꽃 장식을 만든 디자이너도 있다. 바로 지방시와 로샤. 지방시의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시폰 토가 드레스의 어깨 위엔 수국 장식의 꽃다발이 얹혀져있었으며, 로샤 역시 옐로와 오렌지 등 비비드 컬러의 수국 코르사주를 벨트에 장식해 소녀적인 감성을 더하기도 했다. 사실 아무리 유행이라곤 하지만 꽃문양을 무턱대고 입다가는 낭패보기 쉽상이다. 그렇다면 플라워 문양을 가장 효과적으로 스타일링하기 위한 노하우는? 바로 적절한 믹스매치 룰을 따를 것. 블랙 라이더 재킷에 목이 늘어난 셔츠를 입고 빈티지 플라워 셔츠를 매치한 한나 맥기본처럼 쿨하게 연출하거나 타이트한 플라워 드레스에 스터드가 박힌 부츠를 신은 피치스 겔도프의 시크한 런더너 룩킹, 그리고 장난기 가득한 하우스 오브 홀란드의 장미 프린트 톱에 더티 진을 입은 아기네스 딘의 펑키한 스타일 등 적절한 아이템의 믹스 매치를 통해 다양한 플라워 드레싱을 시도할 수 있다. 물론 플라워 프린트 본연의 자세인 로맨틱 무드를 맘껏 누리기 위해선 이번 시즌 키 아이템인 시어한 시폰 드레스나 나풀거리는 스커트만으로도 충분하다. 어쨌든 디자이너들 옷 위에서 펼쳐진 꽃들의 향연은 바야흐로 따뜻한 봄날이 왔다는 반가운 사인임엔 분명하다.*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3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