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트 하우스, 이보다 훌륭한 시안은 없다!
1900년대 초의 직물 공장이 꽤 괜찮은 로프트로 변신했다. 그 안에 게스트하우스, 쇼룸, 작업실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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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디자인의 가구들로 채워진 거실. 천장에 매달린 난로는 Focus. 브라운 가죽 커버링의 4인용 소파는 Ditre Italia. 테이블 아래 깔린 대형 가죽 러그는 안소니가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고가의 빈티지 제품. 소파 앞에 배치된 구조적인 모양의 커피 테이블은 Sculptures Jeux. 안뜰 중앙에는 70년대의 빈티지 스키 리프트 곤돌라를 설치했다.
최대 24명까지 앉을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은 안소니가 직접 디자인하고 설계한 제품. 선반 위에 세팅된 유리 소품과 너도밤나무 소재의 펜던트 조명은 60년대 빈티지 제품. 주문 제작한 아일랜드 식탁에 배치한 스툴은 Ikea.
건축가 필립 도마스와 아트 디렉터 안소니 콩트. 둘은 350m2의 직물 공장을 스타일리시한 집으로 개조했다.
인덕션이 설치된 바와 다이닝 테이블을 한 공간에 놓아 다이닝 룸을 완성했다. 벽에 걸린 예술 작품과 조명 모두 판매하는 제품이다.
문을 열고 나가면 빈티지한 스키 리프트가 매달린 뜰이 나타난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해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프랑스 보르도의 17세기 성에서 공수해 온 나선형 계단은 1층과 2층을 연결한다. 단단한 철문을 밀면 드레스 룸이 있고, 그 왼쪽은 스터디 룸이다. 책 선반의 위치를 높이 배치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벽면의 빨간 등 램프와 책상, 의자는 모두 체코 여행 중에 찾아낸 빈티지 제품.
목재 선반을 활용해 만든 독특한 구조의 조형물은 체코에서 가져온 빈티지 제품. 그린 컬러의 글라스 타일은 Bati Orient. 욕조는 Hatria.
내부와는 완전히 분리된 미니어처 로프트. 별도의 출입문을 만들어 일정 기간 머무르는 게스트들을 위한 공간이다.
청명한 코발트 블루와 블랙, 화이트 컬러가 감각적으로 버무려진 게스트 룸. 자연스럽게 날염된 침실용 베개는 Baralinge. 벨벳 쿠션은 Habitat.
“가장 좋아하는 컬러는 코발트예요. 공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거든요. 반복되는 일상에 필요한 위트랄까.” 남자 둘이 사는 집에 대한 호기심이 일려는 찰나,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안소니 콩트(Anthony Comte)가 기다렸다는 듯 코발트 컬러 예찬론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리옹(Lyon), 그 중심부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얼핏 보면 적재창고 같은 낡은 공장이 있다. 허름한 외관에 금방이라도 쇳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모양새지만, 무거운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내 생각이 달라졌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쌓은 듯 가지런히 올라선 벽돌 벽,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거칠고 낡은 철문. 무엇보다 오렌지, 블루 같은 원색적인 터치는 안소니가 집 전체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란 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같은 공간에 놓였지만 어색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던한 아트 피스들과 빈티지한 소품까지, 곳곳에 건축과 아트 디렉팅을 담당한 디자이너 듀오의 감각이 철철 흐른다. 천장은 높고, 탁 트인 구조지만 아늑하고 따뜻하기까지 한 것은 벽돌 덕분이다. “지금은 로프트형 하우스에 여러 기능을 겸하고 있지만 원래는 350m2 사이즈의 직물 공장이었어요. 리옹에는 옛날부터 유명한 직물 공장이 많았어요. 팩토리의 구조는 살리되 안락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벽돌을 활용했어요.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기까지 공사 기간만 꼬박 9개월이 걸렸죠.” 이번엔 건축가 필립 도마스(Philippe Domas)가 대답했다. 첫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안소니 콩트와 필립 도마스의 선택이 왜 리옹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이 도시가 가진 느낌이 좋았어요. 소도시지만 인구가 많아서 취향이나 스타일이 다양하죠. 흥미로운 점은 어지러울 수 있는 요소들이 따로 놀지 않고 한데 혼합돼 있어 도시만의 특성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에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주거지의 형태를 갖출 수 있었고요.” 안소니의 말에 필립이 덧붙였다. “이곳은 우리에게 하우스이자 작업실이고 쇼룸이자, 게스트하우스예요. 나아가 스토어의 개념이기도 하죠. 여러 가지가 버무려진 게 어딘지 모르게 닮았어요, 리옹과.”
필립은 건물의 히스토리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 가능하면 부지가 가지고 있는 원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강철 기둥과 철문, 철제 프레임 등 기본 골격은 건드리지 않고, 유리 천장과 메탈 창틀을 복원하는 데 집중했죠. 결론적으로 대단히 만족스러워요. 빛이 환상적으로 잘 들어오거든요!” 빛에 대한 필립의 특별한(?) 애착 덕분에 거실과 주방에서는 천장으로부터 쏟아지는 풍부한 자연광의 호사를 만끽할 수 있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안뜰을 향해 완전히 오픈돼 있는 구조로, 모든 공간의 동선에 막힘이 없다. “유랑 중인 게스트들이 서로의 여정을 공유하게끔 하고 싶었어요. 2층이 개인적인 공간이라면 1층은 함께하는 공간이에요. 일정 기간 머무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 교실이나 각종 이벤트를 열기도 해요. 파티가 있는 날이면 키친 한 모퉁이에 DJ 부스를 만들기도 하는 걸요!” 뜰 중앙에 매달린 블루 컬러의 빈티지 스키 리프트는 깊은 숲 속 외딴 산장에 머무는 것 같은 운치가 있다. 거실은 천장을 통해, 주방은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부한 자연광이 자칫 어두워 보일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한층 화사하게 밝혔다. 광택이 도는 미끈한 콘크리트 바닥과 붉은색의 낡은 벽돌 벽이 주는 상반된 효과 덕분인지 묘하게 올드 타운 분위기가 감도는 것 같다. 나선형 철제 계단을 통해 연결된 2층에는 두 개의 침실과 욕실이 있고, 3층에는 출입문이 별도로 마련된 35평형 미니어처 로프트 세 곳이 독채로 마련돼 있어 게스트들이 사적으로 쓸 수 있다. 빈티지 조명을 유심히 살펴보던 중 베딩 커버부터 그릇, 빈티지 가구들까지 이 집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을 판매한다는 안소니의 이야기에 솔깃했다. “물론 힘들게 공수하거나 특별히 아끼는 제품은 간직하고 싶죠. 하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가 진짜 현실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니 정말 신나더라고요. 매번 다른 모습으로 공간이 채워지는 변화는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그래도 저 코발트색 곤돌라만큼은 진짜 가격을 묻지 말아줬으면 좋겠네요!”
Credit
- writer Trish Lorenz
- production Tina Hom
- photographer Jean-Marc Wulleschleger
- DIGITAL DESIGNER 오주희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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